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절 후 네번째 주일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요한복음 1:43 - 51
정해빈 목사

 

1. 인류 역사를 보면 세상의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는 곳에는 항상 지도자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헌신적이고 열정적이고 리더쉽과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가 세상을 주도할 때 사람들은 그 지도자를 따라가게 됩니다. 유능한 지도자는 사람들을 설득해서 새로운 변화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그런지 유능한 지도자는 감동적인 연설을 잘 합니다. 최근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전 국민의 1%에 해당하는 초고소득자들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고 시간당 7달러인 최저 임금을 시간당 10달러로 올리겠다고 발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제는 소신껏 정책을 펴겠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신년 연설을 하고 나서 지지도가 90%까지 치솟았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미국은 세계 선진국들 가운데서 유일하게 유급병가나 유급출산휴가를 보장하고 있지 않는 나라입니다. 자녀가 아플 경우 부모가 일주일동안 아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유급병가를 실시합시다. 지금 여기 있는 의원들 중에 최저 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 년에 1만 5천불, 최저 임금을 가지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지 한번 살아 보십시오.” 이렇게 연설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인류 역사 상 최고의 연설을 꼽으라면 1963년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님이 한 연설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1/19)을 국가 기념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1963년 8월 23일 노예 해방 100주년을 맞아 워싱턴에서 인종차별철폐를 위한 평화행진대회가 열렸습니다. 여러 사람이 연설을 했기 때문에 청중들의 반응이 시들어 질 때, 마지막 연사로 킹 목사님이 나서서 저 유명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을 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 나라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자명한 진실로 받아들이고 그 진정한 의미를 신조로 살아가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언젠가는 조지아의 붉은 언덕 위에 예전에 노예였던 부모의 자식과 그 노예의 주인이었던 부모의 자식들이 형제애의 식탁에 함께 둘러앉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나의 네 자녀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그런 나라에 살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모든 계곡이 높이 솟아오르고 모든 언덕과 산은 낮아지고 거친 곳은 평평해지고 굽은 곳은 곧게 펴지고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 모든 사람들이 함께 그 광경을 지켜보는 꿈입니다.” 지도자의 진실되고 호소력 있는 연설은 많은 사람들의 양심을 일깨우고 감동을 줍니다. 잘못된 현실을 바꾸려는 지도자의 열정과 노력이 있을 때 사람들은 그 지도자가 가는 길을 따르게 됩니다.

리더쉽과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가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도자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조용한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1960년대에 인종차별반대운동을 펼친 두 명의 지도자가 있었는데 한 명은 마틴 루터 킹 목사였고 또 한명은 로자 팍스(Rosa Parks)라는 흑인 여성이었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리더쉽과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였다면 로자 팍스는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평범한 흑인 여성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흑인 여성을 통해서 인종차별반대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정확하게 60년 전인 1955년 12월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시 백화점에서 재봉사로 일하던 흑인 여성 로자 팍스는 퇴근 버스의 흑인석 맨 앞줄에 앉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버스를 타도 백인이 앉는 자리와 흑인이 앉는 자리가 따로 있었습니다. 로자가 탄 버스에 백인들이 들어왔는데 백인들이 앉을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버스 운전수는 흑인석에 앉아있는 로마 팍스에게 백인석이 모자라니 뒷자리로 가라고 명령을 합니다. 하지만 로자는 이를 거부하였고 결국 이 때문에 경찰에 체포 수감되었습니다.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고 해서 경찰이 흑인 여성을 잡아 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옛날에는 그런 때가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주도하는 버스 승차 보이콧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인종차별반대 운동을 시작한 로자 팍스는 굉장히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 속에는 잘못된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는 용기가 조용히 자라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조용한 사람이 더 무서운 법입니다. 버스 운전사가 다가와서 백인들이 앉을 자리가 부족하니 뒤로 가라고 말했을 때, 로자 옆에 있던 흑인 남자 3명은 순순히 뒷자리로 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로자는 조용히 No, I'm tired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하루 종일 일을 했기 때문에 지금 몸이 지쳤다는 뜻도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사회의 차별에 지쳤다는 뜻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조용한 행동이 세상의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목소리를 크게 낼 필요도 없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한 사람이 바른 마음을 먹게 되면 그것이 세상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요즘 영화관에서 Selma(셀마)라는 영화가 상영 중인데 60년 전 당시의 미국 상황을 잘 묘사했습니다.

