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절 후 첫번째 주일 / 1월 두번째 주일

창립50주년, 내 머리에 기름 부으시니

누가복음 4:16 - 21

정해빈 목사




오늘부터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사역을 묵상하는 주현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누가복음 4장 말씀을 보면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취임 설교를 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복음서를 보면 성탄절 이야기 다음에 바로 예수님의 공생애 이야기가 나옵니다. 성경은 예수님의 청소년 시절을 자세하게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아마도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많은 경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거칠고 힘든 목수 일도 하셨을 것이고, 세례 요한을 따라 광야에 들어가서 기도 생활도 하셨을 것입니다. 갈릴리 농민들과 어부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도 보셨을 것이고, 예루살렘 성전과 궁궐도 보셨을 것입니다. 이런 시간이 지난 후에 대략 30세가 되셨을 때, 예수께서는 자기가 자라신 갈릴리 나사렛에 오셔서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는 이사야 61장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주님의 영의 내게 내리셨다. 주님께서 내게 기름 부으셔서....” 이렇게 설교를 시작하셨습니다. 보통 어떤 사람이 공직에 오르면 제일 먼저 취임 연설을 합니다. 취임 연설을 들어보면 그 사람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께서는 취임 설교를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포로 된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고, 눈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 주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바로 이 말씀 속에 예수님이 하시고자 하는 사역이 나타나 있습니다. 그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자유와 해방과 용서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이 일을 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또한 주님께서는 주님께서 시작하신 이 사역을 계속하라고 교회를 세워 주셨습니다.


주님의 영의 내게 내리셨다. 주님께서 내게 기름 부으셔서...” 예수님은 공생애를 그냥 시작하신 것이 아니라 주의 영의 기름 부음을 받고 나서 공생애를 시작하셨습니다. 구약 성경을 보면 왕이나 제사장이나 예언자가 취임할 때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하나님의 종으로 임명하고 축복했다는 뜻에서 그 사람의 머리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50년 전 엘리자베스가 영국 여왕으로 취임할 때도 상징적으로 그 사람 머리 위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기름은 그 사람이 하나님의 종으로 선택받았고 그 사람이 해야 할 직책이 신성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기름 붓는다는 말(anoint)에서 메시야/그리스도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사람이 메시야/그리스도입니다. 하지만 왕이나 제사장이나 예언자가 취임할 때만 기름을 붓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이가 어린 사람도 기름 부음을 받았습니다. 사무엘기상 16장을 보면 사무엘 선지자가 당시로는 시골이었던 베들레헴을 찾아가서 이새의 막내아들 다윗에게 기름을 부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린 다윗에게 기름을 부음으로서 비록 지금은 나이도 어리고 힘도 없지만 앞으로 하나님의 일을 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려주었습니다. 어린 자녀를 축복하고 그의 미래를 축복하는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도 우리 자녀들에게 영적인 기름을 부어달라고 기도하면 좋을 것입니다. 이 아이가 하나님께 쓰임 받는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 좋을 것입니다.


