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절 후 두번째 주일 / 1월 세번째 주일

주현절, 제자를 부르다

마가복음 1:14 - 20

정해빈 목사



  



1. 우리는 요즘 예수님의 공생애를 묵상하는 주현절 절기를 지키고 있습니다. 마태/마가/누가/요한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가 나온 후에 바로 공생애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이 공생애 이전 30년 동안 무엇을 하셨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예외가 있는데 누가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이 12살 되었을 때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가서 율법학자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마도 소년 예수는 크고 화려한 성전과 매일 동물을 불태우는 제사를 보면서 궁금한 것이 많았을 것입니다. 지나치게 크고 화려한 성전을 보면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도 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며칠 동안 율법박자들과 토론하다가 가족들이 고향으로 떠난 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들 대부분은 공생애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요즘은 30세가 청년이지만 옛날에는 오늘날로 말하면 40대나 50대와 비슷합니다. 아마도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많은 경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직접 목수 노동도 하셨을 것이고 세상을 두루 다니면서 백성들이 얼마나 고달프게 사는지 보셨을 것입니다. 세례요한을 따라다니면서 훈련도 받으셨을 것입니다. 그런 충분한 공부/훈련을 받으시고 나서 준비가 되었을 때 공생애를 시작하셨습니다. 예수님은 3년 공생애를 위해서 30년을 준비하셨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그 일을 성취하려면 10배의 준비 기간이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모든 준비가 끝났을 때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 사역을 시작하셨습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께서는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 가장 먼저 3가지를 하셨는데 첫째 세례를 받으시고 둘째 광야에서 기도하시고 셋째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예수님은 가장 먼저 광야에서 온 세례요한을 찾아가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세례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는 말은 세례요한의 가르침을 이어받겠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원래 유대교 전통에서는 회개나 헌신을 하려면 예루살렘 성전을 찾아가서 제사를 드려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부패하고 타락한 성전 제사장 대신에 세례요한을 찾아갔고 예수님도 세례요한을 찾았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깨끗하고 정의로우며 가난한 백성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진정한 회개를 하려면 부패하고 타락한 제사장이 아니라 세례요한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제사장들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제물을 가지고 자기들한테 와야 장사가 되는데 사람들이 세례요한한테 몰려가니 그를 몹시 미워했을 것입니다. 세례요한은 부패하고 타락한 귀족/제사장/왕/로마 군인들을 꾸짖고 하나님의 공의를 외쳤습니다. 예수님은 세례요한으로 세례를 받으심으로 공생애를 시작하셨습니다. 신앙생활을 시작하려면 제일 먼저 세례요한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요단강에 가서 회개의 세례를 받아야 합니다. 불의가 아니라 공의를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과거의 잘못을 회개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새 출발해야 합니다. 신앙의 출발은 회개의 세례를 받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은 광야로 가셔서 40일 동안 깊이 기도하셨습니다. 이 기간에 3가지 시험을 받으셨는데 이것은 예수님이 3가지 문제를 가지고 깊이 씨름하셨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사탄이 예수께 와서 하나님 나라 일을 하지 못하도록 3가지 유혹을 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려면 3가지 유혹을 이겨야 합니다. “돌로 빵을 만들어서 굶주림을 해결해라” 이것은 잘못된 경제를 가리키고, “성전 위에서 떨어져서 죽지 않으면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다” 이것은 잘못된 종교를 가리키고, “나에게 절하면 세상 나라를 주겠다” 이것은 잘못된 권력을 가리킵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잘못된 경제, 잘못된 종교, 잘못된 정치에서 비롯됩니다. 세상을 바로잡으려면 경제와 종교와 정치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무조건 빵을 많이 만들어서 굶주림을 해결하자, 하지만 사람들이 굶주리는 것은 빵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빵을 말씀대로 나누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는 오병이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먹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5000명 먹을 음식을 혼자서 다 먹는 사람이 있습니다.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 기적을 행하면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기적을 행해서 사람을 쉽게 모으지 않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찾아 다니셨습니다. 나에게 머리 숙이면 세상 권력을 주겠다, 하지만 예수님은 세상 권력을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과 정의와 섬김의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40일 동안 기도하시면서 잘못된 경제/종교/정치와 씨름하시고 그 유혹을 이기셨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잘못된 경제/종교/정치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보여주셨습니다.

