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두번째 주일 / 2월 세번째 주일

달란트 비유, 세번째 사람의 결심

마태복음 25:14 - 29

정해빈 목사





1. 사순절을 맞이해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비유에 대해 설교하려고 합니다. 비유 설교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오늘 설교가 약간 어려울 수도 있는데 최대한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활동을 두 가지 단어로 요약하면 가르침과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하시면서 주로 가르치셨고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복음서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예수님이 가르치셨다는 이야기와 예수님이 기적을 행하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가르침과 기적 중에서 가르침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 하나님 나라가 세상 나라와 어떻게 다른지, 하나님 나라 백성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치셨는데 그때 주로 비유를 많이 사용하셨습니다. 비유를 사용해서 말하면 청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도 무슨 이야기를 할 때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예를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수님도 청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를 많이 사용하셨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누룩과 같다 이런 식으로 비유를 많이 사용하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마태복음 25장을 보면 예수께서는 달란트 비유를 말씀하시면서 하늘 나라는 이와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하늘 나라는 하나님 나라를 가리킵니다. 마태는 유대인으로서 하나님이름을 감히 부를 수가 없어서 하나님 대신에 하늘이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는 지금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통치를 가리킵니다. 하나님의 높은 뜻이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하나님 나라입니다. 어쨌든 지금 예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원리가 달란트 비유와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첫 번째 종에게는 다섯 달란트, 두 번째 종에게는 두 달란트, 세 번째 종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었습니다. 첫 번째 사람은 다섯 달란트를 열 달란트로 만들었고 두 번째 사람도 두 달란트를 네 달란트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세 번째 사람은 땅을 파고 한 달란트를 숨겼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주인은 첫 번째 사람과 두 번째 사람을 똑같이 칭찬했습니다. 잘했다! 착하고 신실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신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많은 일을 네게 맡기겠다. 와서, 주인과 함께 기쁨을 누려라.” 하지만 세 번째 사람이 한 달란트를 그냥 땅에 묻어두었다고 말하자 주인은 화를 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악하고 게으른 종아, 너는 내가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 알았다. 그렇다면 너는 내 돈을 돈놀이 하는 사람에게 맡겼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내가 와서 내 돈에 이자를 붙여 받았을 것이다. 그에게서 그 한 달란트를 빼앗아서 열 달란트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가진 사람에게는 더 주어서 넘치게 하고 갖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있는 것마저 빼앗을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달란트 비유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셨습니다. 도대체 이 비유가 하나님 나라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요?

 

보통 교회에서는 이 말씀을 성실함과 게으름으로 해석을 합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사람은 성실하게 일해서 주인에게서 받은 달란트를 두 배로 만들었는데 세 번째 사람은 게을러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인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사람을 칭찬했고 세 번째 사람을 책망했습니다. 헬라어 달란트를 영어로 표현하면 탤런트(talent)가 됩니다. 주인은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 받은 사람을 똑같이 칭찬했습니다. “사람마다 받은 재능이 서로 다릅니다. 하지만 내가 재능을 적게 받았다고 불평하지 말고 내가 받은 재능을 100% 활용하면 하나님께서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상을 내리십니다. 그러니까 내가 달란트 2개 받았다고 불평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재능을 활용하십시오.” 보통 이렇게 교회에서 설교를 많이 합니다. 예수님이 하신 비유의 말씀을 영적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해석이 아니라 교회의 해석입니다. 교회는 지난 2000년 동안 예수님의 비유를 이런 식으로 영적으로 해석했습니다. 게으른 사람이 되지 말고 부지런한 사람이 되자, 이런 식으로 해석했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게으른 사람이 되지 말고 부지런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본래 말씀하시고자 하는 비유는 이런 도덕적인 설교를 하고자 함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비유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예수님 당시의 사회/종교의 배경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이 어떤 상황에서 이 비유를 말씀하셨는지를 알아야 예수님이 말씀하신 비유의 본래 뜻을 알 수 있습니다.

