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 후 여덟번째 주일 / 7월 두번째 주일

우물가에서 일어난 일, 새로운 만남

요한복음 4:13-24

정해빈 목사





1. 오늘 설교는 요한복음 4장에 나오는 저 유명한 우물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예수께서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과 깊은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이 대화한 장소가 우물가였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옛날 중동에서는 물이 귀했기 때문에 우물가가 중요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우물가에서 물을 길렀고 우물가에서 사람을 만났으며 우물가에서 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때로는 우물가에서 사랑이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커피숍에서 사람을 만난다면 옛날 젊은이들은 우물가에서 만났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서 가장 의미있고 재미있는 이야기 중 하나가 우물가 이야기입니다. 신약 성경에 있는 4가지 복음서 중에서 가장 뜻이 깊은 복음서가 요한복음서입니다. 요한복음에는 영적인 메시지/상징이 많기 때문에 그 영적인 메시지/상징을 알아야만 요한복음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요한복음에는 예수님이 행하신 기적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기적 속에는 어떤 깊은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은 기적을 그냥 기적이라고 말하지 않고 표적/표징(Sign)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냥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무언가 깊은 뜻을 보여주기 위해 예수님이 기적을 사용하셨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기적을 표적/표징(Sign)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에 어떤 큰 기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여인이 예수님을 만난 후에 더 이상 목마르지 않게 되었으니 이것도 기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대 중동에서는 주로 우물가에서 신랑이 신부를 찾았습니다. 성경에도 우물가에서 신랑이 신부를 찾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창세기 24장을 보면 아브라함이 종에게 내 고향으로 가서 이삭의 신부를 찾아 데리고 와라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래서 종은 낙타에 선물을 싣고 먼 길을 떠나 나홀이라는 곳에 이르렀는데 마침 우물가가 있었습니다. 종은 마음속으로 기도를 합니다. 주님, 내가 물을 길으러 온 처녀들에게 물을 좀 주십시오 하고 말할 때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일행과 낙타들에게도 물을 주는 처자가 있으면 그 처자가 바로 주님이 이삭의 아내로 정한 여인인줄로 알겠습니다.” 이렇게 기도를 하고 처녀들에게 말을 걸었더니 리브가라는 처녀가 종과 일행과 낙타들에게 친절하게 물을 주었습니다. 이 종은 리브가를 마음에 두고 리브가의 집에 가서 자초지정을 이야기하고 선물을 준 후에 리브가를 이삭의 신부 감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말을 합니다. 아브라함은 가나안이 아니라 고향 땅에서 며느리를 찾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종을 고향으로 보냈는데 마침 아브라함의 친척인 리브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친척일 뿐만 아니라 나그네와 동물에게 친절하게 물을 주는 것을 보면서 리브가가 아브라함의 며느리가 될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신랑이 우물가에서 직접 신부를 찾은 것은 아니었지만 대신 아브라함의 종이 우물가에서 주인 아들의 신부를 찾았습니다.