 

2. 요한에게서 세례받으시고 광야/사막에서 기도하신 예수님은 이제 갈릴리로 가셔서 함께 일할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오늘 말씀 마가복음 1장을 보면 예수께서는 갈릴리 바닷가를 지나가시다가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가 바다에서 그물을 던지고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말씀하셨습니다. 또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 배에서 그물을 깁고 있는 것을 보시고 그들을 부르셨습니다. 맨 처음에 부른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는 배를 타지 않고 직접 그물을 던지는 것으로 보아 가난한 사람들로 보입니다. 두 번째로 부른 야고보와 요한은 배 안에서 일을 하고 일꾼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 사람들은 조금 여유가 있는 사람들로 보입니다. 예수께서는 어부들을 불러서 이제부터 나와 함께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일을 나와 같이 합시다,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합시다, 병자를 고쳐주고 죄를 용서해 주고 가난한 자들과 함께 식탁을 나눕시다, 나와 함께 사람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일을 같이 합시다“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말씀은 예수께서 말씀하시자 그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즉시 예수님을 따랐다고 했는데 아마도 실제로는 여러 번의 만남이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이 한번 부름을 받았다고 해서 즉시 따라나설 수는 없습니다. 서로 묻고 대화하는 시간이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초청을 받고나서 따라갈 것인지 따라가지 않을 것인지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도 베드로를 비롯한 젊은이들을 길게 설득하시고 대화하셨을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예수님은 4명의 제자를 얻으셨습니다.

 

시몬과 안드레, 야고보와 요한이 그물과 배와 아버지와 일꾼들을 뒤로 남겨두고 예수님을 따라 나섰습니다. 그물, 배, 가족, 일꾼 다 가지고 예수를 따를 수는 없을까요? 하지만 그들은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랐습니다. 신앙생활은 예수님을 얻고 다른 것을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를 얻으려면 다른 것을 최소 한 가지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의 제자가 되는 길은 예수를 얻고 다른 것을 버리는데 있습니다. 옛날 교회에서 부흥회를 하면 목사님들이 그런 설교를 많이 했습니다. “예수 믿고 구원받으십시오. 예수를 얻고 다른 것을 버리십시오. 그냥 공짜로 쉽게 예수 믿으면 안 됩니다. 최소한 한 가지를 버리고 예수를 믿어야 합니다. 이웃에게 나쁜 짓 한 사람은 그 죄를 버리고 예수를 믿으십시오. 도박/노름하는 사람은 도박/노름을 끊고 예수를 믿으십시오. 술/담배에 찌든 사람은 술/담배를 버리고 예수를 믿으십시오.” 이렇게 설교했습니다. 맨 처음 제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예수를 따르려면 최소 한 가지를 버리고 예수를 따라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예수를 진정으로 따르려면 나쁜 것을 버릴 뿐만 아니라 좋은 것도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내가 자랑하고 싶은 것을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내가 자랑하고 싶은 지식/재산, 명예/자존심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젊은 시절 정통 유대교 엘리트였던 사도 바울도 예수님을 만난 후에 과거에 자랑했던 것들, 가문/종교/지식/명성을 다 배설물로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것이 가장 귀합니다. 그 분의 삶과 가르침이 나를 구원했습니다. 진리를 만났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은혜받고 위로받고 치료받았습니다. 가장 귀한 것을 얻으려면 과거의 것을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가장 귀한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의 출발은 버릴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데 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주님께서 “나를 따르십시오. 내가 여러분을 사람을 낚는 어부로 만들겠습니다.” 말씀하셨습니다. 예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되겠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우리들은 영적으로 사람을 살리는 어부들입니다. 사람의 일생 중에서 사람을 살리는 어부로 사는 삶이 가장 귀합니다. 생명을 풍성하게 하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는 삶이 가장 귀합니다. 제가 잘 아는 선배님 중에 일찍 은퇴하셨지만 아직 건강하셔서 야간에 대학교에서 청소하는 분이 계십니다. 성실하게 일해서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청소 회사가 근로 조건을 잘 지키지 않는 것이 보였습니다. 야간에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최저 임금만 주고 복지 혜택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분이 2-3명과 함께 노동조합을 만들고 3개월 동안 연구를 했습니다. 정부가 규정한 근로 조건은 어떻게 되는지,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자세하게 연구하고 회사 사장을 만났습니다. 회사 사장이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니까 대학교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3개월 후에 회사가 모든 요구 조건을 다 들어주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2-3명의 노력 덕분에 80명 전체 직원들이 큰 혜택을 보게 되었습니다. 예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영혼을 구원하는 영적인 일을 할 수도 있고 사람들의 실제적인 삶을 도와주는 육적인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지 사람을 살리고 치료하고 위로하고 생명을 풍성하게 하는 일은 다 사람을 낚는 어부가 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서 우리들 모두가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어서 가는 곳마다 사람을 살리고 생명을 풍성하게 하는 복된 삶을 살아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Epiphany, Justice called disciples

