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첫번째 주일
세리와 죄인을 함께 부르다
마가복음 2:13 - 17
정해빈 목사



1. 최근에 분노 범죄 이야기를 다룬 대한 한국 시사 프로그램을 본 적 있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상대방에게 해를 입히는 것을 분노 범죄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서 앞차가 갑자기 위험하게 끼어들기를 하니까 뒤차가 빵빵 소리를 냅니다. 그러자 앞차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차를 세우더니 차에서 방망이를 꺼내서 뒤차를 마구 치기 시작합니다. 주차장 입구에서 어떤 차가 길을 막고 있어서 뒤에서 운전하는 사람이 차를 빼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앞차 운전사가 나와서 뒤차 운전자에게 폭력을 휘두릅니다. 지하철에서 어떤 사람이 너무  떠드니까 옆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조용히 하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그 말을 들은 남자가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하고 협박을 합니다. 그렇게까지 화를 낼이 아닌데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범죄를 저지르는 일들이 자주 벌어집니다. 보통은 옷깃만 스쳐도 ‘미안합니다’ 말을 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미안합니다’ 말하기는커녕 니가 뭔데 남의 일에 간섭하냐고 화를 냅니다. 왜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날까? 전문가들은 한두 가지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첫째로는 사람이 너무 심한 스트레스를 계속 받으면 마지막에는 자신도 그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해서 누가 살짝만 건드려도 쌓였던 스트레스가 폭발하게 됩니다. 두 번째로는 세상에 대한 분노와 원망 때문에 화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크게 실패했다든지 차별을 받았다든지 사회가 불공평하다는 것을 경험한 사람은 세상에 대한 분노를 감당하지 못해서 역시 누가 살짝만 건드려도 분노를 터트리게 됩니다.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는 상태를 분노조절장애(Anger Disorder)라고 부릅니다. 분노조절장애에는 충동형과 습관형 두 가지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충동형은 원래 성격이 다혈질이어서 사소한 일에도 자주 화를 내는 경우를 말합니다. 습관형은 습관적으로 일부러 자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화를 내는 경우를 말합니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자 할 때 목소리가 크면 유리하다는 사실을 알고 습관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이 경우입니다. 충동적으로 또는 습관적으로 자주 화를 내는 사람은 분노관리(Anger Management)를 통해서 자기 마음을 잘 다스리면 고칠 수 있습니다. 개인적 분노는 충동적이고 습관적이라 하더라도 큰 문제가 아닙니다. 개인의 문제는 개인이 고치면 됩니다. 그런데 분노의 원인이 개인이 아니라 사회일 때는 그 처방이 복잡합니다.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고 부패할 때 사람들은 그런 사회에 대해 원망과 분노를 품게 됩니다. 사회 정의가 땅에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분노하는 사람들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의 분노를 잠재우려면 잘못된 사회를 고쳐야 합니다. 사람들 중에는 사회로부터 받은 분노를 풀 데가 없어서 자신을 학대하고 가족과 이웃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부부 싸움도 더 많이 하고 가정 폭력도 더 많이 일으키는 것은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사회로부터 받은 화를 풀 데가 없어서 가까운 가족들에게 화를 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인 분노 중에서 가장 마음이 아픈 경우는 잘못된 사회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더 약한 사람들에게 푸는 경우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갑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갑과 을, 갑은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고 을은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갑이 을에게 횡포부리는 것을 갑질이라고 합니다. 갑이 을에게 횡포를 부리면 을은 갑에게 분노를 품게 됩니다. 그렇다고 을이 갑에게 항의를 하자니 갑이 무섭고 그러다보니 갑에게 대들지는 못하고 자기보다 더 약한 을에게 횡포를 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가슴 아픈 경우가 이 경우입니다. 편의점 주인이 편의점 회사로부터 이러저리 시달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편의점 회사와 싸우지는 못하고 대신 자기 밑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분풀이를 합니다. 을이 더 약한 을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입니다. 이런 식의 분노의 악순환은 없어져야 합니다. 약한 사람이 더 약한 사람을 괴롭히면 안 됩니다. 약한 사람들끼리 싸우면 세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 합니다.

2. 오늘 우리가 읽은 마가복음 말씀을 보면 예수께서 세리와 죄인들을 부르셔서 함께 식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먼저 알패오의 아들 레위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오너라” 말씀하셨습니다. 마가복음은 알패오의 아들 레위라고 했는데 마태복음에서는 레위 대신에 마태라고 쓰여 있습니다. 아마도 알패오의 아들의 진짜 이름은 마태이고 레위는 마태가 속한 지파를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본래 레위 지파는 제사를 드리고 성전을 관리하는 거룩한 사람들인데, 어쩐 일인지 지금 마태는 세관에 앉아 있습니다. 세관에 앉아 있다는 말은 레위가 지금 세관에서 돈을 세고 있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가장 거룩한 일을 해야 할 사람이 지금 로마를 대신해서 세금을 걷고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 백성들은 세리들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로마의 앞잡이 들이었고 매국노와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당시 세리들은 제국과 성전을 대신해서 세금을 걷었을 뿐만 아니라 세금을 더 걷어서 자기 잇속을 채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은 레위 지파 사람 마태가 세관에 앉아 있다고 말합니다. 돈을 좋아해서 세리가 되었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세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세상에는 늘 원하지 않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 약자들이 있습니다. 본래는 가장 거룩한 지파에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돈을 만지고 있는 레위,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세관 일을 보고 있는 레위, 신앙 양심과 돈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레위를 보시고 예수께서는 나를 따르라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레위의 집에 초대를 받으셨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세리들과 죄인들이 예수님 일행과 함께 한 자리에 앉았습니다. 예수님 주변에 3종류의 사람들, 세리들과 죄인들과 제자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광경을 본 율법학자들이 “저 사람은 세리들과 죄인들과 어울려서 음식을 먹습니까?” 따지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과 식사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세리들은 로마의 앞잡이들이고 민족의 원수인데 어떻게 세리들과 함께 식사할 수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또 죄인들은 종교적으로 율법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율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하고 함께 식사할 수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세리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도 놀랍고 죄인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점은 예수께서 세리들과 죄인들을 같이 불러서 함께 식사를 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세리들과 죄인들은 서로 사이가 좋을까요? 안 좋을까요? 세리들과 죄인들은 평소에도 같이 식사를 같이 했을까요? 안했을까요? 그들은 평소에 같이 식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사이는 좋지 않았습니다. 세리들과 죄인들은 사회적으로 보면 갑이 아니라 을이었습니다. 세리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세금을 걷어야만 하는 사람들이었고, 죄인들도 역시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정결법 같은 율법을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세리들과 죄인들은 모두 가난한 사람들이었고 사회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같은 처지에 있으면서도 세리들과 죄인들은 사이가 좋지 못했습니다. 죄인들은 세금 걷는 세리들을 싫어했고 세리들은 자기들을 무시하는 죄인들을 역시 싫어했습니다. 사회적으로 보면 다같이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배척하고 미워하며 지냈습니다.