우물가 이야기는 성경에 계속 나옵니다. 이삭은 아버지의 종을 통해서 우물가에서 리브가를 만났습니다. 이삭의 아들 야곱도 형 에서를 피해 어머니의 고향으로 도망가다가 역시 우물가에서 라헬을 만나게 됩니다.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딸 라헬이 양떼를 몰고 우물가에 오자 그를 껴안고 라헬의 아버지가 자기 외삼촌이라고 말을 해 줍니다. 결국 야곱은 라반의 집에서 종으로 일하다가 라헬과 결혼하게 되는데 야곱이 라헬을 처음 만난 곳도 역시 우물가였습니다. 우물가 세 번째 이야기는 모세 이야기입니다. 출애굽기 2장을 보면 모세가 살인을 저지르고 이집트 왕 바로를 피해서 미디안 광야로 도망친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세가 우물가에 앉아 있는데 미디안 제사장의 딸들이 우물가로 와서 양떼들에게 물을 먹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목자들이 와서 딸들을 쫓아버렸습니다. 그러자 모세가 딸들을 도와서 양떼에게 물을 먹이게 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모세는 미디안 제사장의 초대를 받게 되었고 제사장의 딸 십보라와 결혼해서 광야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2. 이러한 성경 말씀을 통해서 우리는 우물이 주는 몇 가지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장소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 중 하나가 우물가입니다. 첫째로 우물은 생명을 가져다줍니다. 사막에서는 우물을 만나야만 살 수 있습니다.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몇날 며칠 사막을 걷다가 우물/오하시스를 만나면 감격해서 소리를 지릅니다. 만약 우리들도 몇날 며칠 사막을 걷다가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우물을 만난다면 감격해서 소리를 지를 것입니다. 둘째, 우물가는 남녀가 만나는 곳입니다. 신랑이 신부 감을 찾는 곳이고 신랑 부모가 며느리를 찾는 곳입니다. 우물가는 남녀가 눈이 맞는 곳이고 사랑이 싹트는 곳입니다. 남녀가 만나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고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셋째로 우물가는 나그네를 환대/대접하는 곳이고 인정을 베푸는 곳입니다. 리브가는 아브라함의 종과 그 일행에게 물을 먹여 주었고 라헬은 야곱에게 물을 먹여 주었습니다. 이드로의 딸 십보라는 모세에게 물을 먹여 주었고 모세는 그들을 보호해 주었습니다. 나그네를 환대/대접하고 인정을 베푸는 곳이 우물가입니다. 우물가는 이렇게 생명, 사랑, 환대가 일어나는 곳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요한복음 말씀에는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이 우물가에서 대화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물가에서 생명, 사랑, 환대가 일어난다고 말씀드렸는데 거기에 한 가지를 덧붙인다면 우물가에서 깊은 대화가 일어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대 사람들은 여행할 때 사마리아 사람들과 마주치기 싫어서 멀리 돌아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사마리아 지역에 들어가셔서 그곳 사람들을 만나셨습니다. 예수님이 마실 물을 달라고 하니까, 이 여인이 선생님은 유대 사람인데 어떻게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 질문을 했습니다. 다윗/솔로몬이 죽고 나서 이스라엘 12 지파 가운데서 10 지파가 따로 독립해서 북이스라엘을 세웠고, 유다와 베냐민 지파가 남유다를 세웠습니다. 남유다가 다윗의 후손임을 주장하니까 북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아브라함/이삭/야곱, 특히 야곱의 후손임을 주장했습니다. 야곱의 12 아들에서 12 지파가 나왔는데 10 지파가 모였으니까 자신들이 바로 야곱의 후손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유다가 다윗의 후손을 강조하니까 북이스라엘은 야곱의 후손을 강조했습니다. 다윗이 더 위대하다 아니다 야곱이 더 위대하다 서로 자신들의 정통성을 주장했습니다. 남유다가 예루살렘을 강조하니까 북이스라엘은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 사마리아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남유다가 성전을 강조하니까 북이스라엘은 산 위에다가 따로 성전을 지었습니다. 이렇게 남유다와 북이스라엘, 예루살렘과 사마리아는 서로 대결하면서 사사건건 자존심 경쟁을 벌였습니다. “유대 사람이 어떻게 사마리아 사람에게 물을 달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사마리아 여인이 예수께 질문을 했습니다. 예수께서는 2가지 장벽을 깨트리셨습니다. 예루살렘과 사마리아의 장벽, 남자와 여자의 장벽을 깨트리셨습니다. 그녀에게 다가가서 진실한 대화, 사랑과 화해의 대화를 하기 원하셨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예수께서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다시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말씀하시니까? 이 여인이 그런 물을 나에게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예수님이 여인에게 그대의 남편을 데리고 오라고 말합니다. 여인이 남편이 없다고 말하자 예수님은 그대에게 다섯 남편이 있었고 지금 같이 살고 있는 남자도 남편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한복음 이야기는 문자적으로 이해하면 안 되고 상징으로 보아야 합니다. 다섯 남편이 있었다는 말은 이전에 다섯 나라, 다섯 종교가 사마리아를 지배했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여기 나오는 남편은 종교/신을 가리킵니다. 구약 성경에 바알 종교가 나오는데 바알이라는 말이 남편을 가리킵니다. 아시리아/바벨론/페르시아/그리스 같은 나라들이 사마리아를 지배하고 자신들의 종교를 믿도록 강요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아시리아가 쳐들어왔을 때는 아시리아의 종교를 남편으로 섬겼고 페르시아가 쳐들어왔을 때는 페르시아의 종교를 남편으로 섬겼습니다. 하지만 사마리아 사람들은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종교를 섬겼지만 참된 자유와 기쁨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오랫동안 식민지 지배를 받았고 같은 동족으로부터는 멸시와 천대를 받았습니다. 예수께서는 고통받는 사마리아 사람들을 찾아가서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참된 기쁨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참된 신앙이 무엇인지, 참된 예배가 무엇인지를 깨우쳐 주셨습니다. 그들을 위로하셨고 그들을 하나님 나라 잔치에 초대하셨습니다. 마음이 허전하고 상처가 많은 사람들을 찾아가셔서 그들을 만나주시고 그들을 격려해 주셨습니다. 사랑의 대화, 화해의 대화, 깨달음의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우물가 이야기가 복음이요 기쁜 소식입니다. 우물가의 만남, 우물가의 격려, 우물가의 깨우침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다음 주일에 우물가 이야기를 한번 더 살펴보겠습니다. 아멘.


