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절 네번째 주일 / 9월 네번째 주일

창조절, 땅의 풍성함과 튼튼함

창세기 1:9-12, 누가복음 12:22-28

정해빈 목사





1. 9월부터 창조절 절기를 지키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창세기에는 땅과 물이 나오고 누가복음에는 까마귀와 백합꽃이 나옵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향해서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아라. 까마귀는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그들에게는 곳간이나 창고도 없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새보다 훨씬 더 귀하지 않으냐? 오늘 들에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들어갈 풀도 하나님께서 그와 같이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야 더 잘 입히지 않으시겠느냐?”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까마귀도 먹이시고 백합꽃도 입히시는데 하물며 너희를 먹이고 입히시지 않겠느냐, 말씀하셨습니다. 걱정하지 말라는 이 말씀이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먹이고 입히실 것이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 말씀이 나와 상관없는 말씀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우리의 현실은 이 말씀과 정반대입니다. 하루하루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면서 사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은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 너무 낭만적인 이야기로 들립니다. 학교 다니는 학생들은 학교 성적과 시험 때문에 걱정을 하고 직장과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비즈니스 때문에 걱정을 합니다. 건강이 좋지 못한 분은 건강 때문에 걱정을 하고 경제적으로 힘든 분은 돈 때문에 걱정을 합니다.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어서 먹고 사는 것을 가지고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사는 것이 더 힘들었습니다. 많은 갈릴리 농민들이 높은 세금으로 인해 땅을 잃어버리고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농민들은 3곳으로부터 수탈을 당했습니다. 제일 먼저 로마 제국이 세금을 걷어가고 두 번째로 헤롯 왕이 세금을 걷어 가고 세 번째로 예루살렘 성전이 세금을 걷어 갑니다. 그렇게 로마와 헤롯과 성전이 세금으로 빼앗아가니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갈릴리 농민들을 향해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아라, 하나님께서 까마귀도 먹이시고 백합꽃도 입히시는데 하물며 너희를 먹이고 입히지 않으시겠느냐 말씀하셨습니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입지 못하는 사람이 예수님 말씀을 들었다면 예수님을 향해서 지금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이 힘든데 걱정하지 말라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하고 따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께서 갈릴리 농민들의 고통을 모르셨을 리가 없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그들의 고통을 아셨기에 그들의 병을 고쳐주셨고 가난한 사람들과 사랑의 식사를 자주 나누셨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먹을까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는 이 말씀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우리는 오늘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들꽃과 까마귀도 살 수 있는 좋은 세상, 풍성한 세상을 만드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 나오는 백합꽃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꽃을 가리키고 까마귀는 보잘 것 없는 평범한 새를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는 평범한 꽃과 평범한 새도 걱정하지 않고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지난 주일에 하나님께서 광야로 도망쳐 나온 여종 하갈의 눈을 밝게 뜨게 해 주셔서 주변에 있는 우물을 보게 하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갈 같이 약하고 힘 없는 사람도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 들꽃도 꽃을 피우고 까마귀 같은 보잘 것 없는 새도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창세기 111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땅은 푸른 움을 돋아나게 하여라. 씨를 맺는 식물과 씨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가 그 종류대로 땅 위에서 돋아나게 하여라" 말씀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실 때 식물이 풍성하게 열리고 열매가 풍성하게 열리는 세상으로 만드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이런 뜻에서 하나님께서 들꽃도 입히시고 까마귀도 먹이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본래 만드신 세상은 무엇이든지 풍족하고 여유있는 세상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만드실 때 부족하게 만들지 않으시고 무엇이든지 풍성하고 충분하게 만드셨습니다. 햇빛도 충분하게 만드셨고 공기도 충분하게 만드셨습니다. 물도 충분하게 만드셨고 열매도 충분하게 만드셨습니다.