예수께서는 세리들과 죄인들을 함께 불러서 그들과 식사하셨습니다. 그들을 위로하시고 그들을 화해시키셨습니다. 식민지 백성으로서 살다 보면 서로 사이가 멀어지고 원수 되기가 쉽습니다. 삶이 어렵고 생활이 어려우면 이웃에게 신세를 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서로 사이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 살기가 힘들면 마음 속에 분노가 치솟게 되고 그 분노를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풀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세리들과 죄인들을 같이 부르셔서 그들이 한 식탁에 앉게 하셨습니다.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해야 하고 원수를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원수는 원수가 된 가까운 이웃을 가리킵니다. 예수께서는 무너진 갈릴리 공동체를 다시 회복시키셨습니다. 제일 가슴 아픈 경우는 힘들게 사는 을들이 서로 싸우는 것입니다. 을과 을이 싸우면 갑이 좋아합니다. 지배자들은 언제나 을끼리 서로 싸우게 만듭니다. 그래야 지배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같은 민족이 서로 싸우면 다른 민족들이 좋아합니다. 우리들은 캐나다에서 소수민족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갑이 아니라 을입니다. 물론 캐나다는 이민자의 땅이기 때문에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사회 모든 분야의 대다수를 백인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갑이 아닌데 괜히 갑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갑이 아니라 을이라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러면서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들은 을이기 때문에 같은 을끼리 싸우면 안 됩니다. 한국 사람끼리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차라리 싸우려면 백인들하고 싸워야 합니다. 예수께서는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오지 않고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세리와 죄인들을 한 자리에 부르셔서 그들을 위로하시고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라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고 용서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Tax collectors and sinners together
Mark 2:13 - 17

Once again, Jesus went to the shore of Lake Galilee. A large crowd gathered around him, and he taught them. As he walked along, he saw Levi, the son of Alphaeus. Levi was sitting at the place for paying taxes, and Jesus said to him, "Come with me!" So he got up and went with Jesus. Later, Jesus and his disciples were having dinner at Levi's house. Many tax collectors and other sinners had become followers of Jesus, and they were also guests at the dinner. Some of the teachers of the Law of Moses were Pharisees, and they saw that Jesus was eating with sinners and tax collectors. So they asked his disciples, "Why does he eat with tax collectors and sinners?" Jesus heard them and answered, "Healthy people don't need a doctor, but sick people do. I didn't come to invite good people to be my followers. I came to invite sinners." (Mark 2:13-17)

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 (IED) involves repeated episodes of impulsive, aggressive, violent behavior or angry verbal outbursts in which you react grossly out of proportion to the situation. Road rage, domestic abuse, throwing or breaking objects, or other temper tantrums may be signs of 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 People with 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 may attack others and their possessions, causing bodily injury and property damage. They may also injure themselves during an outburst. Later, people with 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 may feel remorse, regret or embarrassment. If you have 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 treatment may involve medications and psychotherapy to help you control your aggressive impulses. IED also occurs when an aggressive, closed, and unequal society tries to control people. In this case, can only social just transform this type of society.

Today's scripture said that some teachers of the Law of Moses were angry, because Jesus ate with many tax collectors and sinners. They thought that Jesus should not eat with them, because tax collectors were greedy and cooperated with the Roman authorities by raising taxes upon the same residents, and sinners were so poor that they could not observe the Holiness Code. But Jesus invited them to his banquet. Moreover, Jesus saw Levi sitting at the place for paying taxes. Jesus made him one of his disciples. Levi, one of the twelve tribe names of Israel, was supposed to work in the temple and lead worship. But he was sitting in the tax house. Why sitting in the tax house instead of the holy house? Probably since he was so poor that he had to work as a tax collector for a living.

Jesus invited tax collectors and sinners together. Jesus had them sit and eat together. Jesus did not call them separately but invited them together. Although both were suffering from the Roman authorities, they hated each other. While sinners despised tax collectors who exploited their possessions, tax collectors did not like sinners since they were poor. Jesus healed their angers against each other and let them live together in the same village. Jesus said to them, "forgive each other and love your enemy." The Kingdom of God, Jesus said, comes from solidarity and forgiveness between those who lived under socio-political oppression. Rulers in the world always try to control people effectively by making them fight each other. When we give out our anger not toward those powerful but our helpless neighbours for small reasons, our life will be more and more distorted. When we help each other, and are collectively responsible to social issue, God's justice comes closer to us.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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