Mark 1:14 – 20


After John was arrested, Jesus went to Galilee and told the good news that comes from God. He said, "The time has come! God's kingdom will soon be here. Turn back to God and believe the good news!" As Jesus was walking along the shore of Lake Galilee, he saw Simon and his brother Andrew. They were fishermen and were casting their nets into the lake. Jesus said to them, "Come with me! I will teach you how to bring in people instead of fish." Right then the two brothers dropped their nets and went with him. Jesus walked on and soon saw James and John, the sons of Zebedee. They were in a boat, mending their nets. At once Jesus asked them to come with him. They left their father in the boat with the hired workers and went with him. (Mark 1:14 – 20)


According to the Gospel of Mark, Jesus was baptized by John the Baptist in the Jordan river, then prayed for 40 days in the desert, and called some fishermen to follow him as his disciples, when Jesus began his public ministry for the Kingdom of God. In the original Jewish tradition, people had to go to the Jerusalem temple to repent their sins and to give sacrifice to God. But people came to not the temple but John the Baptist in the Jordan river because they knew that those priests in Jerusalem were morally ruined and corrupt. They knew that John the Baptist was a true prophet who claimed justice before God. This story shows us that the beginning of faith must start with a baptism of repentance.


After being baptized, Jesus fasted for 40 days in the wildness. While Jesus prayed there, Satan came to tempt Jesus. “If you are the Son of God, command that these stones be made bread.” The first temptation was about the economy of greed. “If you are the Son of God, jump off. God will send his angels to catch you in their arms, and you won't hurt your feet on the stones.” The second temptation was about the religion of luck and chance. “I will give all this to you, if you will bow down and worship me.” The third temptation was about the politics of power. But with the Word of God, Jesus resisted these three temptations. This story shows us that those who work for the kingdom of God should not surrender to the erroneous economic, religious, political temptations.

Finally Jesus called some fishermen to follow him as his disciples. “‘Come with me! I will teach you how to bring in people instead of fish.’ At once Jesus asked them to come with him. They left their father in the boat with the hired workers and went with him.” They left something valuable to follow Jesus! This story reminds us of the first principle of Christian life. Following Jesus starts with discarding one’s way of old living and thinking. Jesus wants us to leave behind not only unnecessary things but also valuable things such fame or private pride. "Follow me. I will make you fishers of men." Being a disciple of Jesus means to work in order to save and enrich all the life in the world. We are called to be the disciples of Jesus. As Jesus healed the sick, feed the hungry and forgive sinners, we are also called to take over the work of Jesus. We are called to be fishers of people.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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