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 후 일곱번째 주일 / 7월 첫번째 주일

사자와 들나귀, 야곱이 걸어온 길

창세기 49:8-9, 22-26

정해빈 목사





1. 오늘은 우리 교회가 2016년 여름 야외 예배로 드리는 날입니다. 지난 7월 1일은 제149주년 캐나다 건국기념일(Canada Day)이었고 오늘은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첫번째 주일입니다. 나무와 잔디와 시냇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공원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야외 예배를 맞아서 “사자와 들나귀, 야곱이 걸어온 길”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려고 합니다. 창세기를 보면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이삭을 낳았고 이삭은 쌍둥이 에서와 야곱을 낳았는데 에서가 먼저 나왔고 야곱이 그 다음에 나왔습니다. 야곱은 첫째로 태어나고 싶어서 형 에서의 발뒤꿈치를 붙잡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옛날에는 첫째 아들이 집안의 대부분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첫째 아들로 태어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야곱은 본래 꿈과 욕심이 많은 사람이어서 어떻게 해서든지 첫째로 태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형이 빨리 못나오게 발뒤꿈치를 붙잡았지만 어쩔 수 없이 둘째 아들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창세기 25장을 보면 유명한 팥죽 이야기가 나옵니다. 형 에서는 성격이 급하고 밖에서 사냥하는 사람이 되었고 야곱은 성격이 차분하고 집에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에서는 생각하지 않고 몸으로 사는 사람이 되었고 야곱은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 꾀를 부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형 에서는 장자로 태어났지만 장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별로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믿음의 조상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들에 나가서 사냥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야곱은 둘째 아들로 태어났지만 장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냥을 마치고 돌아온 에서에게 “내가 팥죽을 끓여 줄 터이니 내게 장자권을 넘기라”고 말했습니다. 배가 고픈 에서는 장자권을 야곱에게 넘기게 되었고 나중에 야곱은 아버지가 운명할 때에 에서로 위장해서 아버지로부터 장자의 축복을 받게 됩니다. 에서는 나중에 이 모든 사실을 알고 나서 야곱을 죽이려고 하였고 야곱은 화가 난 에서를 피해서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을 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야곱이라는 사람이 주어진 운명에 따라 살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지 운명을 바꾸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주어진 운명이 있는데 그냥 운명대로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운명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야곱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들 모두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운명이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운명은 아무리 바꾸고 싶어도 내 힘으로 쉽게 바꿀 수가 없습니다. 야곱처럼 첫째가 아니라 둘째나 막내로 태어나서 형이나 언니 옷을 물려받으면서 자란 사람은 왜 나는 첫째로 태어나지 않고 막내로 태어났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 사람은 왜 나는 가난한 부모 밑에서 태어났을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내가 좀 더 예쁘고 잘 생긴 모습으로 태어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태어난 환경/집안/배경이 더 좋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하늘로부터 주어진 운명이라 내 힘으로 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오늘날에는 어떻게 태어나느냐 보다 내가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옛날에는 태어난 그대로 평생 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첫째로 태어났으면 첫째로 살아야 하고 둘째로 태어났으면 둘째로 살아야 합니다. 노비의 자식은 노비로 살아야 합니다. 조선 시대 허균이 쓴 [홍길동]을 보면 홍길동이 서자, 첩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과거시험도 볼 수 없고 무과 시험도 볼 수 없어서 나중에 의적이 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렇게 옛날에는 한번 운명이 정해지면 그대로 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자신의 운명에 저항했습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싶었습니다. 할 수만 있으면 둘째 아들이 아니라 첫째 아들, 장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야곱에게는 인생에서 성공하고 싶은 의지/목표/야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 잔꾀를 부리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속이기도 했습니다. 주어진 인생에 만족하지 않고 열심히 자기 인생을 개척하려는 모습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입니다.


