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 후 열번째 주일 / 7월 네번째 주일

새로운 신앙, 내 안에서 솟아나는 샘물

요한복음 4:13-15, 5:1-9 

정해빈 목사





1. 요즘 우리는 요한복음 말씀을 계속 묵상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에는 매 장 마다 상징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1장에는 예수님이 나다니엘을 부르는 이야기가 나오고 2장에는 가나의 혼인잔치 이야기가 나옵니다. 3장에는 시의원 니고데모가 예수님과 대화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4장에는 사마리아 여인이 우물가에서 예수님과 대화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5장에는 예수님이 베드자다/베데스다 연못에 누워있는 병자를 고치신 이야기가 나옵니다. 1장, 2장, 3장, 4장, 5장, 요한복음을 한 장씩 읽어갈 때마다 매 장마다 나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큰 감동과 은혜를 받습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예수께서 예루살렘 성전 바깥쪽에 있는 베드자다/베데스다 연못을 지나가시다가 많은 병자들이 누워 있는 것을 보셨습니다. 그런데 이 연못에는 가끔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서 물을 휘저어 놓을 때 제일 먼저 물속으로 들어가는 사람의 병이 낫는다는 전설이 있었습니다. 요한복음 5장 3절-4절. (그들은 물이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님의 천사가 때때로 못에 내려와 물을 휘저어 놓는데 물이 움직인 뒤에 맨 먼저 들어가는 사람은 무슨 병에 걸렸든지 나았기 때문이다.) 성경에 가로가 쳐져 있다는 것은 이 말씀이 나중에 추가되었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다시 말하면 천사가 내려와서 물을 휘저을 때 가장 먼저 물속으로 들어가는 사람의 병이 낫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사람들이 전설로 그렇게 믿었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전설이라 할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전설을 믿으면 그 전설은 사실이 됩니다. 사람은 믿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행동을 합니다. 그래서 무엇을 믿느냐,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참으로 중요합니다. 믿음이 내 삶에 영향을 주고 믿음이 내 삶을 이끌고 갑니다.


예수께서 38년간 누워있는 병자를 보시고 “낫기를 원합니까” 하고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그 병자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주님, 물이 움직일 때에 나를 들어서 못에다가 넣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내가 가는 동안에 남들이 나보다 먼저 못에 들어갑니다." 물이 움직일 때 나보다 다른 사람이 먼저 들어가기 때문에, 나를 들어서 연못에 집어넣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고침 받지 못했다고 대답했습니다. 물이 움직일 때 1등 하면 고침 받는 것이고 1등하지 못하면 고침 받지 못합니다. 오늘날로 표현하면 무한경쟁시대, 1만 살아남는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1등만 살아남는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세상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세상을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지으시고 서로 사랑하라 말씀하셨고 가인과 아벨을 지으시고 형으로 하여금 동생을 돌보게 하셨습니다.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돌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힘 센 사람, 동작이 빠른 사람, 1등만 살아남는 세상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세상이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답고 사람이 아름다운 것은 위급한 순간이 왔을 때 가장 먼저 약자들을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타이타닉 호가 대서양에서 침몰했을 때 선장과 선원들은 노약자/여성/어린이들을 가장 먼저 배에서 내리게 했고 선장과 선원들은 마지막까지 배에 남아 있었습니다. 세월호 사고 때 보는 것처럼, 배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어야 할 선장과 선원들이 제일 먼저 배에서 내리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동작이 빠르고 눈치가 빠른 사람만 살아남는 세상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세상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그런 잔인하고 차가운 세상을 바꾸어야 합니다.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세상을 약자를 배려하는 세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1등만 살아남는 세상이 아니라 2등도, 3등도 살아남고 꼴찌도 살아남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수께서는 그 병자를 향해서 일어나서 네 자리를 걷어 가지고 걸어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연못에 앉아서 어떻게 하면 물이 움직일 때 1등을 할 수 있을까, 누가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을까 생각하지 말고 지금 당장 그 자리를 떠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자리에 계속 앉아 있으면 물에 빨리 들어갈 생각, 어떻게 해서든지 경쟁해서 1등할 생각만 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그런 생각을 인정하지 않으시고 그 자리에서 그 사람의 병을 고쳐 주셨습니다. 바깥 물이 움직일 때 제일 먼저 물속에 들어가야만 고침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즉시 여기를 떠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옆 사람과 싸우고 경쟁하지 않아도 선하신 하나님을 믿으면 얼마든지 고침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가르쳐 주셨습니다. 선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고 모든 사람을 치료하는 분이시라는 것을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2. 그런데 오늘 말씀을 보면 예수께서는 이 병자를 향해서 제일 먼저 “낫기를 원합니까”“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38년 동안 병을 앓다보면 낫고자 하는 마음을 잃어버리고 자포자기 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그 사람이 정말 낫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를 물으셨습니다. 낫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때는 주님도 도와줄 수 있지만 낫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주님도 도와줄 수가 없습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병자들을 고치실 때 그냥 일방적으로 고쳐주지 않으셨습니다. 낫고자 하는 믿음,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보시고 그 사람의 병을 고쳐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그대의 믿음이 그대를 낫게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당신의 병을 고쳐 주었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지 않으시고 ”그대의 믿음이 그대를 낫게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선하시고 좋은 분이시라는 것을 믿는 그 믿음을 보시고 그 사람을 고쳐 주셨습니다. 치료의 역사는 나의 믿음에서 시작합니다. 예수님은 나의 믿음을 보시고 나를 도와주십니다. 나에게 믿음이 없으면 주님도 도와주지 않으십니다. 38년 된 병자에게 ”정말 낫기를 원합니까?“ 물으셨습니다. 그 사람 안에 낫고자 하는 믿음이 있는 지를 확인하시고 그 사람을 고쳐 주셨습니다. 연못의 물이 움직일 때 가장 먼저 뛰어들어야만 병이 낫는다고 생각했는데 주님께서는 바깥 물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마음 안에서 믿음이 움직여야, 바깥 물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대 안에 있는 믿음의 물이 움직여야 고침받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바깥 물이 움직일 때 가장 먼저 뛰어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믿음의 물이 움직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안에서 믿음이 움직여야 합니다. 바깥 연못 물이 움직여야 병이 낫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의 믿음이 움직여야 내 병이 낫을 수 있다는 것을 주님은 가르쳐 주셨습니다.


