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절 후 여섯번째 주일
안식의 뜻은 사람 회복
마태복음 12:1 - 8
정해빈 목사

 

1. 히브리 백성들, 유대인들이 인류에게 준 최대의 선물이 있다면 그것은 안식일입니다. 안식일 제도로 인해서 인류의 삶은 윤택해지고 풍성해 졌습니다. 일주일이 5일이었다면 너무 빨리 돌아오고 10일이었다면 한주가 지나는데 너무 멀게 느껴집니다. 일주일을 7일로 잡은 것은 사람의 생각이나 습관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적절해 보입니다. 우리의 삶에는 리듬이 있습니다. 밤과 낮의 리듬대로 밤에는 자고 낮에는 일어나야 합니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의 리듬대로 살아야 합니다. 오늘 캐나다 토론토 날씨가 영하 25도인데 겨울이 있으면 겨울의 리듬대로 맞추어 살아야 합니다. 또 한 달의 리듬이 있고 일주일의 리듬이 있습니다. 월화수목금토일이 있어서 주중에는 일하고 일요일에는 쉽니다. 일요일이 지나면 새로운 일주일이 시작됩니다. 자연과 시간이 주는 이런 리듬을 잘 타야 우리의 삶이 풍성해지고 건강해집니다. 히브리 백성들은 안식일을 만들어서 안식일을 기준으로 삶이 돌아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삶의 어떤 기준 없이 세상을 살게 되면 시간이 그냥 흘러가기가 쉽고 삶이 무의미해지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안식일이라는 기준을 만들어서 그 기준을 중심으로 삶을 정하면 삶이 의미가 있게 되고 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되고 일할 때와 쉴 때를 구분하게 됩니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기준으로 삶을 정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을 더 의미있게 쓸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더 지혜롭고 똑똑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안식일을 지키면 똑똑해 집니다. 안식일의 삶과 시간을 의미있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 조상들도 음력 24절기 같은 것을 통해서 나름대로 시간을 계산하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매일매일의 삶에 기준과 의미를 부여한 것에 있어서는 히브리 백성들이 대표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구약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정하신 두 가지 목적이 나옵니다. 첫 번째 목적은 기쁨이고 두 번째 목적은 쉼입니다. 창세기를 보면 하나님께서는 6일 동안 세상을 만드시고 7일째 되는 날 쉬셨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6일은 하루 24시간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하나의 창조가 끝나는 긴 시간을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 쉬셨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최선을 다해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셨기 때문에 하나님도 지치셔서 하루 쉬셨다는 뜻도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제 세상을 다 만드셨기 때문에 당신이 만드신 세상과 교제하기 위해서 시간을 보내셨다는 뜻도 됩니다. 6일 동안 일을 하셨다면 7일째 되는 날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시고 가만히 세상을 보고 기뻐하셨습니다. 일곱째 날은 기뻐하는 날이고 피조물들과 교제하는 날이고 세상을 축복하는 날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일곱째 날은 미래의 하나님 나라, 창조의 완성을 가리킵니다. 영적으로 보면 창조는 계속 진행 중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주일 캐나다연합교회 새신조 “우리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만물을 창조하셨고 지금도 창조하시며” 이렇게 고백을 합니다. 하나님께서 여섯째 날에 사람을 만드셨다고 했는데 아직 사람 창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불완전하고 약한 것은 사람 창조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계속 더 완전하게 창조되어야 합니다. 참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창조의 마지막 단계는 사람 창조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여전히 6일째 되는 날을 살고 있습니다. 사람의 창조가 끝나면 마지막 일곱째 되는 날이 시작될 것입니다. 일곱째 되는 날은 창조가 완성되는 날이요 모든 우주 만물이 안식하는 날입니다. 모든 세상 만물이 서로가 서로를 해치지 않고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과 교제하는 그날, 더 이상 죽음도 없고 질병도 없고 싸움도 없는 그날을 가리킵니다. 우리가 매주일 안식일을 지킨다는 것은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한다는 뜻도 되고 더 나아가 미래에 있을 창조의 완성을 미리 축하하고 그날이 어서 오기를 기다린다는 뜻도 됩니다.

