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일곱 번째 주일 / 5월 세번째 주일
욥기, 하나님께 불평하다
욥기 7:12 - 21
정해빈 목사

 

 



1. 시편에 나오는 150개의 시 중에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사람을 아름답고 귀하게 창조하셨는지를 노래한 시가 시편 8편입니다. “주 우리 하나님, 주님의 이름이 온 땅에서 어찌 그리 위엄이 넘치는지요? 저 하늘 높이까지 주님의 위엄 가득합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생각하여 주시며 사람의 아들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돌보아주십니까. 주님께서는 사람을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그에게 존귀하고 영화로운 왕관을 씌워주셨습니다. 주님께서 손수 지으신 만물을 다스리게 하시고 모든 것을 그 발아래에 두셨습니다. 크고 작은 온갖 집짐승과 들짐승까지도 하늘을 나는 새들과 바다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와 물길 따라 움직이는 모든 것을 사람이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얼마나 아름답고 귀하게 창조하셨는지를 노래했습니다. 창세기 1장도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사람을 가장 귀하게 창조하셨다고 기록을 했습니다. 우주 만물을 지으시고 마지막에 사람을 지으셨습니다. 그리고 사람으로 하여금 세상 만물을 다스리고 관리하게 하셨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귀하게 창조하시고 이렇게 귀한 권한을 주셨습니까?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고백한 시가 시편 8편입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시편 8편처럼 사람이 아름답고 내가 살아있는 것이 기쁘고 감사할 때가 있습니다. 살아있어서 좋다, 세상 살 맛이 난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을 합니다. 그러면 세상이 온통 좋아 보입니다. 군대 간 애인에게 편지를 보내면 군대에 간 사람은 그 편지 때문에 아무리 힘든 훈련도 견딜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자식을 고대하던 부부가 아기를 낳았을 때, 또는 손자 손녀를 보았을 때 아기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 그럴 때 세상 살맛이 나고 기쁨이 넘칩니다. 직장과 가게 사업이 잘 돼서 돈을 잘 법니다. 매일 돈을 자루에 담아 가지고 올 정도로 돈이 쌓이고 재산이 늘어납니다. 그럴 때도 세상 살맛이 나고 기쁨이 넘치게 됩니다. 세상에서 성공하고 인간관계가 원만할 때, 모든 가족들이 다 건강하고 행복할 때, 자녀들이 잘 사는 것을 볼 때, 날씨와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갔을 때, 모든 일이 잘 풀릴 때 우리들은 살아 있는 것이 좋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편 8편이 인간의 삶을 가장 긍정적으로 표현한 시라면 욥기는 인간의 삶을 가장 부정적으로 표현한 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욥은 3장에서 자기의 태어난 날을 저주하고 자기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장 20절 “어찌하여 하나님은 고난당하는 자들을 태어나게 하셔서 빛을 보게 하시고 이렇게 쓰디쓴 인생을 살아가는 자들에게 생명을 주시는가?” 왜 사람을 창조하셔서 사람으로 하여금 이렇게 쓰디쓴 인생을 살아가게 하시냐고 따졌습니다. 특히 욥은 7장에서 인간의 삶을 가장 부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내가 바다 괴물이라도 됩니까? 어찌하여 주님께서는 나를 감시하십니까? 나는 이제 사는 것이 지겹습니다. 영원히 살 것도 아닌데 제발, 나를 혼자 있게 내버려두십시오. 내 나날이 허무할 따름입니다. 사람이 무엇이라고 주님께서 그를 대단하게 여기십니까? 어찌하여 사람에게 마음을 두십니까? 어찌하여 아침마다 나를 찾아오셔서 순간순간 나를 시험하십니까? 침 꼴깍 삼키는 동안만이라도 나를 좀 내버려두실 수 없습니까?” 시편 8편에서는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귀하게 창조하셨습니까? 말했는데 욥기 7장에서는 “왜 나를 괴롭히십니까? 왜 나를 지으셨습니까? 왜 나를 시험하십니까? 내 인생이 허무합니다. 사는 것이 지겹습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편 8편이 사람이 가장 행복할 때 쓴 시라면 욥기 7장은 사람이 가장 불행할 때 쓴 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중간쯤 어딘가에 놓여 있습니다. 기쁨과 행복 쪽에 서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슬픔과 불행 쪽에 서 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욥은 두 가지를 다 경험했습니다. 한 때 그는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욥은 정반대로 최악의 상황에 놓여져 있습니다. 우리들은 최고의 상황과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며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인간의 삶인지도 모릅니다.

2. 욥은 1장과 2장에서 고난 중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하지만 3장이 시작되자 태도를 바꾸어서 자기 인생을 저주하고 하나님께 불평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난 중에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욥과 자기 인생을 괴로워하고 하나님께 불평하는 욥 중에서 어떤 욥이 더 경건해 보일까요? 겉으로 보기에는 고난 중에도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을 찬양한 욥이 더 경건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인간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고난 앞에서 자기 인생을 괴로워하고 하나님께 불평한 욥이 더 솔직하고 정직해 보입니다. 겉으로 슬프지만 안 그런척하기 보다는 솔직하게 자기의 심정을 고백하는 사람이 더 인간적으로 보입니다. 유대교에서는 장례가 생기면 유족들이 7일간 애도 기간을 갖습니다. 그것을 쉬브아(Shib’a)라고 부릅니다. 어느 유대교 랍비가 장례식을 인도하는데 어느 교인이 와서 자기는 지금 할 일도 많은데 꼭 애도 기간을 7일로 해야 되느냐고 자기는 하루나 이틀로 단축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랍비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슬픈 일이 있으면 그 슬픔을 충분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슬픔을 빨리 벗어나려고 하면 당신은 나중에 지금보다 훨씬 더 오래 슬픔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고난과 슬픔이 왔을 때 그것을 충분히 느끼고 슬퍼하고 이해가 안 될 때는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1장과 2장 보다는 3장부터 시작되는 욥의 불평이 더 인간적으로 들립니다.