구약 성경을 보면 사람들은 메시야를 3가지 방식으로 이해했습니다. 첫째로 사람들은 독립 전쟁을 이끄는 전쟁 용사를 메시야로 이해했습니다. 하나님께 기름부음 받은 자는 무엇보다 능력이 있어야 한다, 침략자를 무찌를 만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군대 장군을 메시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메시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유대인들은 자칭 메시야를 따라서 오랫동안 독립전쟁을 일으켰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종말에 오시는 메시야를 기다렸습니다. 아직은 때가 오지 않았다, 역사의 마지막 때가 되면 하나님이 기름 부어 세우신 메시야가 나타나서 자신들을 일으켜 주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두번째 메시야 이해입니다. 그런데 유대교 신비주의, 기독교 신비주의가 이해하는 세번째 메시야 이해가 있습니다. 진짜 메시야는 군대 장군도 아니고, 종말에 오시는 메시야도 아니고, 우리들이 메시야라고 그들은 말합니다. 우리들 모두가 작은 메시야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세상은 너무 크고, 너무 문제가 복잡하고, 너무 많이 망가졌기 때문에 한 사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고 그들은 말합니다. 그것은 마치 큰 조각 그림을 퍼즐로 맞추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 퍼줄 맞추기 해 보셨습니까? 큰 그림을 퍼즐로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저기 흐트러진 수백 개, 수천 개 퍼즐을 하나씩 하나씩 집어서 천천히 조각을 맞추어야 합니다. 한명이 퍼줄을 다 맞출 수도 없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협력해서 조각을 맞추어야 큰 그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은 망가지고 흐트러진 큰 퍼줄과 같습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한명의 뛰어난 메시야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 명의 메시야들이 나와야 합니다. 우리들이 작은 메시야가 되어서 함께 노력해야만 망가지고 흐트러진 이 세상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마더 테레사 수녀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혼자서 큰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큰 사랑을 가지고 작은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메시야 중의 메시야 되시는 예수님은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고 주님께서 내게 기름 부으셨다고 말씀하시고 사역을 시작하셨습니다. 우리들은 예수께서 우리의 구원자/메시야 되심을 믿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땅에 오셔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포로 된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고, 눈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 주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셨습니다. 하지만 이 사역은 주님만 하시는 사역이 아니라 우리들도 해야 하는 사역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들이 작은 메시야가 되어서 주님께서 시작하신 사역을 계속 이어가라고 우리들을 부르셨습니다. 만약 우리가 세상을 어지럽혀 놓고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메시야를 보내달라고 기도만 한다면 하나님께서는 무엇이라고 말씀하실까? 우리들을 향해서 너희가 세상을 어지럽혀 놓았으니 너희가 작은 메시야가 되어서 세상을 치료하여라, 너희가 서로가 서로에게 메시야가 되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오늘 말씀 끝부분을 보면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는 말씀이 나옵니다. 은혜의 해는 50년째가 되는 해, 희년(禧年)을 가리킵니다. 안식일이 발전해서 안식년이 되었고 안식년이 발전해서 희년이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는 종도 쉬고 동물도 쉬라는 뜻에서 안식일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땅을 6년간 경작했으면 7년째 되는 안식년에는 땅을 1년 쉬게 하여라, 혹시 누군가가 너의 종이 되어서 그 종을 6년간 부려 먹었으면 7년째 되는 안식년에는 그 종을 풀어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나면 49년이 되고 그 다음 해가 50, 희년이 됩니다. 희년이 되면 남에게 산 땅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희년은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해이고 이웃에게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해입니다. 희년은 기쁨의 해이고 축제의 해이고 감사의 해입니다. 50년이 되면 사람들은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고 빚을 탕감해 주고 나눔을 실천했습니다. 예수께서는 바로 이 희년 사역을 하라고 하나님께서 나에게 성령을 부으시고 기름을 부으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올해로 우리 교회가 창립50주년 희년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우리 교회가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해이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해입니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를 이끌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시다. 지난 세월을 감사드리고 앞으로의 시간을 바라보면서 희년 사역을 실천하십시다. 민족과 인류의 화해를 위해서, 창조 세계의 보존을 위해서 일하는 우리 교회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시편 23편 시인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주께서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주님께서 나를 귀하게 여기시고 주님을 위해서 일하라고 내 머리에 기름을 부으셨다고 고백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머리에 기름을 부으셨습니다. 우리들을 작은 메시야로 부르셨습니다. 우리들이 바로 주님의 일꾼이요 종이요 메시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다 사랑하시고 부자도 사랑하시지만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더 사랑하십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야만 살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기름부음 받은 일꾼이 되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포로 된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고, 눈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 주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50th anniversary, you anoint me with oil

Luke 4:16 - 21


Jesus went back to Nazareth, where he had been brought up, and as usual he went to the meeting place on the Sabbath. When he stood up to read from the Scriptures, he was given the book of Isaiah the prophet. He opened it and read, "The Lord's Spirit has come to me, because he has chosen me to tell the good news to the poor. The Lord has sent me to announce freedom for prisoners, to give sight to the blind, to free everyone who suffers, and to say, <This is the year the Lord has chosen.>" Jesus closed the book, then handed it back to the man in charge and sat down. Everyone in the meeting place looked straight at Jesus. Then Jesus said to them, "What you have just heard me read has come true today." (Luke 4:16 21)


To anoint someone means to say that someone is special, designated for greatness. When the psalms 23 says “You anoint me with oil,” he is saying, God, you have given me the gift of being special, and I accept the responsibility that comes with that gift. One of the most important words in Christian and Jewish theology derives from the custom of anointing someone with oil to mark that person as special. The word is “messiah,” which literally menas God’s anointed one. Messiah does not have to be one person. Some Jewish mystics says that the problems of the world are too great for one person to solve, however powerful. Rather, every one of us has to be a “messiah in miniature,” doing something, however small, to repair and redeem the world.


When Jesus began his public ministry, Jesus proclaimed “The Spirit of the Lord is upon me because he has anointed me with oil to bring good news to the poor.” As God anointed Jesus with oil as the way of appointing and blessing his ministry, we also believe that God anoints us with oil as the servant, messenger, and the people of God. Mother Teresa said, “Few of us can do great things but all of us can do small things with great love.” God has anointed my head with oil. God expects me to do my share to bring about God’s kingdom. As the small messiahs, we are called to proclaim release to the captives and recovery of sight to the blind, to let the oppressed go free, and to proclaim the year of the Lord’s favour.’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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