안식의 두번째 목적은 인간성 회복입니다. 출애굽기를 보면 하나님께서는 히브리 백성들에게 안식일을 지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일주일에 하루는 쉬어야 한다. 주인도 쉬어야 하고 일꾼도 쉬어야 하고 동물도 쉬어야 하고 땅도 쉬어야 한다. 너희들은 이집트에서 쉬지 못하고 매일 일하지 않았느냐, 이제부터는 안식일을 정해서 그날에는 모든 생명이 쉬게 하여라, 말씀하셨습니다. 안식일이 발전해서 안식년이 되었고 안식년이 발전해서 희년이 되었습니다. 안식일은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이고 안식년은 7년째 되는 해 땅이 쉬는 날이고 희년은 50년째 되는 해에는 종들과 땅이 원래 주인으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창세기에서는 창조의 완성과 기쁨이 안식일의 목적이라고 나오고 출애굽기에서는 사람의 쉼과 나눔이 안식일의 목적이라고 나옵니다. 따라서 창세기와 출애굽기를 종합해 보면 안식일의 목적은 첫째 창조의 기쁨과 완성, 둘째 인간성 회복, 2가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오늘 우리가 읽은 마태복음 12장 말씀을 보면 안식일에 제자들이 길을 가다가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잘라먹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자 바리새파 사람들이 안식일을 범했다고 따졌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 중에는 율법을 아주 엄격하게 지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안식일에는 절대로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식일에는 900미터 이상을 걸어가지도 않았고 음식을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이 사람들이 제자들의 행동을 가지고 예수님께 따졌습니다. 왜 안식일에 밖을 돌아다닙니까? 왜 안식일에 이삭을 추수합니까? 남의 밭에 들어가서 밀 이삭을 잘라먹은 것을 따진 것이 아니고 밀 이삭을 잘랐으니 일을 한 것이라고 따졌습니다. 아마도 제자들은 길가에 저절로 자란 밀 이삭을 잘라먹었을 것입니다. 당시에 배고픈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도 옛날 시골 길가에 있는 감나무를 따먹으면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의 눈에는 배고픈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법을 지켰느냐 지키지 않았느냐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본래 율법에 보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추수할 때 밭의 네 귀퉁이를 남겨두고 밭에 떨어진 이삭은 거두지 말라고 쓰여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 율법의 본래 정신인데 바리새파 사람들은 자기들 기준으로 안식일에 일한 것을 가지고 따졌습니다. 출애굽기에 나오는 안식일의 목적은 쉬지 못하는 사람을 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배고픈 사람은 배불리 먹어야 쉴 수 있습니다. 배고픈 사람을 먹여서 쉬게 만드는 것이 안식일의 본래 정신입니다.

예수께서는 다윗의 예를 들어 제자들을 옹호하셨습니다. 사무엘기상 21장을 보면 젊은 다윗이 사울 왕의 미움을 받아 도망다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난민이 되었습니다. 이리저리 도망다니던 다윗은 놉이라는 곳에 사는 아히멜렉 제사장을 찾아가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아히멜렉은 하나님께 바쳐졌던 떡을 다윗에게 주었고 그 덕분에 다윗은 목숨을 부지할 수가 있었습니다. 본래 하나님께 제사드린 떡은 제사장만 먹을 수 있었는데 아히멜렉은 그 떡을 다윗에게 주었습니다. 사울 왕을 피해서 목숨 걸고 도망다니는 다윗을 불쌍히 여기고 그를 보살펴 주었습니다. 사울 왕은 이 소식을 듣고 아히멜렉은 물론이고 아히멜렉과 같이 있는 제사장들과 놉 성에 사는 주민들을 다 죽였습니다. 도망다니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는 이유로 아히멜렉과 그 주변 사람들이 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이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당신들이 가장 존경하는 다윗 왕도 젊은 시절 도망다닐 때 제사장이 주는 떡을 먹고 살지 않았습니까? 배고픈 사람에게 떡을 주는 것이 안식일의 본래 정신입니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나는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고 자비를 원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참 종교는 사람을 풍성하게 하고 자유롭게 합니다. 사람을 구원하고 살리는 것이 종교가 해야 할 일입니다. 만약 종교가 사람을 속박하고 구속하고 괴롭힌다면 그것은 잘못된 종교입니다. 유엔 통계에 의하면 파키스탄 같은 이슬람 국가에서는 명예 살인(honor killing)이라고 해서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장에 의해 딸이나 아내나 친척 여성이 한해 5000명씩 살해당한다고 합니다. 집안에서 하라는 결혼을 안하면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해서 딸을 죽이는 것입니다. 아히멜렉 제사장은 전통보다는 사람을 살리는 쪽을 택했고 예수님도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안식일의 본래 정신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아히멜렉 제사장도 목숨을 잃었고 예수께서도 십자가에 달려 처형당하셨습니다. 어느 종교든지 오래도록 내려오는 전통이 있다면 일단 그 전통을 존중하고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 전통이 생명을 억압한다면 그 전통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본래의 신앙이 살아납니다. 예수께서는 안식일의 본래 정신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배고픈 사람을 먹이고 쉬지 못하는 사람을 쉬게 하고 억울하게 도망다니는 사람에게 도피처를 제공하는 것이 안식일의 본래 정신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안식일은 기쁨과 쉼이 있는 날입니다.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기뻐하는 날입니다. 미래에 완성될 창조의 완성을 바라보며 지금 여기서 감사와 기쁨의 예배를 드리는 날입니다. 자연과 교제하는 날입니다. 안식일은 동시에 인간성을 회복하는 날입니다. 음식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는 날입니다. 일주일에 6일이 나를 위해서 살았다면 일주일에 하루는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는 날입니다.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날입니다. 창조의 기쁨과 완성, 인간성의 회복, 주님이 주신 안식일의 뜻을 기억하고 살리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Sabbath for human being
Matthew 12:1 -8

