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 후 세번째 주일 / 6월 첫번째 주일

사마리아 사람과 아프리카 사람

사도행전 8:5-8, 34-40

정해빈 목사 





1. 사도행전을 보면 우리의 신앙생활이 크게 3가지 단계를 거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는 부활 신앙을 통해 잃어버렸던 신앙을 되찾는 단계입니다. 예수님이 처형당하신 후 제자들은 뿔뿔이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했던 하나님 나라의 열정이 다 없어졌습니다. 신앙도 잃어버렸고 용기도 잃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부활 체험을 하고 나서 잃어버렸던 신앙을 되찾았습니다. 부활 신앙은 잃어버렸던 신앙, 실패했던 신앙을 되찾게 해 줍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죽음에서 다시 일으키셨다,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다시 살아 나셨다, 주님께서 나에게 나타나셨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부활 체험을 한 사람은 두 번 다시 신앙을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나타셨다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체험 신앙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신앙의 두 번째 단계는 성령 체험을 통해서 모이는 교회를 만드는 단계입니다. 제자들은 부활 체험을 통해 잃어버렸던 신앙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개인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함께 모이지 못했습니다. 부활 체험에 더해서 성령 체험이 필요했습니다. 부활 체험이 잃어버렸던 신앙을 되찾게 해 준다면 성령 체험은 모이는 교회를 만들어 줍니다. 성령이 역사하면 교회가 생겨납니다. 부활 체험을 통해 잃어버렸던 신앙을 되찾은 제자들은 성령 체험을 통해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때 비로소 제자들은 모이는 교회를 만들고 함께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찬양하고 기도했습니다. 함께 모여 사랑을 나누고 물질을 나누었습니다. 함께 모이는 교회를 통해 예수께서 하신 하나님 나라 사역을 이어갔습니다.


신앙의 세 번째 단계는 흩어지는 단계입니다. 부활 체험과 성령 체험을 통해 잃어버렸던 신앙을 되찾았고 함께 모이는 교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성령께서는 우리들을 모이는 교회에만 머물게 하지 않으시고 우리들을 세상으로 흩어지게 하셔서 세상 사람들과 만나게 하시고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십니다. 이것이 신앙의 세 번째 단계입니다. 교회는 제일 먼저 모이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모여야 힘이 납니다. 모이지 않으면 힘이 나지 않습니다. 모든 성도님들이 일주일에 한번 주일 예배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말씀을 공부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교회의 첫 번째 사명은 모이는 교회입니다. 교회는 영적으로 주님의 몸과 같습니다. 머리와 가슴과 다리, 손과 발이 모여 한 몸을 이루어야 합니다. 서로 모여 영적인 한 몸을 이루어서 서로가 서로를 돌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도 하늘로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모여서 신앙생활 하여라, 모여서 기도하여라, 모여서 서로가 서로를 돌보아라, 내 양들을 먹여라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교회는 모이는 단계에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잘 모였으면 또 잘 흩어져야 합니다. 교회는 모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흩어지는 것이 목적입니다.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래서 영적인 힘을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받은 힘을 가지고 세상으로 흩어져서 세상을 섬기고 변화시켜야 합니다.


