성령강림 후 아홉번째 주일 / 7월 네번째 주일
룻과 욥, 고난을 통과한 의인들

욥기 42:1-6, 10-11
정해빈 목사

 

 

 


1. 오늘 마지막으로 욥기에 대한 설교를 하려고 합니다. 오늘까지 6-7번에 걸쳐서 욥기를  설교했습니다. 계속 욥기만 설교하니까 좀 지겹다고 생각한 분들이 계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욥기를 길게 설교한 이유는 그만큼 욥기의 내용이 우리들의 신앙생활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신학자는 성경 66권 중에서 가장 내용이 어려우면서도 가장 수준 높은 신학 책이 한권 있는데 그 책이 바로 욥기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성경 66권에는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있습니다. 역사, 전기, 시, 예언, 편지, 설교 등의 책들이 있는데, 하나님/창조/자연/인간/죄/고난/선과 악과 같은 신학적인 문제를 깊이 다룬 책은 욥기가 유일합니다. 물론 요한복음이나 로마서 같은 책도 깊은 내용을 다루었지만 신학적인 무거운 주제들을 깊이 다룬 대표적인 책은 욥기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욥기는 우리들로 하여금 하나님과 세계와 자연과 인간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도록 안내해 줍니다. 욥기는 우리들에게 왜 의인에게 고난이 있는지, 우리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야 하는 지를 잘 가르쳐 줍니다. 욥기를 제대로 이해하면 이 세상을 바르게 보는 눈을 갖게 되고 잘못된 신앙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구약 학자들 중에는 구약 39권 중에서 룻기/요나서/욥기에 관심을 갖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만약 이 3권이 없었더라면 구약 성경은 유대인들의 우월성/폐쇄성을 강조하고 자기 민족만 사랑하는 좁은 하나님을 설명하는 수준 낮은 책이 될 뻔 했다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룻기/요나서/욥기가 있기 때문에 기독교 신앙이 유대인들의 우월성/폐쇄성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고 자기 민족만 사랑하는 하나님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넓으신 하나님을 믿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왜 이 3권의 책이 우리들의 신앙을 넓혀 주었는지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책은 룻기입니다. 모압 여인 룻이 남편을 잃은 후에 시어머니 나오미를 따라 이스라엘 땅에 와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다가 나오미의 친척 보아스를 만나 결혼한 이야기를 기록했습니다. 착한 며느리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착한 며느리가 유대 사람이 아니라 이방 사람입니다. 여기에 룻기의 놀라움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멸시하는 모압 여자 룻이 나중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존경한다는 다윗의 증조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에 시집온 외국 며느리 집안에서 한국 대통령이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룻기는 자기 민족만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유대인들의 사고방식에 경종을 울립니다. 룻이 보아스와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다윗이 태어날 수 있었겠느냐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왔을 때 제일 먼저 한 것이 소위 민족의 순수성을 유지한다는 명분하에서 유대 남자와 결혼한 이방 여인들을 내쫓는 것이었습니다. 신명기에 보면 암몬 사람과 모압 사람을 이스라엘 백성으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말씀이 나오는데 에스라/느헤미야는 이 신명기 말씀을 따라서 이스라엘 땅에 사는 이방 사람들을 이스라엘 백성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나라가 망한 것은 우리들이 이방 사람들과 섞여 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나라이든지 나라 형편이 어려우면 외국 사람들을 배척하는 배타주의/국수주의/민족주의 운동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외국에서 온 이민자/유학생/난민에게 책임을 돌립니다. 룻기는 이러한 배타주의/국수주의/민족주의 운동에 경종을 울립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사람만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룻과 같은 다른 나라 사람들도 사랑하신다는 사실, 다른 나라 사람들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룻기는 잘 보여줍니다.