2. 형 에서를 피해서 외삼촌의 집으로 도망 간 야곱은 거기서도 7년간 열심히 일해서 외삼촌의 딸과 결혼을 했습니다. 원래는 둘째 딸 라헬을 사랑했는데, 결혼식을 치르고 보니 큰 딸 레아가 방에 누워있었습니다. 야곱이 외삼촌 라반에게 항의하니까 라반은 우리 지역에서는 큰 딸이 먼저 결혼해야만 하는 전통이 있어서 어쩔 수가 없다고 말을 합니다. 7년 일해서 큰 딸과 결혼했으니 7년 더 일하면 작은 딸을 주겠다고 말을 합니다. 야곱은 할 수 없이 7년 더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야곱은 여기서 또 한 번 크게 절망을 합니다. 둘째 아들이라는 운명에 저항해서 어렵게 장자권을 빼앗고 여기로 왔는데 여기에 와보니 둘째 딸과 결혼하고 싶어도 첫째 딸과 먼저 결혼해야 한다는 운명을 또 만났습니다. 그 당시 사회의 제도/관습/문화가 야곱의 뜻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래도 야곱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또 7년을 머슴 같이 일하고 나서 사랑하는 라헬과 결혼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아들로 태어났지만 둘째 아들로 살지 않고 적극적으로 운명을 바꾸었습니다. 결혼은 첫째 딸과 해야 한다는 운명을 따르지 않고 더 노력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습니다. 그렇게 야곱은 적극적으로 운명을 개척하는 사람이 되었고 그래서 성공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자기 꿈을 이루었고 아브라함/이삭의 뒤를 이어서 믿음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첫째 부인 레아와 둘째 부인 라헬 및 다른 부인들을 통해서 12지파를 낳았습니다. 야곱은 자연스럽게 이스라엘 12지파의 실제적인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창세기 49장 말씀을 보면 야곱이 죽기 전에 자신의 12 아들을 축복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첫째 부인 레아에게서 난 대표적인 아들이 유다였고 둘째 부인 라헬에게서 난 아들이 요셉이었습니다. 야곱은 첫째 부인에게서 난 유다에게 너는 사자 새끼 같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다야, 너는 사자 새끼 같을 것이다. 너는 움킨 것을 찢어 먹고 굴로 되돌아갈 것이다. 엎드리고 웅크리는 모양이 수사자 같기도 하고 암사자 같기도 하니 누가 감히 범할 수 있으랴!” 둘째 부인에게서 난 요셉에게는 너는 들나귀와 같고 샘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요셉은 샘 곁에 있는 들망아지, 언덕 위에 있는 들나귀다. 사수들이 잔인하게 활을 쏘며 달려들어도 사수들이 적개심을 품고서 그를 과녁으로 삼아도 요셉의 활은 그보다 튼튼하고 그의 팔에는 힘이 넘친다. 너의 조상의 하나님이 너를 도우시고 전능하신 분께서 너에게 복을 베푸시기 때문이다. 위로 하늘에서 내리는 복과 아래로 깊은 샘에서 솟아오르는 복과 젖가슴에서 흐르는 복과 태에서 잉태되는 복을 베푸실 것이다.” 여기 나오는 사자는 야곱의 인생을 가리킵니다. 야곱은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서 사자처럼 살았습니다. 목표를 향해 달려들었고 목표를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목표를 향해 달려들다 보니 얻는 것도 있었지만 잃어버린 것도 많았습니다. 너무 자기 목표만을 위해서 살다보니 가족을 소홀히 하게 되었고 가족 간에 비극이 많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유다도 자기와 비슷하게 사자처럼 살았습니다. 그런데 요셉은 사자처럼 살지 않고 들나귀처럼 살았습니다. 연약한 들나귀처럼 살았지만 하나님께 쓰임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야곱은 나이가 들면서 사자보다 들나귀가 더 낫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들나귀는 약해서 쉽게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지켜 주시니 아무도 들나귀를 건드리지 못합니다. 둘째 부인에게서 낳은 요셉이 그랬습니다. 사냥꾼들이 달려들어도 하나님이 도우시니 아무도 요셉을 해칠 수 없었습니다. 야곱은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야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습니다. 야곱은 사자 같은 용기와 능력은 있었으나 들나귀와 같이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고 의지하는 마음, 순수하고 정직한 마음이 없었습니다. 야곱에게서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운명을 바꾸어서 성공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발견합니다. 야곱은 도전하는 사람이었고 씨름하고 경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야곱의 열정은 우리가 본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성경은 사자 같은 유다가 아니라 들나귀 같은 요셉이 더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은 사자 같은 사람이 아니라 들나귀 같은 사람입니다. 결국 마지막에는 온유한 사람이 승리합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잔꾀를 부리지 말고, 힘들고 어려워도 바르고 진실되게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바로 그럴 때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 주시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복과 땅에서 올라오는 복으로 우리를 축복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아멘.


Lion and donkey, Jacob's life

Genesis 49:8-9, 22-26


Jacob called his sons together and said: My sons, I am Jacob, your father Israel. Come, gather around, as I tell your future. Judah, you will be praised by your brothers; they will bow down to you, as you defeat your enemies. My son, you are a lion ready to eat your victim! You are terribly fierce; no one will bother you. You will have power and rule until nations obey you and come bringing gifts. You will tie your donkey to a choice grapevine and wash your clothes in wine from those grapes. Your eyes are darker than wine, your teeth whiter than milk. (Genesis 49:1-2, 8-12)


Joseph, you are a fruitful vine growing near a stream and climbing a wall. Enemies attacked with arrows, refusing to show mercy. But you stood your ground, swiftly shooting back with the help of Jacob's God, the All-Powerful One-- his name is the Shepherd, Israel's mighty rock. Your help came from the God your father worshiped, from God All-Powerful. God will bless you with rain and streams from the earth; he will bless you with many descendants. My son, the blessings I give are better than the promise of ancient mountains or eternal hills. Joseph, I pray these blessings will come to you, because you are the leader of your brothers. (Genesis 49:22-26)


Jacob called Judah a lion's whelp and said that his brothers will praise him and his hand will be on the neck of his enemies. Judah, who was born from Jacob's first wife Leah, symbolizes Jacob's dauntlessness and defiant spirit. Inheriting his father's purpose driven life, Judah became an actual leader of his brothers. Whereas Jacob called Judah a lion, he called Joseph, who was born from Jacob's second and beloved wife Rachel, a donkey or a fruitful vine growing near a stream. Although the archers fiercely attack him, the hands of the Mighty One of Jacob and the name of the Shepherd, the Rock of Israel, will keep him. Jacob realized in his old age that a donkey or a vine growing near a stream get God's favour more than a lion. God chose not Judah, but Joseph to be in the line of ancestors of faith, following Abraham, Isaac, and Jacob. A donkey is weak but gentle and mild. Nobody can attack a donkey because God keeps him. Today's scripture says that not a lion-like person but a donkey or a vine-like person will be the person of God.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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