 

2. 이 말씀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종들에게 재산을 맡긴 주인이 누구냐 하는 것입니다. 달란트 비유가 누가복음에도 나오는데 누가복음 1912절을 보면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신 장면이 나옵니다. 귀족 출신의 어떤 사람이 왕위를 받아 가지고 돌아오려고 먼 나라로 길을 떠날 때에 자기 종 열 사람을 불러다가 열 므나를 주고서는 내가 올 때까지 이것으로 장사를 하여라하고 말하였다. 그런데 그의 시민들은 그를 미워하므로, 그 나라로 사절을 뒤따라 보내서 '우리는 이 사람이 우리의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고 말하게 하였다.” 마태복음에서는 주인이 여행을 떠나면서 3명의 종에게 재산을 맡겼는데 누가복음에서는 귀족이 왕으로 임명받기 위해 먼 나라로 떠나면서 10명의 종에게 재산을 맡겼습니다. 누가복음은 여기에 한 가지 사실을 더 추가했습니다. 시민들이 그 귀족을 싫어해서 대표단을 먼 나라로 보내서 우리는 이 사람이 우리의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말하게 하였습니다. 누가복음이 이 귀족이 누구인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순간 청중들은 이 귀족이 누구인지 금방 알았습니다. 예수님 당시에 실제로 로마 황제로부터 왕으로 임명받기 위해 먼 길을 떠난 사람이 있었습니다. 헤롯 대왕의 큰 아들 헤롯 아켈라오는 아버지가 죽자 유대 땅의 왕이 되기 위해 로마 황제를 찾아갔습니다. 그러자 예루살렘 대표자들이 아켈라오가 왕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역시 길을 떠났습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나오는 주인은 헤롯 아켈라오를 가리킵니다. 그는 로마 황제로부터 왕으로 임명받기 위해 먼 길을 떠나면서 자신의 종들에게 재산을 맡겼습니다. 한 달란트는 노동자가 15년간 벌어들이는 액수를 가리킵니다. 오늘날로 계산하면 다섯 달란트는 5 Million/50, 두 달란트는 2 Million/20, 한 달란트는 1 Million/10억을 가리킵니다. 귀족이 종들에게 재산을 맡겼는데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 종들은 귀족의 재산을 관리하는 관리자/매니저들이었습니다. 귀족은 관리자들에게 내 재산을 늘리라고 말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관리자들은 귀족에게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첫 번째 사람은 다섯 달란트를 열 달란트로 만들었고 두 번째 사람은 두 달란트를 네 달란트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귀족의 재산을 늘리려면 귀족의 땅에서 농사짓고 있는 소작인 농민들의 것을 빼앗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이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면 농민들에게 10-20%만 주고 나머지는 소작료로 거두어 가야만 귀족의 재산을 두 배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 번째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는 오랫동안 고민했을 것입니다. 내가 지금까지는 귀족이 하라는 대로 했지만 더 이상은 이런 식으로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귀족이 돌아왔을 때 세 번째 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인님, 나는 주인이 굳은 분이시라 심지 않은 데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시는 줄로 알고 무서워하여 물러가서 그 달란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농사를 짓든 장사를 하든 심은 데서 거두고 뿌린데서 모으는 것이 정상입니다.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려면 남의 것을 빼앗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세 번째 사람이 이렇게 말하자 주인은 화가 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내가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 알았다. 그렇다면 너는 내 돈을 돈놀이 하는 사람에게 맡겼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내가 와서 내 돈에 이자를 붙여 받았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마음이 굳고 무서운 사람인줄 알았으면 왜 최소한 이자 놀이라도 하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본래 유대교 율법에서는 동족들에게 이자 놀이를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사순절을 맞이해서 예수님의 비유의 말씀을 살펴보았는데 오늘 내용이 좀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본래 사순절 기간이 그런 기간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내 삶을 돌아보는 기간이 사순절입니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연속극을 보면 회사나 국가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이 일과 양심 사이에서 고민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옳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대가로 높은 자리에 앉아 있고 많은 돈을 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주인공이 결심을 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만약 위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지금 갖고 있는 높은 지위와 명성을 잃어버리겠지만 더 이상은 이런 일을 할 수가 없다고, 손해를 보더라도 도덕적/양심적/신앙적으로 바르게 살아야 하겠다고 결심을 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말씀이 바로 그 이야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산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어려운 결단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예수를 따르다 보면 인생에 한두 번 이런 고민을 할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세상의 가치와 하나님 나라 사이에서 어느 쪽에 설 것인가,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이 올 때 선택은 전적으로 나의 몫입니다. 예수께서는 어려운 순간에서 고민하고 결단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인생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생명을 택하고 이웃 사랑을 택하고 정의를 택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Parable of talents, the third person's decision