One Sabbath, Jesus and his disciples were walking through some wheat fields. His disciples were hungry and began picking and eating grains of wheat. Some Pharisees noticed this and said to Jesus, "Why are your disciples picking grain on the Sabbath? They are not supposed to do that!" Jesus answered: You surely must have read what David did when he and his followers were hungry. He went into the house of God, and then they ate the sacred loaves of bread that only priests are supposed to eat. Haven't you read in the Law of Moses that the priests are allowed to work in the temple on the Sabbath? But no one says that they are guilty of breaking the law of the Sabbath. I tell you that there is something here greater than the temple. Don't you know what the Scriptures mean when they say, "Instead of offering sacrifices to me, I want you to be merciful to others?" If you knew what this means, you would not condemn these innocent disciples of mine. So the Son of Man is Lord over the Sabbath. (Matthew 12:1 - 8)

Sabbath seems one of the best gifts given to the humankind by the Jewish people. With the notion of Sabbath, we were able to measure the week and use time meaningfully. It indicates the day of rest and the seventh day of the week, on which religious Jews remember the Biblical creation of the heavens and the earth in six days and the Exodus of the Hebrews, and look forward to a future Messianic Age. Sabbath observance entails refraining from work activities, and engaging in restful activities to honor the day. Observing Sabbath is one of the most distinguished characters of Jewish people.

Sabbath has two meanings; one is to celebrate creation, and the other is to make people a rest. According to Genesis, the first book of the Bible, God created the world during the "six days," and then rested on the seventh day. God finished creation and had close relationship with all the creatures on that day. According to Exodus, the second of book of the Bible, God set Hebrew slaves free from Egypt, and ordered them not to work on seventh day and allow workers, animals, and even the earth to take a rest. God said, "Remember when you worked everyday as slaves in Egypt. Let every living creatures rest themselves." So Sabbath has two purposes; joy of creation and rest from work.

When some Pharisees said to Jesus, "Why are your disciples picking grain on the Sabbath? They are not supposed to do that!" Jesus answered: You surely must have read what David did when he and his followers were hungry. He went into the house of God, and then they ate the sacred loaves of bread that only priests are supposed to eat. Don't you know what the Scriptures say, "Instead of offering sacrifices to me, I want you to be merciful to others?" If you knew what this means, you would not condemn these innocent disciples of mine." Jesus proclaimed that the true meaning of Sabbath is to care others and to restore humanity. By feeding the hungry and providing refugees a shelter, we can make them have a true rest. Sabbath is day of joy and thanksgiving to God who created the world, yearning for the fulfillment of creation. It is also the day of rest and liberation, allowing everyone to have a rest with food and shelter. We we respect any religious traditions. But if they distort and oppress the life of human being, we must restore their true meaning. Religion is for human being, not human being for religion.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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