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 후 여덟번째 주일 / 7월 세번째 주일
원수가 가라지를 뿌렸구나
마태복음 13:24 - 30
정해빈 목사

  

 

 


1. 지난 주일에 욥기를 설명하면서 욥이 고난받은 것은 욥이 죄가 많아서도 아니고 하나님이 악해서도 아니고 욥이 베헤못과 리워야단이 뛰어다니는 거친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베헤못(하마)는 사람의 힘/사나움을 가리키고 리워야단(악어)는 자연의 힘/사나움을 가리킵니다. 욥기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조용하고 착한 세상이 아니라 거칠고 사나운 세상이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착한 사람이 고통 받는다면 그것은 아마도 사나운 사람을 만났거나 사나운 자연을 만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만약 이 세상에 사나운 사람과 사나운 자연이 없다면 착한 사람이 고통받는 일은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자연이 거칠고 사나우면 가난한 사람들이 제일 먼저 피해를 봅니다. 하지만 요즘은 과학이 발전해서 자연을 잘 연구하면 자연의 사나움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습니다. 자연 재해도 미리미리 대비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보다 더 무서운 것이 사람의 악입니다. 옛날 말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고 사람을 잘못 만나면 사기를 당하거나 큰 고통을 받게 됩니다. 착한 사람이 고통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착한 사람을 골탕 먹이고 이용해 먹는 나쁜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악한 사람들이 악한 제도를 만들고 악한 제도가 선한 사람들을 괴롭힙니다. 권력을 가지고 횡포를 부리는 권력자/독재자들, 사람들을 거짓으로 속이는 사기꾼들, 인터넷/전화/편지로 무엇에 당첨되었다, 세금을 적게 냈다고 전화해서 개인 정보를 빼가고 돈을 빼가는 사기꾼들, 끝없는 탐욕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나쁜 기업/금융인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착한 사람들이 피해를 봅니다. 최근에 카톨릭 교황이 남미를 방문해서 끝없는 탐욕을 부추기는 자본주의가 오늘날의 악마/사탄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빈부격차가 심한 남미를 둘러보면서 “돈에 대한 인간의 탐욕이 인간성을 망치고 인류를 노예로 삼고 있다고 질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악하고 탐욕스러운 사람들 때문에 욥과 같은 선한 사람들이 피해를 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세상에 파송하실 때 마치 양을 이리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시고 거칠고 사나운 세상을 살 때 “뱀과 같이 슬기롭고 비둘기와 같이 순진해져라 (마태복음 10:16)” 말씀하셨습니다. 뱀은 슬기로움/지혜를 가리키고 비둘기는 온유함/순수함을 가리킵니다. 성경을 보면 뱀은 간교함의 상징으로 부정적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지혜의 상징으로 긍정적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간교함과 지혜의 차이는 그 열매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머리를 쓰면 간교함이 되지만 하나님의 공의를 위해 머리를 쓰면 지혜가 됩니다. 예수께서는 거칠고 사나운 세상을 살 때 뱀의 지혜와 비둘기의 순수함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비둘기의 순수함 없이 뱀 같은 지혜만 있는 사람은 쉽게 간교한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그 사람의 마음속에는 진실/순수함이 없고 간교함과 술수만 있기 때문에 쉽게 타락할 것입니다. 반대로 비둘기 같은 진실/순수함만 있고 뱀 같은 지혜가 없는 사람은 거칠고 사나운 세상을 헤쳐 나갈 지혜가 없고 너무 순진하기 때문에 쉽게 쓰러지고 이용당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세상에 파송하셔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게 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살아야 하는 세상은 거칠고 사납습니다. 하나님의 방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악과 불의와 폭력이 있습니다. 또 세상이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상 현실을 정확하게 보는 지혜와 순수한 마음 두 가지를 잃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몇 년 전에 우리 교회 나오셨던 새가족 한 분이 자기는 북한에서 살 때에 아주 거칠고 사납게 살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기 동네에서는 착하게 살고 양보하면서 살면 고마워하는 것이 아니라 무시당하기 때문에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거칠고 사납게 살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거칠고 사나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부러 사나운 척 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거칠고 악한 세상을 살지라도 비둘기 같은 온유함/순수함을 잃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에 악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착한 사람들이 고통을 받습니다. 이 세상에 욥과 같이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세상이 악하고 사나우니까 나도 살아남기 위해서 더 악하고 사나워져야겠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비둘기 같은 순수함/온유함을 잃지 않고 선으로 악을 이기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2. 예수께서는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시면서 하나님 나라는 땅에 씨를 뿌리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땅에 떨어져서 열매를 맺으면 이 세상은 아름다운 세상이 됩니다. 좋은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좋은 열매를 맺어야 그것이 정상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씨앗이 아무리 좋아도 이 땅이 거칠고 사납기 때문에 하나님 나라의 씨앗이 땅에 뿌리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좋은 씨앗이 땅에 떨어졌다고 해서 무조건 열매가 맺히지 않습니다. 농부가 씨를 뿌렸는데 처음에는 길가에 떨어져서 새들이 쪼아 먹었고 두 번째는 돌짝 밭에 떨어져서 말라 버렸고 세 번째는 가시덤불에 떨어져서 열매를 맺지 못했습니다. 네 번째 떨어진 씨가 좋은 땅에 떨어져서 삼십 배, 육십 배, 백배의 결실을 얻었습니다. 세 번 실패하고 나서야 겨우 열매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착한 사람이 고난을 받는 다면 그것은 착한 사람이 사는 이 세상이 거칠고 사납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사나운 사람과 자연이 뒤섞여 있는 세상을 지금 살고 있습니다.