Matthew 25:14 - 29

 

The kingdom is also like what happened when a man went away and put his three servants in charge of all he owned. The man knew what each servant could do. So he handed five thousand coins to the first servant, two thousand to the second, and one thousand to the third. Then he left the country. As soon as the man had gone, the servant with the five thousand coins used them to earn five thousand more. The servant who had two thousand coins did the same with his money and earned two thousand more. But the servant with one thousand coins dug a hole and hid his master's money in the ground. Some time later the master of those servants returned. He called them in and asked what they had done with his money. The servant who had been given five thousand coins brought them in with the five thousand that he had earned. He said, "Sir, you gave me five thousand coins, and I have earned five thousand more." "Wonderful!" his master replied. "You are a good and faithful servant. I left you in charge of only a little, but now I will put you in charge of much more. Come and share in my happiness!" (Matthew 25:14 - 21)

 

Next, the servant who had been given two thousand coins came in and said, "Sir, you gave me two thousand coins, and I have earned two thousand more." "Wonderful!" his master replied. "You are a good and faithful servant. I left you in charge of only a little, but now I will put you in charge of much more. Come and share in my happiness!" The servant who had been given one thousand coins then came in and said, "Sir, I know that you are hard to get along with. You harvest what you don't plant and gather crops where you haven't scattered seed. I was frightened and went out and hid your money in the ground. Here is every single coin!" The master of the servant told him, "You are lazy and good-for-nothing! You know that I harvest what I don't plant and gather crops where I haven't scattered seed. You could have at least put my money in the bank, so that I could have earned interest on it." Then the master said, "Now your money will be taken away and given to the servant with ten thousand coins! Everyone who has something will be given more, and they will have more than enough. But everything will be taken from those who don't have anything. (Matthew 25:22 - 29)

 

Traditionally, the Parable of Talents was used to emphasize the role of talents given by God. Rather than complaining or burying our talents, we are told to develop our talents diligently, then God will give us the same prize as others. Everyone has talents but not everyone uses their talents. Jesus appears to stress the importance of a person using their talents. A talent is useless unless it is used. There is no one that has no talents. We have the talent of helping, giving encouragement, or using our personal time at the expense of ourselves to help others, however there are many who simply bury their talents. God has placed each one of us on this earth for the purpose of using our talents, not for ourselves but for the glory of God.

 

Historically speaking, however, this parable is nothing to do with our talents or diligence. Such interpretation is of the church, not of Jesus. According to Luke chapter 19 which describes this parable in a detailed way, the landlord was not God, but a nobleman. He wanted to go to a distant country to get royal power for himself. Contrary to the first two servants who doubled their money, the third person buried his money and said, “Master, you were a harsh man, reaping where you did not sow, and gathering where you did not scatter seed; so I was afraid, and I went and hid your talent in the ground." The nobleman rebuked him, "You wicked and lazy slave! You knew that I reap where I did not sow, and gather where I did not scatter? Then you ought to have invested my money with the bankers." The third person knew that his master was a harsh man, demanding his servants to earn money by any means. In ancient country, the only way for a landowner to double his wealth was to squeeze his peasantry or tenants. The third person refused to suppress the peasants. Instead he chose justice and what is right before God. Today's scripture asks us what it means to live for the Kingdom of god. Following Jesus and justice sometimes ask us a cost. Yet Jesus said that the Kingdom of God is like this.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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