간혹 교회들을 보면 흩어지기는 잘하는데 모이는 것은 잘하지 못하는 교회가 있고 반대로 모이는 것은 잘하는데 흩어지는 것은 잘 하지 못하는 교회가 있습니다. 모이는 것도 잘해야 하고 흩어지는 것도 잘해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교회들이 흩어지는 것을 소홀히 합니다. 세상은 더럽고 무서운 곳이니까 세상으로 흩어지지 말고 교회에 가만히 모여 있으라고 가르치는 교회가 많이 있습니다. 어떤 교회를 가보면 일주일 내내 교인들을 붙잡아 둡니다. 화요일에는 화요성경공부, 수요일에는 수요예배, 목요일에는 구역장교육, 금요일에는 금요기도회, 토요일에는 주일 준비, 주일에는 주일 예배, 이렇게 교인들을 일주일 내내 교회에 붙잡아 둡니다. 그렇게 교인들을 일주일 내내 붙잡아 두면 가정생활은 언제하고 직장생활은 언제하고 세상활동은 언제 하겠습니까? 교인들은 동네 청소도 열심히 하고 학교 봉사도 열심히 하고 지역 봉사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흩어지지 않고 우리들끼리만 모여 있으면 안 됩니다. 교회는 먼저 모여 예배드리고 은혜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은혜를 받았으면 그 받은 은혜를 가지고 세상으로 흩어져서 복을 베풀고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2. 오늘 우리가 읽은 사도행전 말씀에는 모이기에 힘썼던 예루살렘 교회가 큰 박해로 인해서 사방으로 흩어지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자들이 교회에 모여서 뜨겁게 예배드리고 기도했습니다. 물질과 음식을 서로 나누고 모든 사람을 차별없이 환영했습니다. 그랬더니 기적이 일어나서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보수적인 유대교 지도자들이 초대 교회를 박해해서 사도들을 제외하고 헬라 말을 하는 교인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스데반이 순교를 당하고 나머지 교인들은 유대 지방과 사마리아 지방으로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교회에 박해가 일어난 것이 슬프고 고통스럽습니다. 박해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아주 큰 교회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교인들이 사방으로 흩어져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예루살렘 교회가 흩어지지는 않고 모이기만 하니까 성령께서 더 많은 일을 하라고 교인들을 사방으로 흩어지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예루살렘 교회의 헬라파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빌립이 박해를 피하기 위해 사마리아 지방으로 갔다가 거기서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기사와 이적을 행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원래 유대 사람들과 사마리아 사람들은 사이가 좋지 않아서 유대 사람들이 사마리아 지방에 잘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빌립은 사마리아 지방으로 들어가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예루살렘 교회에 박해가 일어난 것이 전화위복이 되어서 빌립이 사마리아에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외부적으로 어떤 계기가 주어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낯선 지역, 낯선 사람들을 내가 일부러 찾아가서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다 습관적으로 잘 아는 사람을 만나고 잘 아는 지역을 찾아갑니다. 낯선 사람, 낯선 지역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령께서는 우리를 도전하셔서 낯선 사람을 만나고 낯선 지역을 찾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이 살고 있으니 그곳에 가서 복음을 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빌립은 성령의 음성에 순종해서, 유대 사람들이 멸시하는 사마리아 지역에 찾아가서 그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사마리아 지역에서 선교하던 빌립은 또 한번 성령의 이끄심을 받아 이집트로 가는 남쪽 땅 가사에 도착하게 되고 거기서 에티오피아 내시를 만나게 됩니다. 에티오피아 여왕의 내시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예루살렘에 예배하러 왔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마침 성경을 읽고 있었습니다. 빌립은 이 사람을 만나 성경을 설명해 주고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빌립에게 있어 사마리아 사람도 낯선 사람이었지만 에티오피아 내시는 더 낯선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첫째 흑인이었고 둘째 거세당한 내시였습니다. 유대교 기준으로 보면 가까이 하면 안 되는 멸시해도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빌립은 인종에 대한 편견, 성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고 그에게 다가가 복음을 전했습니다. 낯선 사람들을 찾아가고 환영하고 낯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성령의 사역이라는 것을 오늘 말씀은 다시 한번 가르쳐 줍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캐나다연합교회 토론토 연회에서 담요 운동(Blanket Exercise)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강당 바닥에 담요 수십 장을 깔아놓고 사람들이 담요 위에서 움직입니다. 담요는 캐나다 지도를 가리키는데 지난 수백 년 동안 원주민들이 살았던 캐나다 땅이 어떻게 조금씩 변해갔는지, 정착민들이 어떻게 원주민들 땅을 조금씩 빼앗았는지를 몸으로 체험하게 합니다. 강당에 모인 사람들은 담요 운동을 하면서 원주민 역사, 캐나다 역사를 몸으로 체험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지난 역사를 배우고 회개하고 원주민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1시간 정도 담요 위를 걸으면서 실습을 하다보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눈을 뜨게 하시고 우리를 낯선 곳으로 인도하셔서 이전에 알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이전에 알지 못했던 역사를 알게 하십니다. 인종의 편견을 깨트리고 낯선 사람들을 환영하게 하십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난민들이나 원주민들이 사마리아 사람들과 아프리카 사람들일 수도 있습니다. 집과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 가는 것이 두렵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예전에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됩니다. 집과 고향을 떠난 청년 여러분, 성령께서 나를 더 넓은 곳으로 인도하셨음을 깨닫기 바랍니다. 우리를 낯선 곳으로 부르시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낯선 사람들을 환영하고 그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The Samaritans and the Africans

Acts 8:5-8, 34-40


At that time the church in Jerusalem suffered terribly. All of the Lord's followers, except the apostles, were scattered everywhere in Judea and Samaria. Saul started making a lot of trouble for the church. He went from house to house, arresting men and women and putting them in jail. The Lord's followers who had been scattered went from place to place, telling the good news. Philip went to the city of Samaria and told the people about Christ. They crowded around Philip because they were eager to hear what he was saying and to see him work miracles. Many people with evil spirits were healed, and the spirits went out of them with a shout. A lot of crippled and lame people were also healed. Everyone in that city was very glad because of what was happening. (Acts 8:1-8)


The official said to Philip, "Tell me, was the prophet talking about himself or about someone else?" So Philip began at this place in the Scriptures and explained the good news about Jesus. As they were going along the road, they came to a place where there was some water. The official said, "Look! Here is some water. Why can't I be baptized?" He ordered the chariot to stop. Then they both went down into the water, and Philip baptized him. After they had come out of the water, the Lord's Spirit took Philip away. The official never saw him again, but he was very happy as he went on his way. Philip later appeared in Azotus. He went from town to town, all the way to Caesarea, telling people about Jesus. (Acts 8:34-40)


The acceptance of the message about Jesus among the Samaritans marks another crucial step in the expansion of boundaries for the early Christ movement. We know not only who the Samaritans are, but also of the tension/distrust that have existed between Jews and Samaritans since the post-exilic period. The transcending power of the gospel continues in the another episode. Philip is instructed by an angel to go to the road the runs from Jerusalem to the southwest toward Gaza, an important city on the Mediterranean coast. There he encounters an Ethiopian eunuch who was returning to Ethiopia from Jerusalem, where he had been to worship, presumably in the Temple. This Ethiopian official would not have been permitted to worship in the Temple, not because of his race, nationality, or status, but because of his sexual identity. The race, nationality, or sexual identity of the person did not seem to matter to Philip. Today's stories show that the gospel transcends ethnic, racial, and cultural boundaries constructed by hate, fear, and tradition. Today’s scriptures instructs us to go out beyond our limits and to meet and welcome today’s Samaritans and Africans.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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