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 후 열세번째 주일 / 8월 두번째 주일

히브리서, 역경과 시련을 넘어서

히브리서 11:29 - 12:2 

정해빈 목사




1. 요즘 브라질 리우에서 2016년 하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손으로 하는 경기를 잘합니다. 양궁, 펜싱, 사격, 골프, 어려서부터 젓가락질을 해서 그런지 한국 사람들이 손재주, 손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올림픽 개막식에서 인상적인 두 가지 장면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난민 팀의 입장입니다. 전쟁을 피해서 고국을 떠나 난민이 된 사람들 중에서 올림픽 출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모여서 난민 팀을 만들어서 올림픽 깃발을 들고 행진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성화 최종 주자로 뛴 리마 선수입니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37km 까지 1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5km만 가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는데 식수대에서 물을 마시던 중 한 괴한이 갑자기 공격해서 경기 리듬이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달려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12년이 지난 후 자기 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성화 최종 주자가 되었습니다. 난민이 되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도 대단하고 뜻하지 않은 불행을 만났지만 끝까지 달려서 동메달을 목에 건 선수도 대단합니다. 리마 선수의 용기와 긍정적인 자세가 브라질 국민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리마 선수처럼 화가 나고 억울한 일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그런 일을 만나면 분하고 억울해서 잠을 자지 못할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까? 이 일만 일어나지 않았어도 성공할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이 이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가끔씩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하지만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인생이 편안하고 아무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어려움이 있지만 그 어려운 일을 극복하는 용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환경을 이기고 극복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영어 표현 중에 “against the odds” 라는 말이 있습니다. “odds”는 승산이 높다, 우세하다, 가능성이 높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앞에 “against”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쪽은 힘이 세고 나는 힘이 약합니다. 상대방은 강하고 유리한데 나는 약하고 불리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고 도전하려고 할 때 “against the odds”라고 표현을 합니다. 우리 말에도 역경(逆境)”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맞이할 역(), 지경 경(). 물이 거꾸로 흐르는 것을 역류한다고 말하고 상대방이 도망가다가 반대로 뒤돌아서 공격하는 것을 역습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역경이라는 말은 일이 순조롭지 않아 매우 어렵게 된 처지나 환경을 가리킵니다. 우리의 삶에 역경과 시련이 있습니다. 살다보면 매우 불리한 환경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믿음의 사람은 역경과 시련을 넘어서,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도전하고 씨름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신앙생활도 against the odds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을 붙잡고 미래를 향해 나아갑니다. 지금 미래가 보이지 않고 어렵고 힘들지만, 상황과 환경이 어렵고 불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우리의 신앙 선배들도 모두 그런 환경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믿음의 조상들 중에서 한평생 아무 어려운 일 없이 인생을 마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믿음의 조상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들이 힘들고 어려운 환경을 만났지만 그 어려운 환경을 믿음으로 극복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편안한 환경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환경을 만났을 때 그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을 주십니다. “against the odds” 불리한 환경/역경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불리한 환경/역경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 참다운 신앙인의 삶입니다.