미국 애틀랜타 에모리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토마스 롱(Thomas G Long) 이라는 분이 쓴 [What Shall We Do]라는 책이 있습니다. 한글로는 [고통과 씨름하다] 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이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금부터 260년 전인 1755년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리스본은 주민 25만 명 중에서 1/10인 2만 5천명이 신부/수사/수녀일 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종교적이고 경건한 도시였습니다. 그렇게 경건한 도시 리스본에 1755년 11월 1일 오전 갑자기 큰 지진과 해일이 일어나 최소 1만 명에서 최대 10만 명이 죽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진이 일어난 11월 1일은 만성절이라고 해서 하늘에 올라간 성인들을 기념하는 카톨릭 축제일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축제일을 맞아 성당에서 예배를 보고 있는 중에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이 사건은 당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리스본 뿐만 아니라 1700년대 유럽 사회 전체를 뒤흔들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직접 조종하시고 통제하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예배 중에 일어난 지진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사람들 중에는 당시 유럽이 너무 부패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리스본을 심판하셨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은 하나님이 하신 일이 아니라 자연 스스로의 법칙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은 윤리 도덕을 알지 못합니다. 그냥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거칠게 움직입니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은 1755년에 일어난 이 사건이 유럽을 중세 시대와 근대 시대로 나누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착하고 안전한 세상이 아니라 욥기에 나오는 베헤못과 리워야단이 뛰어다니는 세상이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우리는 이 거칠고 사나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오늘 우리가 읽은 마태복음 13장을 보면 예수께서 말씀하신 알곡과 가라지의 비유가 나옵니다. 하나님 나라는 자기 밭에다가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과 같은데 사람들이 잠자는 동안에 원수가 밀 가운데 가라지를 뿌렸습니다. 주인의 종들이 와서 주인에게 말했습니다. “주인 어른, 어른께서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가라지가 어디에서 생겼습니까?” 주인이 종들에게 말했습니다.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이 말씀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악의 원인이 하나님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가라지는 원수/악이 뿌렸습니다. 우리가 고백하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가라지를 뿌리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괴롭히는 그런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악한 분이 아니라 선한 분이십니다. 우리는 이 믿음이 있기 때문에 거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을 살다보면 때로는 억울하고 슬픈 일을 당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하고 신앙에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원수가 가라지를 뿌렸다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내가 겪는 아픔/질병/상처/고난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괴롭히는 분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이 한 가지 사실 때문에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을 누가 망쳐놓았습니까? 악이 망쳐놓았습니다. 성경은 악이 이 세상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자세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악이 하나님으로부터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합니다. 마지막 날에 가라지가 뿌리 뽑힐 때까지 우리는 밀과 가라지가 섞인 세상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선하신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괴롭히고 벌 주는 분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는 분이십니다. 비록 우리의 삶에 고통이 있을지라도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일으키시는 선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An enemy scattered weed seeds
Matthew 13:24 - 30

Jesus then told them this story: The kingdom of heaven is like what happened when a farmer scattered good seed in a field. But while everyone was sleeping, an enemy came and scattered weed seeds in the field and then left. When the plants came up and began to ripen, the farmer's servants could see the weeds. The servants came and asked, "Sir, didn't you scatter good seed in your field? Where did these weeds come from?" (Matthew 13:24-27)

"An enemy did this," he replied. His servants then asked, "Do you want us to go out and pull up the weeds?" "No!" he answered. "You might also pull up the wheat. Leave the weeds alone until harvest time. Then I'll tell my workers to gather the weeds and tie them up and burn them. But I'll have them store the wheat in my barn." (Matthew 13:28-30)

Last Sunday, we had heard from the book of Job that Behemoth indicates the wild power of human beings, and Leviathan means the wild power of nature, the power of chaos and randomness. The Book of Job says that the reason Job suffered is not because he was a sinner or God is cruel, but because Job is living in the world where the wild human power and nature ruled over. That is why Jesus said when he sent out his disciples to the world, "I am sending you like lambs into a pack of wolves. So be as wise as snakes and as innocent as doves." (Matthew 10:16) Jesus said, "be wise and innocent!" Being wise without innocent would make us sneaky, while being innocent without wise naive and weak.

"The kingdom of heaven is like when a farmer scattered good seed in a field. But while everyone was sleeping, an enemy came and scattered weed seeds. When the servants asked, 'Sir, didn't you scatter good seed in your field? Where did these weeds come from?' the farmer said, 'An enemy did this.'" This parable gives us some clues regarding the world we live. The scripture does not say clearly where this enemy came from, but it says obviously that these weed seeds did not come from God. All the sufferings we face did not come from God; they came from an enemy, the evil power. This fact gives us a solace to live the world. We are destined to live the world where good and weed seeds mixed together. But we are not afraid, since God did not sow an evil, but goodness. Although this world is not perfect, we are called to live and grow in the vulnerable world, since God is with us.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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