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절 일곱번째 주일 / 10월 세번째 주일
창조절,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로마서 13:1 - 7
정해빈 목사

  

 

 


1. 이 세상에는 우리 사회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도로/지하철 공사장에서 일하는 분들도 있고 버스를 운전하는 분들도 있고 집 앞에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육체적으로 힘든 일 하시는 분들을 보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길거리에서 일하고 버스 운전하고 쓰레기 차 운전하는 것이 시시한 것 같아도 그런 일 하는 분들이 봉급을 많이 받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 하는 분들이 대접받는 나라가 선진국입니다.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일하는 분들도 고맙고 감사한 분들입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나 메르스 바이러스가 퍼지면 병원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합니다. 바이러스가 잠잠해질 때까지 비상 대기해야 하고 환자들을 일일이 추적해서 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공무원/정치인들도 고맙고 감사한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어느 젊은 국회의원이 인터넷 방송에 나와서 국민들이 국회의원들 특권이 너무 많다고 비판하는데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일을 잘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국회의원 1명이 일을 잘해서 예산 낭비를 찾아내면 그 1명 때문에 국가 예산 100억, 1000억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행정부와 각 기관과 기업들이 국회를 무서워하는 것은 국회가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입니다. 법을 제정하고 1년 나라 살림을 감시하는 역할이 국회의원들에게 있습니다. 공직에 계시는 분들, 국민을 대표해서 선출된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더 나아가 깨끗하고 실력있는 분들이 공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야 할 것입니다.

캐나다에서는 내일 10월 19일 월요일 연방 선거가 있습니다. 선거 제도는 다르지만 일종의 대통령 선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 정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면 앞으로 4년간 나라를 맡게 되고 과반수가 안 되면 그보다 짧은 기간에 나라를 맡게 됩니다. 캐나다 정치를 보면서 부러울 때가 많습니다. 3개의 정당이 경쟁하니까 국민들이 선택할 곳이 그만큼 많습니다. 잘하면 계속 일하게 하고 잘못하면 바로 정당을 바꿉니다. 알버타에서는 44년간 보수당 정부가 집권했는데 지난 5월 주정부 총선에서 보수당이 몰락하고 신민당이 집권하기도 했습니다. 국민들이 똑똑하니까 정당들이 국민들을 무서워하고 선의의 경쟁을 합니다. 한 나라의 정치는 그 나라의 국민 수준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국민들이 깨어있으면 정치는 발전하지만 국민들이 깨어있지 않으면 정치는 후퇴합니다. 권력자들은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 갖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정치 혐오증을 부추겨서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도록 유도합니다. 그래야만 권력이 바뀌지 않고 오래 권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국민들이 깨어 있어야 합니다. 각각의 정당이 정치, 외교, 복지, 의료, 교육, 난민, 환경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꼼꼼하게 살핀 후에 투표해야 합니다. 캐나다에 사는 한인들의 소득 수준이 다른 민족들과 비교해 볼 때 최하층에 속한다는 통계를 몇 년 전에 본 적이 있습니다. 캐나다 한인들은 사회적으로 보면 저소득층에 속합니다. 따라서 각 정당을 살필 때 기왕이면 저소득층에 더 관심을 갖는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또 하나의 기준은 이민과 난민에 대한 정책입니다. 2000년에는 캐나다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난민을 많이 받아들이는 나라였는데 14년이 지난 2014년에는 세계 15위로 추락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캐나다가 이민과 난민을 많이 받아들였는데 10년이 지나는 동안 그런 명성이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어느 정당 지도자가 차기 총리가 되는 것이 적절한지, 사회복지 정책은 어떠한지, 이민과 난민 정책은 어떠한지 꼼꼼하게 따져서 투표해야 하겠습니다. 자기 지위를 이용해서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는 지도자도 적절하지 않고 무조건 명령만 내리는 권위적인 지도자도 적절하지 않고 실력없는 지도자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얼굴이 밝고 환한 지도자, 국민을 존경하는 겸손한 지도자, 미래에 대한 비전과 철학이 있는 지도자가 뽑히기를 기대합니다.