우리의 신앙을 넓혀주는 두 번째 책은 요나서입니다. 요나는 니느웨 사람들에게 회개의 메시지를 전하라는 하나님의 부름을 거부하고 반대 방향인 스페인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탑니다. 배가 큰 풍랑을 만났을 때 뱃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신들에게 부르짖고 기도를 합니다. 하지만 요나는 배 밑창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풍랑의 원인이 요나 때문이라는 것을 안 뱃사람들은 요나를 희생 제물로 바치고 하나님을 섬기기로 약속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을 섬긴 사람들은 선지자 요나가 아니라 이방 사람 뱃사람들이었습니다. 요나가 니느웨 사람들에게 회개를 선포하자 니느웨 사람들은 그 말에 응답하였고 하나님께서는 니느웨를 살려두셨습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불평하는 요나를 향해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하룻밤 사이에 자라났다가 하룻밤 사이에 죽어가는 이 식물을 네가 그처럼 아까와 하는데 하물며 좌우를 가릴 줄 모르는 사람들이 십이만 명도 더 되고 짐승들도 수없이 많은 이 큰 성읍 니느웨를 어찌 내가 아끼지 않겠느냐?” 원래 선지자는 하나님 말씀에 무조건 순종해야 하는데 요나는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놀랍게도 하나님 말씀을 그대로 순종한 사람들은 요나가 아니라 이방 사람들, 뱃사람들과 니느웨 사람들이었습니다. 원래 니느웨는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시리아의 수도였기 때문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니느웨 사람들을 증오하였습니다. 요나서는 놀랍게도 이스라엘 사람들이 증오하는 니느웨 사람들도 회개만 하면 하나님께서 그들을 여전히 사랑하신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2. 우리의 신앙을 넓혀주는 세 번째 책은 욥기입니다. 욥기 1장 1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우스라는 곳에 욥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흠이 없고 정직하였으며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욥은 우스 사람이었습니다. 예레미야 25장을 보면 우스가 에돔 땅으로 나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기들이 가장 경건하다고 생각하는데, 놀랍게도 이 세상에서 가장 경건한 욥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라 에돔 사람이었습니다. 시어머니를 섬기고 하나님을 잘 믿은 착한 며느리 모압 사람 룻, 하나님께 회개한 착한 앗시리아 사람들, 그리고 가장 경건하고 부유한 에돔 사람 욥, 이렇게 룻기/요나서/욥기는 자기들이 제일 착하고 경건하다고 생각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도전합니다. 욥기는 또한 하나님께 순종하면 복 받고 불순종하면 벌 받는다는 신명기의 가르침에 도전합니다. 신명기에 의하면 하나님을 잘 섬기는 사람은 복을 받고 잘 섬기지 않는 사람은 벌을 받습니다. 욥의 세 친구들은 신명기의 가르침에 의거해서 욥이 고난받은 것은 하나님을 잘 섬기지 않고 죄를 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욥기는 이러한 주장이 틀렸다고 말합니다. 착한 사람이 고난받은 것은 그 사람의 죄가 많아서도 아니고 하나님이 악해서도 아니고 사나운 인간과 사나운 자연이 있는 거친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욥기는 말합니다. 욥기에서 가장 유명한 말씀 중 하나가 욥기서 8장 7절 말씀입니다. “처음에는 보잘 것 없겠지만 나중에는 크게 될 것이다.” 개역 성경은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창대하리라.” 가게나 식당 같은 데 보면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말씀은 욥이 한 말이 아니라 욥의 친구 빌닷이 한 말입니다. 처음에는 보잘 것 없었지만 나중에 크게 될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신앙의 결과로 보아야지 이것이 신앙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 믿는 목적이 나중에 크게 잘 되기 위해서라면 그것은 무당 종교와 다름없습니다. 만약 나중에 크게 잘 안되면 그때는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하나님을 버리게 될 것입니다. 욥은 내가 하나님을 믿는 것은 나중에 크게 성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지금 내가 선하신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욥기는 두 가지의 잘못된 신학, 첫째 인과응보의 신학, 사람이 고난받는 것은 그 사람의 죄가 많기 때문이라는 신학과 둘째 번영 신학, 하나님을 잘 믿으면 나중에 크게 성공한다는 번영 신학이 잘못된 신학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잘 되기를 바라십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 세상의 악한 사람들 때문에 고난받을 수도 있고, 정의를 위해서 일하다 고난받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것은 나중에 잘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하시고 의로우신 하나님, 선하신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기 때문이고 그 길이 옳은 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룻과 욥은 한때 인생의 바닥에 떨어졌지만 선하신 하나님을 믿고 고난을 극복하고 통과해서 마침내 의인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었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진실되고 의로운 삶을 살았습니다. 꼭 이스라엘 사람만 신앙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유대인이 아니어도 룻과 욥과 같이 사는 사람은 누구나 의인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힘든 인생을 사는 분이 계시면 룻과 욥을 보면서 위로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욥기서 42장 마지막 장 말씀을 보면 욥의 가족/친구들이 찾아와서 욥을 축복하고 욥에게 금반지를 끼워 주었습니다. 욥은 고난 중에 하나님께 불평했지만 하나님을 떠나지는 않았습니다. 마침내 그는 고난을 통과했고 하나님의 대답을 들었습니다. 세상과 인생을 보는 눈이 더 깊어졌습니다. 욥은 인생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해서 모두가 잘 되지는 않습니다. 성경은 평생 바르고 진실되게 살았지만 세상에서 성공하지 못한 많은 의인들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나중에 잘 될 수도 있고 잘 안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선하신 하나님, 자비로우시고 진실하신 하나님을 믿고 바르게 살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의인이라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욥은 42장 6절에서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제 주장을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잿더미 위에 앉아서 회개합니다.” 이 말을 쉽게 풀이하면 이런 뜻이 됩니다. “지금까지 제가 한 말과 제 친구들이 한 말을 다 거두어들입니다. 지금까지 무지한 말을 너무 많이 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비록 나는 연약한 인간이지만 주님께서 함께 하시니 위로가 됩니다.” 욥기는 이렇게 마지막에 하나님께서 선하신 분이라는 것을 깨닫고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고난이 하나님에게서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룻과 욥 모두 큰 고난을 받았지만 선하신 하나님을 끝까지 믿고 살았기에 마지막에 주님의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선하신 하나님을 믿고 고난을 통과하여 마침내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의인이 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Ruth and Job, passing through hardships
Job 42:1-6, 10-11