요한복음 5장 말씀에서 4장 말씀으로 되돌아가 보겠습니다. 예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다시 목마를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할 것입니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영생에 이르게 하는 샘물이 될 것입니다”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내 안에 들어가서 내 안에 있는 믿음을 깨워 줍니다. 그러면 내 안에 있는 믿음이 스스로 솟아나는 샘물이 됩니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펌프에서 물을 퍼 올리기 위해 마중물 한 바가지를 붓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마중물을 붓고 펌프질을 해야 물이 밑에서 올라옵니다. 영적으로 보면 예수님의 말씀이 마중물이 되어서 내 안에 있는 믿음을 깨워주고 나의 믿음을 스스로 솟아나는 샘물로 만들어 줍니다. 내 안에서 스스로 솟아나는 샘물이 나오면 더 이상 물을 얻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내 안에 샘물이 없으면 물을 얻기 위해 여기저기를 돌아다녀야 하고 바깥 연못이 움직이기를 기다리는 38년 된 병자처럼 그렇게 소극적으로, 1등이 되지 못한 것을 자책하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삶을 살지 않으려면 내 안에서 샘물이 흘러나와야 합니다. 기도도 열심히 하고 말씀 묵상도 열심히 하고 좋은 책도 열심히 읽어야 합니다. 물을 얻으려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내 안에서 나오는 샘물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먹이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사람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무언가에 중독이 되는 것은 마음이 허전하고 목마르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허전하고 목마르기 때문에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이 내 안에 들어오면 내 안에서 스스로 솟아나는 샘물이 만들어 집니다. 그러면 우리는 더 이상 목마르지 않고 내 안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통해서 항상 기뻐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사마리아 여인을 스스로 샘물이 솟아나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사마리아 이웃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38년 된 병자를 만나주시고 1등하기 위해 다투고 경쟁하지 않아도 내 안에 믿음이 있으면 얼마든지 기쁘게 살 수 있음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의 믿음이 깨어나고 스스로 솟아나는 샘물이 되어서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New faith, spring of water in me

John 4:13-15, 5:1-9


The Samaritan woman said to him, ‘How is it that you, a Jew, ask a drink of me, a woman of Samaria?’ Jesus answered her, ‘If you knew the gift of God, and who it is that is saying to you, “Give me a drink”, you would have asked him, and he would have given you living water.’ The woman said to him, ‘Sir, you have no bucket, and the well is deep. Where do you get that living water? Are you greater than our ancestor Jacob, who gave us the well, and with his sons and his flocks drank from it?’ Jesus said to her, ‘Everyone who drinks of this water will be thirsty again, but those who drink of the water that I will give them will never be thirsty. The water that I will give will become in them a spring of water gushing up to eternal life.’ The woman said to him, ‘Sir, give me this water, so that I may never be thirsty or have to keep coming here to draw water.’ (John 4:9-15)


After this there was a festival of the Jews, and Jesus went up to Jerusalem. Now in Jerusalem by the Sheep Gate there is a pool, called in Hebrew Beth-zatha, which has five porticoes. In these lay many invalids—blind, lame, and paralysed. One man was there who had been ill for thirty-eight years. When Jesus saw him lying there and knew that he had been there a long time, he said to him, ‘Do you want to be made well?’ The sick man answered him, ‘Sir, I have no one to put me into the pool when the water is stirred up; and while I am making my way, someone else steps down ahead of me.’ Jesus said to him, ‘Stand up, take your mat and walk.’ At once the man was made well, and he took up his mat and began to walk. (John 5:1-9)


John chapter 5 reports that there was a man who had been ill for 38 years. At that time people believed that sometimes an angel would come down and stir up the waters and the first one into the pool after each such disturbance would be cured. But this man could not dive into the pool first since he was ill for a long time. Jesus said to him, “Do you want to be made well?” and ordered him to stand up, take his mat, and walk. Jesus did not acknowledge this tradition and showed him that God is good and mercy, and heals everyone who has a faith on God. This story reminds us of the dialogue between Jesus and the Samaritan woman. “Everyone who drinks of this water will be thirsty again, but the water that I will give will become in them a spring of water gushing up to eternal life.” The word of Jesus awakens our faith and turns it into a spring of water that won’t dry up again. Jesus woke up the Samaritan woman and the sick man and made them live positively as the people of God, not relying anymore on prejudice or wrong legend. Jesus seems to say, “Do not wait for the outside water be stirred up, but try to make your inside water/faith be raised up.”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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