사람은 영적인 존재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존재입니다. 사람은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종교가 필요하고 사회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정치가 필요합니다. 종교(宗敎)는 본래 마루 종자, 가르칠 교자, 높은 마루에서 배우는 최고의 가르침을 가리킵니다. 신앙생활은 우리를 깨우쳐서 우리가 풍성한 삶을 살도록 인도해 줍니다. 신앙생활을 하면 할수록 영성이 풍성해져서 더 마음이 넓어지고 따뜻해지고 사랑하고 용서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신앙은 우리에게 인생의 지혜를 가르쳐 주고 영적인 깨달음을 가져다줍니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말했듯이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오류가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주는 곳”이 종교입니다. 종교가 영적인 문제를 다룬다면 정치는 사회적인 문제를 다룹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살아가려면 제도/규칙을 만들어야 하고 갈등을 해결하고 공동선을 추구해야 합니다. 제도/규칙을 만들고 갈등을 해결하고 공동선을 만드는 모든 노력을 정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정치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데 두 사람만 모여도 정치가 필요합니다. 부부의 의견이 서로 다를 때 서로 대화하면서 의견을 좁혀 가는 것도 정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정치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주기도문이 말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예수 믿고 나만 복 받고 잘살면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 사회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회로 바꿀 것인지 고민하고 좋은 지도자를 선출하는데 적극 참여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2. 오늘 우리가 읽은 로마서 13장 말씀은 유명한 말씀입니다. 바울은 로마 교회 신자들에게 모든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니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하라고 말했습니다. 오랫동안 로마서 13장 말씀이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통치자들에게 복종하라고 했는데 그럼 나쁜 통치자/독재자에게도 무조건 복종해야 하나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통치자들이 하나님의 뜻대로 바르게 나라를 통치할 때는 그 통지자들에게 협조하고 순종하지만 통치자들이 권력을 휘두르고 하나님의 뜻에 어긋한 행동을 할 때는 저항해야 합니다. 시민불복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잘못된 권력에 대해서 시민들이 조용하게 저항하는 것입니다. 그럼 사도 바울은 어떤 의도에서 권세자들에게 복종하라고 말했을까요? 아마도 바울은 이제 막 시작된 초대교회가 로마제국과 맞서 싸우다가 핍박받는 것이 걱정되었던 것 같습니다. 바울은 곧 종말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가만히 놔두어도 로마제국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굳이 로마제국과 맞서서 반란을 일으킨다든지 총칼을 들고 싸우지 말고 그 대신에 교회가 조용하게 로마제국과 다른 삶을 살자고 말했습니다. 저 악한 제국이 우리를 핍박한다고 해서 우리도 악으로 대응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자고 말했습니다. 총칼로 사람을 위협하고 사람을 차별하는 로마제국 방식대로 살지 말고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대안적인 삶을 살자고 말했습니다. 모든 사람을 환영하고 주인과 노예, 남자와 여자, 유대인과 이방인이 주님 안에서 하나되는 삶을 살자고 말했습니다. 특히 오늘 말씀 7절에 보면 “여러분은 모든 사람에게 의무를 다하십시오. 조세를 바쳐야 할 이에게는 조세를 바치고, 관세를 바쳐야 할 이에게는 관세를 바치고, 두려워해야 할 이는 두려워하고, 존경해야 할 이는 존경하십시오.” 이렇게 말했는데 세금을 안내고 규칙을 어기면 로마제국에게 걸려서 공격받으니까 그들에게 걸리지 않도록 사회적인 의무를 다하자고 말했습니다. 바울의 말을 오늘날 방식으로 표현하면 거창하게 나라를 위해서 큰일을 하지 않아도 조용하게 투표만 제대로 해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이 세상에는 나쁜 통치자도 있지만 국민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좋은 통치자도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일하는 분들, 공적인 직책을 맡고 있는 분들, 교사/의사/공무원/경찰/운전기사 같은 분들이 그런 분들입니다. 내가 상대방을 존중할 때 상대방도 나를 존중합니다. 바울의 말대로 직책을 맡고 있는 분들을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또 우리의 자녀들이 사회에 많이 진출해서 이 사회를 위해서 일하도록 도와야 해야 하겠습니다. 최근에 이런 유머를 들었습니다. 한국말을 잘 못하는 한인 2세가 목사님을 찾아가서 “인간”이 무슨 뜻이냐고 “인간”이 나쁜 뜻이냐고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아빠가 엄마와 싸울 때 “야 이 인간아”하고 부르더라는 것입니다. 아빠가 엄마에게 노란 양말을 신고 있다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싹수가 노랗다”는 말을 양말(Sock)로 알아들은 것입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한국말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면 더 넓은 분야에서 나라와 사회를 위해서 일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공공의 안녕을 위해서,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기 위해서 사회 각 분야에서 일하도록 후원하고 격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에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좋은 지도자들이 많이 선출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For those working for the country
Romans 13:1 - 7

Obey the rulers who have authority over you. Only God can give authority to anyone, and he puts these rulers in their places of power. People who oppose the authorities are opposing what God has done, and they will be punished. Rulers are a threat to evil people, not to good people. There is no need to be afraid of the authorities. Just do right, and they will praise you for it. After all, they are God's servants, and it is their duty to help you.  (Romans 13:1-4)

If you do something wrong, you ought to be afraid, because these rulers have the right to punish you. They are God's servants who punish criminals to show how angry God is. But you should obey the rulers because you know it is the right thing to do, and not just because of God's anger. You must also pay your taxes. The authorities are God's servants, and it is their duty to take care of these matters. Pay all that you owe, whether it is taxes and fees or respect and honor. Amen. (Romans 13:5-7)

The 2015 federal election, on October 19th, is a time for both hope and decision. If we are to continue to imagine and build a just society and a caring world, we must decide which leaders, and their parties, will help us to make that happen. If we are to lead with integrity i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we must reflect on the principled, moral, and humanitarian stances we have taken on many issues in the past. If we are to hold up our heads as committed Christians and as fair, just, generous, hospitable, and humane people, serious questions about polices and practices need to be asked. As one of the Korean-Canadian minority communities, we hope that new government support more diversity, solve inequality and earnings differentials, and give more thought to refugee people in the world.

Paul the Apostle said, "Obey the rulers and pay your taxes. The authorities are God's servants, and it is their duty to take care of these matters. Pay all that you owe, whether it is taxes and fees or respect and honor." He thought that Christians do not have to fight against the Roman Empire with violence, since this immoral Empire will collapse soon. He wants people not to revenge wrong with wrong, but return good for evil. His suggestion was to live an alternative life that Jesus had showed them before; welcoming the poor and removing all the barriers between race, class, and sex, which was totally different from the Empire. We pray that the people of ability and diligence to be elected in the coming Federal Election on October 19th, 2015. We also pray that those who are working for the country stand in awe of God and serve the people with honesty and integrity.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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