“하나님, 왜 나에게 이런 끔찍한 고난을 주십니까?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습니까? 왜 나를 치십니까?” 욥이 하나님께 불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친구들이 욥을 꾸짖기 시작합니다. 네가 뭔데 감히 하나님께 불평하느냐는 것입니다. 네가 고난을 받는다면 그것은 네가 죄를 지었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네가 교만해서 겸손하게 만들기 위해서 이거나 아니면 하나님의 어떤 깊은 뜻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 고난을 받아들이고 순종해야지 왜 감히 하나님께 불평을 하느냐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한번 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불평하면 안 되는 것일까요? 이해 안 되면 안 된다고 말하면 안 되는 것일까요? 불평하면 벌 받을까봐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불평해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때로는 질문/호소도 할 수 있고 탄식/불평도 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불평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신명기 6장 5절에 보면 저 유명한 말씀, “네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했는데 사랑한다는 것은 멀리서 존경하는 것과 다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속에 있는 말도 할 수 있고 호소/불평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느 집에 무서운 아버지와 따뜻한 어머니가 있습니다. 그러면 자식들은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에게 가서 불평도 하고 속 이야기도 합니다. 왜냐면 어머니는 나와 가깝고 항상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머니를 사랑하고 어머니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허물없이 가서 투정도 부리고 불평도 하는 것입니다. 욥은 지금 하나님께 투정하고 불평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은 그것이 못마땅해서 네가 뭔데 감히 하나님께 불평하느냐고 따졌습니다. 친구들은 마치 자신들이 하나님의 대변자인 것처럼 욥을 꾸짖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과 더 가까운 사람은 친구들이 아니라 욥이었습니다. 친구들이 믿는 하나님이 멀리 계시는 무서운 아버지 같은 분이었다면 욥이 믿는 하나님은 가까이 계시는 언제든지 불평할 수 있는 어머니 같은 분이셨습니다.

성경이 고백하는 하나님은 우리와 대화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히브리 백성들은 출애굽 할 때 때로는 찬양하고 때로는 불평하면서 광야를 거쳐 가나안 땅에 도착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때로는 기뻐하고 감사하고 때로는 탄식하고 불평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점점 하나님과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시편에 나오는 150개의 시를 보면 감사/찬양하는 시보다 하나님께 호소/탄식/불평하는 시가 훨씬 더 많습니다. 옛날 시인들은 기쁠 때 보다 힘들고 어려울 때 훨씬 더 시를 많이 썼습니다.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그렇게 하나님께 호소하고 탄식하고 불평하면서 고난을 견뎠습니다. 우리 옛날 어머니/할머니들도 힘들고 억울할 때 교회당에서 또는 기도원에서 울며 기도하셨습니다. 하나님, 내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 호소하고 탄식하고 부르짖고 불평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가까이 부를 때 우리는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서 고난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여러분. 삶이 힘드실 때 주님을 부르시기 바랍니다. 주님께 호소하십시오. 불평하십시오. 부르짖으십시오. 탄식하십시오. 그때 주님께서 우리의 호소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우리의 호소를 들으시고 우리를 찾아와 주실 줄로 믿습니다. 아멘.
  
Job complains to God
Job 7:12 - 21

Am I the sea or a sea monster? Is that why you imprison me? I go to bed, hoping for rest, but you torture me with terrible dreams. I'd rather choke to death than live in this body. Leave me alone and let me die; my life has no meaning. What makes you so concerned about us humans? Why do you test us from sunrise to sunset? Won't you look away just long enough for me to swallow? Why do you watch us so closely? What's it to you, if I sin? Why am I your target and such a heavy burden? Why do you refuse to forgive? Soon you won't find me, because I'll be dead. (Job 7:12-21)

Our LORD and Ruler, your name is wonderful everywhere on earth! You let your glory be seen in the heavens above. I often think of the heavens your hands have made, and of the moon and stars you put in place. Then I ask, "Why do you care about us humans? Why are you concerned for us weaklings?" You made us a little lower than you yourself, and you have crowned us with glory and honor. You let us rule everything your hands have made. And you put all of it under our power. (Psalm 8:1-6)

Whereas Psalm 8 praises God who made humans with glory and honor, the Book of Job shows how the life of humans can be miserable. Psalm 8 confesses that God let us rule everything that God has made and God put all of it under our power. But Job said in chapter 3 "Why does God let me live when life is miserable and so bitter? I keep longing for death more than I would seek a valuable treasure. Nothing could make me happier than to be in the grave. Moaning and groaning are my food and drink, and my worst fears have all come true. I have no peace or rest, only troubles and worries." These two scriptures show that we are living somewhere between glory and misery, joy and sadness.

When Job was suffering from all kinds of hardships, he outcried and appealed to God. When Job complained to God, his three friends scolded him for being impious and blasphemous. But complaining does not mean disrespect. Rather we can see his honesty and integrity in his long speech. Being angry at someone who matters to us, a parent, a lover, even God, need not shatter a relationship. Anger can be a part of an honest relationship. We are getting close to God by not only singing and praising God, but also outcrying, appealing, and even complaining to God. We are able to complain to somebody, when only are we close to someone. I believe that God worth worshipping is God who prefers honest anger to flattery. When you are in adversity and difficulty, do not hesitate to call God and even to complain to God. God of love and generosity will respond to your appeal kindly.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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