New encounter in the wells

John 4:13 - 24


He left Judea and started back to Galilee. But he had to go through Samaria. So he came to a Samaritan city called Sychar near the plot of ground that Jacob had given to his son Joseph. Jacob’s well was there and Jesus, tired out by his journey, was sitting by the well. It was about noon. A Samaritan woman came to draw water and Jesus said to her, ‘Give me a drink’. His disciples had gone to the city to buy food. The Samaritan woman said to him, ‘How is it that you, a Jew, ask a drink of me, a woman of Samaria?’ Jews do not share things in common with Samaritans. Jesus answered her, ‘If you knew the gift of God and who it is that is saying to you, “Give me a drink”, you would have asked him and he would have given you living water.’ The woman said to him, ‘Sir, you have no bucket and the well is deep. Where do you get that living water? (John 4:3-11)


Are you greater than our ancestor Jacob who gave us the well and with his sons and his flocks drank from it?’ Jesus said to her, ‘Everyone who drinks of this water will be thirsty again but those who drink of the water that I will give them will never be thirsty. The water that I will give will become in them a spring of water gushing up to eternal life.’ The woman said to him, ‘Sir, give me this water so that I may never be thirsty or have to keep coming here to draw water.’ Jesus said to her, ‘Go, call your husband and come back.’ The woman answered him, ‘I have no husband.’ Jesus said to her, ‘You are right in saying, “I have no husband”; for you have had five husbands and the one you have now is not your husband. What you have said is true!’ The woman said to him, ‘Sir, I see that you are a prophet. (John 4:12-19)


"You have had five husbands and the one you have now is not your husband." John uses here many metaphors to explain who Jesus is and why Jesus is willing to invite the Samaritans into the new realm of the Kingdom of God. Five husbands do not mean real people but symbolize five empires and religions who had occupied their lands in the past. They had to worship the gods of empires everytime these countries controlled their lands. They were not only ruled over by these empires, but also held in contempt by the Jewish people. Spiritually speaking, they were isolated, rejected, and discriminated. They had been thirsty for not only political freedom but also spiritual comfort and joy for a long time. So Jesus reached out directly to the people of these land who had been suffering from oppression and discrimination, and showed to them God's unconditional love. It happened in the well. In the scriptures, the well becomes the place where people meet and give hospitality to those in need. In the Gospel of John, the well becomes the place of deep dialogue and reconciliation. It happened in the well, the place of giving water physically and spiritually.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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