2. 창세기 1장 27절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다”고 말합니다. 옛날 고대 종교들은 오직 왕만이 신의 형상대로 지음받았다고 가르쳤습니다. 황제/천황/폐하 다 신의 아들을 가리키는 말들입니다. 바벨론 제국도 왕이 신의 아들이라고 백성들을 가르쳤습니다. 바벨론 창세기를 보면 마르둑(Marduk)이라는 신이 티아맛(Tiamat)을 죽여서 그 시체로 인간을 만들고 인간으로 하여금 신들의 시중을 들게 했습니다.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는 오직 신들의 시중을 들기 위해서라고 가르쳤습니다. 이런 종교에서는 인간을 존중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그러나 히브리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셨다고 선언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기 때문에 차별을 하면 안 된다고 선언했습니다. 창세기는 히브리 백성들이 바벨론 종교에 저항하는 일종의 인권 교과서였고 대안 평등 교과서였습니다. 지금부터 수 천 년 전에 하나님께서 사람, 남자와 여자를 당신의 형상을 따라 지으셨다고 선언했는데 인류는 오랫동안 이 뜻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노예가 해방된 것이나 여성과 흑인들에게 투표권을 준 것도 대략 60-100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셀마] 영화를 보면 존슨 대통령이 킹 목사의 요구를 수용해서 흑인들에게 선거권을 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요한복음 1장 말씀을 보면 빌립이 나다나엘에게 예수님을 소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가 메시야를 만났습니다. 그 분은 나사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입니다.” 나다나엘이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올 수 있겠소?” 하고 대답했습니다. 예수님과 빌립과 나다나엘은 모두 갈릴리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나사렛 출신이고 빌립은 벳새다 출신이고 나다나엘은 가나 출신입니다. 하지만 가나 사람 나다나엘은 자기 동네보다 더 작은 나사렛에서 온 예수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남쪽 예루살렘 사람들은 가장 북쪽에 사는 갈릴리 사람들을 변방에 산다고 해서 오랫동안 무시해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보면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서로 자기들끼리 무시하고 차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치가 높은 사람이 위치가 낮은 사람을 차별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작은 차이점을 가지고 서로 차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때 예수께서 나다나엘을 향해 “보아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나를 아십니까?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네가 앞으로 더 큰 일을 볼 것이다.” 무화과나무에는 그늘이 있어서 책을 읽거나 기도하는 사람들이 자주 이용을 했습니다. 예수님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 있는 나다나엘의 가능성을 보셨습니다. 비록 지금은 생각이 좁고 부정적이고 편견에 사로잡혀 있지만 장차 세상을 바꾸는 큰 일을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한복음 21장을 보면 부활하신 예수께서 일곱 명의 제자들을 만나셨을 때 그 일곱 명 중에 나다나엘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나다나엘을 제자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세상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님처럼 열정과 헌신이 있고 리더쉽과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로자 팍스처럼 조용하지만 용기있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목소리 큰 사람이 항상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조용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약하고 불완전합니다. 때로는 나다나엘처럼 생각이 좁고 편견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나다나엘을 제자로 변화시켜 주셨습니다. 주님을 만나면 생각이 바뀝니다. 주님을 만나면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이 됩니다. 주님을 만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용기가 생깁니다. 우리는 교만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자기를 비하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해야 합니다. 세상적으로 내세울 것이 없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나를 통해서 새로운 일을 하실 수 있습니다.  바르게 사는 조용한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반드시 목소리를 크게 낼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조용히 바른 길을 가면 됩니다.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세상으로 펴져서 세상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주님을 따라 조용하게 그러나 바르게 인생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One person changes the world
John 1:43 - 51

The next day Jesus decided to go to Galilee. There he met Philip, who was from Bethsaida, the hometown of Andrew and Peter. Jesus said to Philip, "Come with me." Philip then found Nathanael and said, "We have found the one that Moses and the Prophets wrote about. He is Jesus, the son of Joseph from Nazareth." Nathanael asked, "Can anything good come from Nazareth?" Philip answered, "Come and see." When Jesus saw Nathanael coming toward him, he said, "Here is a true descendant of our ancestor Israel. And he isn't deceitful." "How do you know me?" Nathanael asked. Jesus answered, "Before Philip called you, I saw you under the fig tree." Nathanael said, "Rabbi, you are the Son of God and the King of Israel!" Jesus answered, "Did you believe me just because I said that I saw you under the fig tree? You will see something even greater. I tell you for certain that you will see heaven open and God's angels going up and coming down on the Son of Man." (John 1:43-51)

Rev. Dr. Martin Luther King, Jr. said in his Washington Speech in 1963, "I have a dream that one day on the red hills of Georgia the sons of former slaves and the sons of former slave owners will be able to sit down together at the table of brotherhood. I have a dream that my four little children will one day live in a nation where they will not be judged by the color of their skin but by the content of their character. I have a dream that one day every valley shall be exalted, every hill and mountain shall be made low, the rough places will be made plain, and the crooked places will be made straight, and the glory of the Lord shall be revealed, and all flesh shall see it together."

Martin Luther King inspired hundreds of thousands of people in the United States into actions against racism, to end poverty, and for peace. Early December 1955, he led the first great non-violent protests of Afro-Americans in a bus boycott in Montgomery, Alabama. The boycott lasted 382 days and ended after the US Supreme Court ruled that segregation in public buses was unconstitutional. In spring 1963, King and the student movement organised mass demonstrations in Birmingham, Alabama. The white police officials responded violently and King was arrested for organizing sit-in demonstrations. In his ‘Letter from the Birmingham jail’, he said, "Injustice anywhere is a threat to justice everywhere."

Rosa Parks was an African-American Civil Rights activist, whom the United States Congress called "the first lady of civil rights" and "the mother of the freedom movement". On December 1, 1955, in Montgomery, Alabama, Parks refused to obey bus driver's order to give up her seat in the colored section to a white passenger, after the white section was filled. Parks' act of defiance and the Montgomery Bus Boycott became important symbols of the modern Civil Rights Movement. She became an international icon of resistance to racial segregation.

A charismatic leader, like Martin Luther King Junior, changes the world. But It does not mean that a great speaker always lead the world. Sometimes a quiet and gentle person, like Rosa Parks, can inspire many people to work for social justice. Nathanael said, "Can anything good come from Nazareth?" when he was heard from Philip, "we have found the one, Messiah." But Jesus approved him by saying, "You will see something even greater. you will see heaven open and God's angels going up and coming down on the Son of Man." Jesus changed the person of prejudice and negative thoughts into the person of discipleship. Jesus saw the possibility of one person. Making one person smile can change the world – maybe not the whole world, but their world.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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