Job said: No one can oppose you, because you have the power to do what you want. You asked why I talk so much when I know so little. I have talked about things that are far beyond my understanding. You told me to listen and answer your questions. I heard about you from others; now I have seen you with my own eyes. That's why I hate myself and sit here in dust and ashes to show my sorrow. (Job 42:1-6)

After Job had prayed for his three friends, the LORD made Job twice as rich as he had been before. Then Job gave a feast for his brothers and sisters and for his old friends. They expressed their sorrow for the suffering the LORD had brought on him, and they each gave Job some silver and a gold ring. The LORD now blessed Job more than ever; he gave him fourteen thousand sheep, six thousand camels, a thousand pair of oxen, and a thousand donkeys. (Job 42:10-12)

The book of Ruth, Jonah, and Job are well known as challenging parables against so called  orthodox Jewish traditions. They challenge the Jewish conservative faith based on exclusivism, racism, and superiority. For example, Ruth, the daughter-in-law of Naomi, came back with her from Moab to the land of Israel after the famine. She married Boaz and became the great-grandmother of King David. Although Ruth was not identified as an Israelite, but a moabite woman, she became an ancestor of king David. This story shows if Ruth was not accepted to the people of God, King David would not have been born. This book teaches us that our God exists beyond any racial prejudice and supremacy.

The book of Job opposes two Jewish traditional theologies; first is the theology of Deuteronomy which insists that if you are a good person, God will bless you. But if you are not a good person, God bill punish you. Second is the theology of success or prosperity theology which says that if you endure your hardships, then God will make you flourish. This theology also says that financial blessing is the will of God for Christians. But the book of Job says that the reason Job suffered is not because he was a sinner or God is cruel, but because Job is living in the world where wild people and nature have been ruling over. Like Ruth, Job was not an Israelite. He lived in the land of Uz where ammonite people had lived. Although there were not Hebrew people, Ruth and Job became righteous people startling in the sky. Job said in 42:6, I repudiate my past accusations, my doubts, even my anger, I have experienced the reality of God. I know that I am not alone, and, vulnerable mortal that I am, I am comforted.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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