2. 진실로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풍성하게 만드셨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에는 이런 풍성함이 없습니다. 우리의 삶에 하나님 주신 풍성함이 없다면 그것은 왜 그런 것일까요?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풍성하게 살고 어떤 사람은 빈곤하게 삽니다. 이 세상이 그렇게 된 것은 세상을 지으신 하나님 잘못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잘못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모든 것을 풍성하게 주셨는데 우리들이 그 풍성함을 잘 나누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풍성함을 누리고 어떤 사람은 풍성함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지구상에는 인류가 쓰고 남을 만큼의 에너지와 식량이 있습니다. 태양에서 1년 동안 지구로 오는 에너지는 인류가 1년간 사용하는 에너지의 7000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에너지를 쓰고 나면 쓰레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써도 되는 에너지, 태양, 바람, , 지열 같은 에너지를 재생 에너지(Renewable Energy)라고 부릅니다. 만약 인류가 이런 재생 에너지를 개발한다면 인류는 석유가 없어도 충분할 정도의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먹는 식량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식량보다 인구가 더 많아서 사람들이 굶주린다고 생각하기가 쉬운데 사실 이 지구상에는 모든 인구가 먹을 만큼의 충분한 식량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곡식을 잘 나누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배부르고 어떤 사람은 굶주리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쌀 재고량이 130만 톤 이상 남아서 2012년에 생산한 쌀이 아직도 창고에 있다고 합니다. 남아도는 쌀을 창고에 보관하고 관리하는 비용만 연간 2600억 원에 이른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번에 함경북도에서 큰 홍수 피해가 났는데 그 남아도는 쌀 북한에 전달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주고 받아야 주는 사람도 마음이 풍성해지고 받는 사람도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햇빛도 풍족하게 주셨고 물과 바람도 풍족하게 주셨고 곡식과 열매와 쌀도 풍족하게 주셨습니다. 서로 나눠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것을 풍족하게 주셨습니다. 모든 것을 풍성하게 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나의 것을 이웃과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 옛 말에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풍족하면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풍성하게 주셨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만이 이웃과 물질을 나누고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둘째로 하나님께서는 이 땅을 풍성하게 만드셨을 뿐만 아니라 튼튼하게 만드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창세기 19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하늘 아래에 있는 물은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은 드러나거라" 말씀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뭍을 땅이라고 하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고 하셨습니다. 옛날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물이 땅을 침범하는 것이었습니다. 물이 땅위로 범람하면 사람은 살 수가 없습니다. 히브리 사람들은 이집트 나일 강이 불어나서 땅 위로 범람하고 바벨론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이 불어나서 땅 위로 범람하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그들은 고백하기를 바다가 땅 위로 쳐들어오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바다와 땅의 경계를 지으셨다고 고백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다가 땅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바다와 땅의 경계를 지으시고 땅을 안전하고 튼튼하게 지으셨습니다. 땅이 안전하고 튼튼해야 우리가 그 땅 위에서 살 수 있습니다. 요즘 한국 경주에서는 지진이 일어나서 사람들이 많이 놀라고 있습니다. 지진은 어떤 면에서는 땅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100년에 한번 씩 숨을 쉰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지진이 일어나서 사람이 죽는 것 보다 땅 위에 있는 위험한 건물 때문에 죽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부산-울산-경주-울진에 이르는 동남 해안에 원자력 발전소가 20개가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많은 발전소가 좁은 지역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원자력 발전소를 없애고 있는데 한국은 반대로 계속 새로 짓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핵 폐기물을 생각하면 원자력이 만들어 내는 전기는 싼 것이 아니라 가장 비싸고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사 이 세상을 풍성하고 튼튼한 곳으로 만드셨습니다하지만 우리들은 그 풍성함을 서로 나누지 못해서 진정한 풍성함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또한 우리들은 하나님께서 튼튼하게 만들어 주신 이 땅을 핵무기/핵발전소로 인해 위험한 곳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한반도 북쪽에는 핵무기가 있고 남쪽에는 원자력 발전소가 모여 있으니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창조절 절기를 묵상하면서 이 세상을 풍성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주님께서 만드신 이 땅을 더 풍성하고 아름답게더 튼튼하고 안전하게 가꾸어 나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아멘.


Creation, the earth abundant and strong

Genesis 1:9-12, Luke 12:22-28


God said, "I command the water under the sky to come together in one place, so there will be dry ground." And that's what happened. God named the dry ground "Land," and he named the water "Ocean." God looked at what he had done and saw that it was good. God said, "I command the earth to produce all kinds of plants, including fruit trees and grain." And that's what happened. The earth produced all kinds of vegetation. God looked at what he had done, and it was good. (Genesis 1:9-12)


Jesus said to his disciples: I tell you not to worry about your life! Don't worry about having something to eat or wear. Life is more than food or clothing. Look at the crows! They don't plant or harvest, and they don't have storehouses or barns. But God takes care of them. You are much more important than any birds. Can worry make you live longer? If you don't have power over small things, why worry about everything else? Look how the wild flowers grow! They don't work hard to make their clothes. But I tell you that Solomon with all his wealth wasn't as well clothed as one of these flowers. God gives such beauty to everything that grows in the fields, even though it is here today and thrown into a fire tomorrow. Won't he do even more for you? You have such little faith! (Luke 12:22-28)


Celebrating the fourth Sunday of the Season of Creation, we meditate on the abundance and safety of creation that God had made for us in the beginning. Today’s scriptures say that God made the world rich and abundant, sunlight, water, air, trees, and fruits, full enough for us to use in the world. God made everything that is enough to share with others. If we feel that everything is not enough to share with others, this thought would not come from God’s incompleteness but from our greed and self-oriented mind. In this perspective, Jesus said, “Don't worry about having something to eat or wear. God gives such beauty to everything that grows in the fields, even though it is here today and thrown into a fire tomorrow. Won't God do even more for you?” Today’s passages also say that God made the earth safe and strong. God ordered the earth to come from the ocean and not to be shaken up so that we can settle down in the ground. Although God made the world abundant and safe, we feel that we live the world of insufficiency and danger. Today’s message reminds us how we are blessed in the world. We are called to share with others all the abundant gifts from God and to make this world safe.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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