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두번째 주일
부활, 여러분에게 평화가 있기를
요한복음 20:19 - 23
정해빈 목사

 

1. 지난 2012년에 한국의 크리스챤 아카데미 라는 기독교 기관에서 개신교 목사, 카톨릭 신부, 신학자들이 모여 부활에 대한 모임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대화 내용을 요약한 책이 [내가 믿는 부활]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에 보면 다양한 분야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모여서 부활이 무엇인지, 부활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백하고 토론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 토론회에 참여한 김경재 교수는 부활을 잘 설명한 성경 본문 2가지를 예로 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방금 대표 기도 후에 읽은 새창조의 선언에 나오는 사도행전 2장 24절의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를 죽음의 고통에서 풀어 살리셨습니다. 그가 죽음의 세력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은 맨 처음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참 생명으로 오신 예수님을 죽음의 세력이 가두어 둘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를 죽음의 고통에서 풀어 살리셨습니다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가난한 자들과 식사하시고 병자들을 고치시고 죄인들을 용서하셨던 그 예수님을 죽음이 가둘 수가 없었다고 제자들은 고백했습니다. 두 번째 성경 본문은 요한복음 11장 25절입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아니할 것이다. 내가 이것을 믿느냐?” 요한복음 말씀은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초대 기독교가 부활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예수님이 부활이요 생명이라는 것을 믿는 사람, 예수님이 내 안에 살아계신다는 것을 믿는 사람은 주님과 함께 부활한 것과 같다. 그 사람은 이미 부활을 체험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죽음이 없다. 비록 나에게 생물학적인 죽음이 온다하더라도 나는 죽지 않고 주님과 더불어 영원히 살게 된다고 고백했습니다.

목회자인 유경재 목사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은 처음부터 완제품으로 창조된 것이 아니라 점차 성장하며 완성되는 존재로 지음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육체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죽음을 통해서 육체적 과정을 종결하고 그 다음 성장 단계로 나아간다고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인간 창조는 계속 진행 중이다. 사람은 죽음과 부활을 통해 더 완전한 존재로 점점 완성되어 간다고 보았습니다. 부활에는 3가지 부활이 있는데 우리가 지금 이 땅에 살면서 예수 믿고 변화받고 거듭나는 것이 첫 번째 부활이고, 나중에 내가 죽고 나서 바로 새로운 몸으로 부활하는 것이 두 번째 부활이고, 마지막으로 주님이 다시 오셔서 만물을 새롭게 하시고 하나님의 창조가 완성되고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완성될 때 일어나는 부활이 마지막 세 번째 부활이라고 말했습니다.

카톨릭의 이제민 신부는 “부활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지금 여기’를 놓친 사람은 영원히 부활의 삶을 살지 못한다” 고 말했습니다. 부활의 삶을 살기 위하여 세상을 떠나려는 생각을 버리고 세상을 향하여 회개해야 한다. 우리 가운데 이미 와 있는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고 그 하나님 나라에 맞는 성실한 삶을 살 때 지금 여기서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고 부활의 삶을 살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수님이 운명하셨을 때 성전 휘장이 찢어졌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성전 휘장은 제사장과 일반 사람을 구분하는 천막인데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하늘과 땅, 하나님과 인간을 갈라놓는 장벽이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이제민 신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활의 삶을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유대인과 이방인,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을 갈라놓는 마음을 찢어라. 모두를 가슴에 안아라. 안지 못하는 마음을 찢어라. 이웃과 원수, 성과 속, 선과 악을 가르는 마음을 찢고 그들의 마음 안으로 들어가라.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내 몸 안에 모시고 사는 삶이 바로 부활이다. 부활의 삶을 살고 싶은가? 그때를 먼 미래로 미루지 마라. 지금 당신의 몸을 쪼개라. 그분처럼 우리의 몸을 쪼개어 남에게 나누어 줄 때 우리는 그분처럼 남에게 부활의 몸이 될 것이다. 부활의 삶을 살고 싶은가? 그리스도처럼 성체가 되어라. 자기의 몸을 남을 위하여 쪼개라. 그리고 남의 몸 안으로 들어가 소화가 되어 사라져라. 부활의 삶은 ‘나’를 사라지게 하여 ‘세상’을 살리는데 있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범하는 부활에 대한 오해는 세상을 살리는 일보다 자기 사는 것에 온 마음을 쏟는 데에 있다.” 이제민 신부는 현재의 부활을 강조했습니다. 그리스도를 내 안에 모시고 사는 삶, 내 몸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삶이 바로 부활의 삶이라고 말했습니다.