2. 오늘 우리가 읽은 히브리서 11장 말씀이 이러한 신앙생활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서는 예수를 믿기 때문에 박해받는 유대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쓰여졌습니다. 과거 믿음의 조상들도 우리와 같이 박해와 시련을 받았지만 약속을 바라보고 견뎠던 것처럼 우리들도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고 지금의 시련을 견디자고 말했습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믿음의 사람들이 겪었던 시련들이 나옵니다. 그들은 믿음으로 나라들을 정복하고 정의를 실천하고 약속된 것을 받고 사자의 입을 막고 불의 위력을 꺾고 칼날을 피하고 약한 데서 강해지고 전쟁에서 용맹을 떨치고 외국 군대를 물리쳤습니다.” 기드온, 바락, 삼손, 입다, 다윗, 사무엘 같은 믿음의 조상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조롱을 받기도 하고 채찍으로 맞기도 하고 심지어는 결박을 당하기도 하고 감옥에 갇히기까지 하면서 시련을 겪었습니다. 또 그들은 돌로 맞기도 하고 톱질을 당하기도 하고 칼에 맞아 죽기도 하였습니다. 그들은 궁핍을 당하며 고난을 겪으며 학대를 받으면서 양과 염소의 가죽을 입고 떠돌았습니다.” 믿음의 선배들이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 때문에, 예수님을 따른다는 이유 때문에, 정의를 실천한다는 이유 때문에 수없이 많은 시련과 위험을 겪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우리가 자유로운 세상에 살고 있지만 옛날에는 이렇게 억울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수 없이 많은 박해와 시련을 받았지만 끝까지 믿음을 지킨 신앙의 선배들을 바라보면서 오늘의 시련을 견디자고 히브리서는 지금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에 보면 기생/창녀 라합 이야기가 나옵니다. 믿음으로 창녀 라합은 정탐꾼들을 호의로 영접해 주어서 순종하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망하지 아니하였습니다.” 히브리 사람들이 애굽을 탈출해서 가나안 땅에 도착했을 때 라합은 그들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당시 이집트는 바로 황제가 통치하는 땅이었고 가나안 땅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땅이었습니다. 마치 옛날 개척자들이 꽉 막힌 유럽 대륙을 떠나서 신대륙으로 이주했던 것처럼, 히브리 사람들도 애굽의 종살이를 떠나서 자유롭고 평등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가나안 땅에 들어왔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난민에 해당하는 히브리 사람들이 가나안 땅으로 이주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라합은 외부인에게 문을 열어주는 것이 위험한 것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환영하였습니다. 라합은 여성으로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기생/창녀가 되었지만 어려운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았습니다. 아마도 라합은 히브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유롭고 평등하고 정의로운 하나님 나라를 같이 꿈꾸었을 것입니다. 히브리서는 이런 라합의 행동이 바로 믿음의 행동이라고 보았습니다. 라합과 비슷한 이야기가 캐나다에도 있습니다. 캐나다 오타와 국회 의사당에 가면 “Women are persons”(여성도 사람이다) 라는 글자를 들고 있는 다섯 명의 여성 동상이 있습니다. 캐나다 헌법에 의하면 총리가 자격이 있는 사람을 상원의원에 임명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다섯 명의 여성들이 자격있는 사람에 여성도 포함되는지 대법원에 질문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1928년 대법원에서 여성은 자격있는 사람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다섯 명의 여성들이 영국 최고 법원에 항소해서 영국 법원으로부터 자격 있는 사람에 여성도 포함된다는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여성 지도자들의 이런 노력도 라합과 같은 믿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을 동등하게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었습니다. 사람을 인종이나 성에 따라서 차별하면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구름 떼와 같이 수많은 증인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니 우리도 우리 앞에 놓인 달음질을 참으면서 달려갑시다.” 상황이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도 그들처럼 참고 인내하면서 믿음의 경주를 계속하자고 말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고린도전서 13장은 이른바 사랑 장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사랑에 대한 표현이 참 많은데 제일 처음으로 사랑은 오래 참는다고 말했습니다. 왜 사랑의 첫 번째 특징이 오래 참는 것일까요? 뜨겁고 요란하게 사랑하지 않아도 오래 참으면 그것이 사랑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니까 오래 참는 것입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내가 꼭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믿음이 흔들리기도 하고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믿음이 있는 사람은 오래 참고 인내합니다. 오래 참고 인내하는 사람에게 믿음의 열매가 주어집니다. 상황이 힘들어도 선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참고 인내할 때,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성실하게 앞으로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축복하시고 더 좋은 미래를 열어 주실 것입니다. 믿음의 선배들이 자유와 평등과 정의의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더 좋은 세상을 위해서, 복음의 기쁜 소식을 위해서 참고 인내하며 앞으로 나아갔던 것처럼, 우리들도 역경과 시련을 넘어서 끝까지 참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Against the odds

Hebrews 11:29 12:2


Because of their faith, the people walked through the Red Sea on dry land. But when the Egyptians tried to do it, they were drowned. God's people had faith, and when they had walked around the city of Jericho for seven days, its walls fell down. Rahab had been a prostitute, but she had faith and welcomed the spies. So she wasn't killed with the people who disobeyed. What else can I say? There isn't enough time to tell about Gideon, Barak, Samson, Jephthah, David, Samuel, and the prophets. Their faith helped them conquer kingdoms, and because they did right, God made promises to them. They closed the jaws of lions and put out raging fires and escaped from the swords of their enemies. Although they were weak, they were given the strength and power to chase foreign armies away. Some women received their loved ones back from death. Many of these people were tortured, but they refused to be released. They were sure that they would get a better reward when the dead are raised to life. (Hebrews 11:29 35)


Others were made fun of and beaten with whips, and some were chained in jail. Still others were stoned to death or sawed in two or killed with swords. Some had nothing but sheep skins or goat skins to wear. They were poor, mistreated, and tortured. The world did not deserve these good people, who had to wander in deserts and on mountains and had to live in caves and holes in the ground. All of them pleased God because of their faith! But still they died without being given what had been promised. This was because God had something better in store for us. And he did not want them to reach the goal of their faith without us. Such a large crowd of witnesses is all around us! So we must get rid of everything that slows us down, especially the sin that just won't let go. And we must be determined to run the race that is ahead of us. We must keep our eyes on Jesus, who leads us and makes our faith complete. He endured the shame of being nailed to a cross, because he knew that later on he would be glad he did. Now he is seated at the right side of God's throne! (Hebrews 11:36 12:2)


Endurance consistently features throughout the Epistle to the Hebrews. This author passionately desires his audience to hold fast, endure, remain strong until the end. In other words, they need to continue trusting God, to remain in faith. Hebrews 11 teaches them the nature of faith through word and story. For example, Rahab, the Canaanite woman, hid the spies of Israel as they were preparing to attack Jericho. Because she received them and kept them in peace, because she did not allow them to fall into the hands of their pursuers, she did not perish along with those who failed to believe in the power of Israel’s God. As runners enter the stadium, they are surrounded by the crowd all around. Sometimes life is full of challenges. Yet we are aware that this is not what really matters. Today’s passage shows that we are called to endure and remain strong until God’s promise is accomplished. As people persevered against the odds, We are called to do the same too.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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