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절 세번째 주일 / 6월 세번째 주일
성령강림절, 갈릴리에서 로마까지
사도행전 1:6 - 11
정해빈 목사
신약성경 순서를 보면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 사도행전, 이런 순서로 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누가라는 사람이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썼습니다. 누가복음에서는 예수님이 어떻게 갈릴리와 예루살렘에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는지를 기록했고 사도행전에서는 제자들이 어떻게 교회생활을 시작했고 어떻게 로마사회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켰는지를 썼습니다. 이렇게 누가가 2권의 책을 썼기 때문에 2권의 책이 붙어 있어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신약성경 순서를 정할 때 요한복음이 누가복음과 사도행전 사이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아마 옛날 학자들은 마태/마가/누가/요한 이렇게 복음서끼리 붙여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이 서로 떨어져 있다 보니까 두 책이 같은 저자의 작품이라는 것을 자주 잊어먹게 되었습니다. 누가복음을 읽은 다음에 사도행전을 읽으면 두 책의 내용이 서로 잘 연결됩니다. 누가는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통해서 갈릴리에서 시작된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이 어떻게 예루살렘과 사마리아를 거쳐서 로마의 수도 로마에 이르렀는지를 기록하려고 하였습니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이 한 사람의 작품이기 때문에 두 권을 이어서 읽으면 많은 곳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성령입니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읽어보면 거의 모든 장에서 성령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복음/사도행전을 가리켜서 성령복음/성령행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성령께서 마리아에게 임하셔서 온 세상을 구원하실 구세주가 태어날 것을 알려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성령의 인도함을 받아 광야에서 기도하시고 시험받으셨습니다. 맨 처음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는 갈릴리 회당에 들어가셔서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셨다. 주님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포로 된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고 눈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 주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취임설교를 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일하시는 매순간마다 성령의 인도함을 받으셨습니다. 사도행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자들은 성령을 받고나서 교회생활을 시작하였고 함께 물질을 나눔으로서 가난을 극복했습니다. 사울은 성령체험을 하고나서 바울로 변화되어 로마 곳곳에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했습니다. 성령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이 성과 신분과 인종의 장벽을 넘어서 모든 사람들을 환영하도록 역사하셨습니다. 이러 면에서 볼 때, 누가복음을 성령복음이라고 말할 수 있고, 사도행전을 성령행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누가복음/사도행전에는 성령 외에도 공통점이 많이 있습니다. 치료, 물질,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두 책에서 많이 나옵니다. 누가는 의사였기 때문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병을 고치는 이야기를 두 책에 많이 기록했습니다. 동시에 누가는 물질의 바른 사용을 강조했습니다. 삭개오 이야기,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 나사로 이야기, 초대교회의 공동생활을 통해서 성도는 물질의 유혹에 빠지지 않아야 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물질을 가지고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들을 초청해서 하나님 나라 잔치를 베푸셨고 예루살렘 교회는 가난한 과부들을 구제하는 일을 교회의 중요한 사역으로 생각했습니다. 누가는 성령, 치료, 물질에 이어서 여성을 강조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마리아를 통해서 시작되었고 마리아와 마르다 같은 여성들이 예수님을 후원하고 대접했습니다. 예수님 주변에는 12제자 외에도 예수님을 후원하는 많은 여성들이 있었고 그 여성들의 가정에서 초대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자세히 읽어보면 예수님이 시작하신 하나님 나라의 사역이 갈릴리를 출발해서 예루살렘과 사마리아를 거쳐 로마 사회로 확산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갈릴리에서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셨고 병자들을 고치시고 죄인들을 용서하시고 가난한 사람들을 식탁에 초대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땅 중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땅, 가장 가난하고 외딴 곳에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갈릴리 사람들은 오랜 식민지 생활 때문에 하나님 말씀을 잊어버렸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도 잊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주님의 가르침을 듣고나서 잃어버린 믿음을 회복했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이웃의 손을 붙잡아주는 지파공동체/평등공동체를 다시 건설할 수가 있었습니다. 갈릴리에서 시작하신 하나님 나라 운동은 예루살렘으로 이어졌습니다. 주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셔서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셨고 종교 지도자들과 논쟁하셨고 부패하고 타락한 성전을 심판하셨습니다. 그러자 종교지도자들/헤롯왕/로마 총독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했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 운동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습니다.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이 예루살렘 교회를 세웠고 이 교회를 통해서 많은 예루살렘 사람들이 회개하고 복음을 받아들였습니다. 교인들이 물질을 서로 나누고 과부를 구제하였습니다. 복음이 예루살렘 도시를 변화시켰습니다. 