2. 사람마다 부활에 대한 이해가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분들은 미래의 부활을 강조합니다. 죽음 이후에 일어날 부활, 바울이 고백한 것처럼 나에게 죽음이 오면 지금의 질그릇 같은 이 몸은 사라지게 되지만 대신 영원히 썩지 않는 새 몸을 입게 되는 미래의 부활을 강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분들은 현재의 부활을 강조합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서 지금 내가 은혜받고 변화받는 삶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내 안에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모시고 세상을 살아갑니다. 지금 여기서 부활의 삶을 사는 사람은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마다 부활에 대한 강조점이 서로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부활은 죽음을 극복하는 것이고 죽음을 이기는 것이고 죽음에 저항하는 것입니다. 헬라어로 부활을 “에게이로(egeiro)”라고 하는데 ‘일어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를 쓰러트리는 죽음의 세력, 우리를 낙심하게 만들고 절망하게 만드는 것들로부터 다시 일어나는 삶이 부활의 삶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요한복음 20장 말씀을 보면 제자들이 세상이 무서워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을 때 부활하신 예수께서 나타나셔서 “여러분에게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인사하신 장면이 나옵니다. 문을 잠그는 것은 세상이 무섭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마음 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이 무섭고 사람이 무서우면 마음의 문을 잠그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무서워하는 제자들에게 주님이 나타나셨습니다. 그대에게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문을 여십시오. 그대는 홀로가 아닙니다. 내가 그대와 함께 할 것이니 아무 것도 무서워하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22절을 보면 “성령을 받으십시오” 말씀하셨습니다. 성령을 받으라는 헬라어 말은 성찬식 할 때 “이 빵은 나의 몸이니 받아먹어라“ 할 때의 먹어라와 같은 단어입니다. 성령을 받으라는 말은 나의 몸을 받아먹으라는 말과 같습니다. 부활한 예수님을 받아먹으라는 말입니다. 부활한 예수님을 내 몸 안으로 모시라는 말입니다. 심장이 안 좋아 죽게 된 사람이 건강한 사람의 심장을 이식받게 되었습니다. 건강한 심장을 이식받아 다시 살게 되었습니다. 내 몸 안에 건강한 사람의 심장이 뛰고 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성령을 받아라, 나를 받아먹어라 말씀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심장이 내 몸 안에서 뛰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내 안에 오셔서 죽어가는 나를 다시 살리셨습니다. 내 힘만으로는 이 거친 세상을 살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하지만 부활하신 예수께서 내 안에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이 내 안에 있으므로 나는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죽음이 나를 쓰러트릴 수 없습니다. 절망과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아무 것도 무섭지 않습니다. 내 안에 부활하신 주님이 살아 계시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말씀은 23절 말씀입니다. “여러분이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 죄가 용서될 것이요 용서해 주지 않으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죄를 용서해 주라는 말씀을 더 정확하게 말하면 ‘죄에 붙잡혀 있는 사람들을 죄에서 벗어나게 해 주라’는 말씀입니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들, 이 세상에서 상처받은 사람들,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 사고를 당한 사람들, 자식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품어주고 치료해 주는 말씀입니다. 부활 백성이 이 세상을 용서하면 이 세상은 용서될 것이요, 용서하지 않으면 이 세상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이 세상을 용서하고 치료할 수 있는가?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사람만이 이 세상을 용서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심장을 가슴에 품고 예수님이 생전에 하신 것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식탁을 나누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용서해 주고, 병자들을 고쳐주고,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을 치료해 주라는 말씀입니다. 재물의 욕심에 사로잡힌 삭개오 같은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거짓과 폭력의 영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해방시키라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하면 이 세상은 변화될 것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세상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이 변하느냐 변하지 않느냐 하는 것은 부활 백성에게 달려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3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첫째, 여러분에게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둘째, 성령을 받으십시오. 나를 받아먹으십시오. 셋째, 나의 심장을 가슴에 품고 세상에 나아가 세상 죄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자유하게 하십시오.” 2000년 전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의 심장을 가슴에 품고 인종차별, 신분차별, 빈부차별이 가득한 세상을 용서하고 치료함으로써 조금씩 조금씩 세상을 바꾸어 나갔습니다. 2000년 전 제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세상에 나아가 세상 죄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자유하게 하고 주님이 살아계심을 선포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Resurrection, peace be with you
John 20:19 - 23

The disciples were afraid of the Jewish leaders, and on the evening of that same Sunday they locked themselves in a room. Suddenly, Jesus appeared in the middle of the group. He greeted them and showed them his hands and his side. When the disciples saw the Lord, they became very happy. After Jesus had greeted them again, he said, "I am sending you, just as the Father has sent me." Then he breathed on them and said, "Receive the Holy Spirit. If you forgive anyone's sins, they will be forgiven. But if you don't forgive their sins, they will not be forgiven." Amen. (John 20:19 - 23)

When Jesus' followers have secured themselves from the authorities, the risen Christ appeared in the middle of the group. He greeted them and showed them his hands and his side. "Peace be with you," Jesus gives peace that provides solace in the face of persecution, a promise of new possibilities, and confidence in his ability to overcome the world. In this Gospel, "the world" usually indicates a hostile and ignorant response to the truth that Jesus embodies. Recalling the moment when God breathed life into the original earth person in Genesis 2:7, Jesus breathes the Spirit of life into his followers in John. A new creation is afoot. This creation does not replace the world. It engages it.

Again Jesus tells his disciples, “If you forgive the sins of any, they are forgiven them; if you retain the sins of any, they are retained.” “Sin” in John’s Gospel is not primarily a moral category; rather, it is fundamentally unbelief, the refusal to receive the revelation of God in the person of Jesus. Jesus is not giving his disciples some special power to decide whose sins will be forgiven and whose will not. Rather, it means to be sent, to make known the love of God that Jesus himself has made known. As people come to know and abide in Jesus, they will be “released” from their sins. If, however, those sent by Jesus fail to bear witness, people will remain stuck in their unbelief; their sins will be “retained.”

Jesus breathes the Spirit into his followers to enliven and transform for mission. We rejoice in these gifts. By spreading the good news of resurrection to the world where the power of death dominates, and by encouraging and healing those who are weeping, we can release people from their sins and oppressions. We are called to proclaim the good news that God defeated the worldly power by raising Jesus from the dead. "Receive the Holy Spirit, receive my body and blood, let my heart beat in your body," Jesus said. As the people of Easter, we are called out to set people free from the power of death and despair. Jesus says to us, "go out and bless people with the power of life."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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