예루살렘 교회에 대한 좋은 소문이 예루살렘 전체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성령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가르침이 더 넓은 세계로 확산되도록 제자들을 깨우치셨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박해 때문에 제자들이 세상으로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빌립은 사마리아를 방문해서 그곳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였습니다. 유대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은 오랫동안 서로를 미워하고 상종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성령께서는 이러한 장벽을 깨트리셨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도 성령체험하는 것을 목격한 빌립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나라 운동은 갈릴리와 예루살렘과 사마리아를 거쳐 로마의 수도 로마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마치 누룩이 밀가루를 부풀게 하고 아주 작은 겨자씨가 큰 덤불을 이루는 것처럼, 갈릴리에서 시작된 하나님 나라 운동은 로마 제국을 변화시켰습니다. 초대 교인들은 로마제국의 방식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방식을 따랐습니다. 우상숭배하지 않았고 황제에게 절하지 않았습니다. 유흥과 방탕과 쾌락을 멀리하였고 경건하고 깨끗한 삶을 살았습니다. 로마 황제가 아니라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였고 가난한 성도들을 돌보았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인종과 성과 신분에서 아무런 차별이 없습니다. 모든 성도들을 하나님의 형제자매로 환영하였습니다. 로마제국에 흩어져 있는 초대 교회들은 작은 가정교회에 불과했지만 그 가정 교회들이 부패하고 타락한 로마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켰습니다. 이 모든 일은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제자들이 하늘로 승천하시는 예수님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언제 옵니까? 로마제국이 언제 무너집니까? 우리는 언제 독립할 수 있습니까?” 주님께서는 "때와 시기는 너희가 알바 아니요, 다만 성령이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능력을 받고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될 것이다"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들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완성하시고 새하늘과 새땅, 더 좋은 미래를 만드실 것을 믿습니다. 하지만 그 때와 시기는 하나님만 아십니다. 때와 시기가 언제 오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성령의 능력이 세상 곳곳으로 확산될 때, 이 땅은 변화될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오늘날에도 우리들을 통해 역사하고 계십니다. 적은 숫자의 초대 교회 교인들이 로마 사회를 변화시켰듯이, 우리들도 이곳을 변화시키고 이곳에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선포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주님께서 갈릴리에서 시작하셨던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이곳에서 선포하는 우리들 모두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Pentecost, from Galilee to Rome
Acts 1:6 – 11
While the apostles were still with Jesus, they asked him, "Lord, are you now going to give Israel its own king again?" Jesus said to them, "You don't need to know the time of those events that only the Father controls. But the Holy Spirit will come upon you and give you power. Then you will tell everyone about me in Jerusalem, in all Judea, in Samaria, and everywhere in the world." After Jesus had said this and while they were watching, he was taken up into a cloud. They could not see him, but as he went up, they kept looking up into the sky. Suddenly two men dressed in white clothes were standing there beside them. They said, "Why are you men from Galilee standing here and looking up into the sky? Jesus has been taken to heaven. But he will come back in the same way that you have seen him go." (Acts 1:6 – 11)
According to Luke-Acts, the Kingdom of God was started by Jesus in Galilee and then it reached the peak in Jerusalem where Jesus was crucified by political and religious authorities. Jesus healed the sick and feed the hungry in Gailee and exposed Jewish leaders’ hypocrisy in Jerusalem. Luke shows in his books that the Holy Spirit came upon not only Gailee and Jerusalem, but also Samaria and all the Roman societies. The Kingdom of God which began in Galilee, finally reached Rome. Truly the Holy Spirit makes the good news of the kingdom of God preached throughout the world. When the kingdom of God is preached, the sick is healed, the demons are withdrawn, and the justice and equality of God is realized.
When disciples asked Jesus, "Lord, is this the time when you will restore the kingdom of God? When will the Roman Empire collapse? When can we be independent?” Jesus replied, “it is not for you to know the times or periods that the Father has set by God’s own authority. But if you receive the Holy Spirit, you will be my witnesses in Jerusalem, Judea and Samaria, and to the ends of the earth.” God will bring to us new heaven and new earth in the future, but we do not know the times and periods. Instead we are called to proclaim the Kingdom of God. Just as a small number of early Churches has transformed Roman society, we are called to change our world and to proclaim the justice and love of God here.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