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절 열한번째 주일 / 평화통일주일 / 8월 두번째 주일
성령강림절, 에서와 야곱이 화해하다
창세기 33:1 - 10
정해빈 목사


매 주일마다 읽어야 하는 성경말씀을 성서일과라고 부릅니다. 구약에서 하나, 시편에서 하나, 복음서에서 하나, 서신서에서 하나, 이렇게 4개의 본문으로 되어 있는데, 전 세계의 많은 교회들이 성서일과를 따라서 매주일 성경본문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요즘 성서일과를 보면 구약의 말씀으로 창세기 야곱 이야기가 계속 나옵니다. 야곱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신앙적인 교훈을 줍니다. 그래서 저도 요즘 성서일과를 따라서 야곱 이야기를 계속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야곱에 대한 세번째 이야기입니다. 야곱이 20년간 살았던 외삼촌 라반의 집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오는 중에 형 에서를 만나 화해했습니다. 서로 원수가 되었던 형과 동생이 화해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성경 이야기는 화해의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죄를 범해서 하나님과 원수가 되었는데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우리들을 하나님과 화해하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들이 죄를 범해서 자연과 원수가 되었는데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통해서 우리들이 자연과 화해하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유대인들과 사마리아 사람들은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며 왕래도 하지 않고 원수처럼 지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마리아 지방으로 가셔서 사마리아 사람들, 사마리아 여인과 만나시고 대화하심으로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을 화해시켜 주셨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남녀 차별이 심했는데, 예수님은 여성들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그들을 동역자로 삼아 주심으로서 남성과 여성을 화해시켜 주셨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성경책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화해의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성경에는 갈등하고 싸우고 죽이는 이야기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 전체를 읽어보면 성경의 메시지가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 용서와 화해를 다룬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온 우주 만물이 서로 화해하고 평화를 누리도록 지금도 일하고 계십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켜 주셔서 우리들이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도록 역사하십니다. 악령은 싸우고 다투고 미워하고 갈등하게 만들지만 성령은 사랑하고 용서하고 화해하게 만듭니다. 우리들도 성령을 따라서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미워하고 싸우고 복수하는 신앙이 아니라 원수를 사랑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신앙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창세기 33장을 보면 야곱이 형 에서와 화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화해는 그냥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이 있어야 합니다. 야곱은 형과 화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첫째, 형에게 사람을 보내서 자신이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정중하게 미리 알렸습니다. 둘째, 형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양과 염소와 소와 낙타와 나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염소 이백 마리, 양 이백 마리, 송아지 쉰 마리, 낙타 서른 마리, 나귀 서른 마리, 오늘날로 말하면 선물 폭탄을 준비해서 그것을 3개로 나누어서 형에게 주었습니다. 선물을 한번 주는 것보다 3번 주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셋째, 마찬가지로 형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자신의 부인들과 가족들을 3그룹으로 나누어서 형을 만나도록 했습니다. 종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이 맨 앞에 서게 했고, 레아에게서 난 자녀들이 두 번째로 서게 했고, 자신과 라헬이 마지막에 서게 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야곱이 얼마나 머리가 좋은 사람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형이 가족들을 죽이려고 하면 일부라도 살아남아야겠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야곱은 형의 마음을 누그러트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형과 동생이 만났을 때의 감동적인 장면이 나옵니다. 야곱이 형을 만나자 마자 사죄의 뜻으로 일곱 번 땅에 엎드려 절을 했고 에서가 동생을 껴안고 함께 울었습니다. 에서가 동생과 화해한 것은 선물을 많이 주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선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심어린 마음입니다. 에서는 야곱이 일곱 번 땅에 엎드려 절하는 것을 보고 동생에 대한 원한을 풀었습니다. 야곱이 살아남기 위해서 절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야곱의 이런 행동은 형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형보다 세상에 먼저 나오려고 형의 발꿈치를 붙잡고 나온 야곱이 형 앞에서 일곱 번 엎드려 절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기적이고 교활한 야곱이 일곱 번 땅에 엎드려 절을 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습니다. 야곱이 에서를 만나기 전에 하나님을 만나 크게 변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창세기 32장을 보면 야곱이 에서를 만나기 전날 밤에 얍복강에서 하나님과 씨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자기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면서, 형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고민하면서 밤새도록 씨름을 했습니다. 하나님과 씨름했다는 말은 하나님을 붙잡고 밤새도록 기도하고 고민했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 시간은 야곱의 인생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주목해야 할 두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께서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야곱은 움켜쥐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하나님과 씨름하는 자)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남을 속이고 경쟁하고 무언가를 움켜쥐면서 세상과 씨름하면서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 하나님과 씨름하는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야곱은 무언가를 붙잡는 것을 잘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세상의 물질과 권력을 붙잡는 사람이었다면 이제부터는 하나님을 붙잡는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두번째, 하나님께서 야곱의 허리를 쳐서 야곱을 평생 절뚝이며 사는 사람으로 만드셨습니다. 허리는 힘을 상징합니다. 허리뼈/엉덩이뼈를 쳤다는 말은 이제부터는 육체적은 힘을 쓸 수가 없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의 허리를 치셔서 야곱이 더 이상 힘을 쓰면서 살 수 없게 만드셨습니다. 야곱을 겸손하게 만드시려고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남을 속이면서 살지 말고 남에게 의지하면서 살아라, 힘 자랑하지 말아라, 겸손한 사람이 되어라. 하나님을 의지하라는 뜻에서 그의 허리를 치셨습니다. 야곱은 하나님을 만나는 두가지 체험, 이름이 바뀌고, 허리를 다치는 체험을 통해서 겸손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런 체험이 있었기에 야곱은 형 앞에서 일곱 번 땅에 엎드려 절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하나님과 멀어졌다면 하나님과 화해해야 하고 가족들과 멀어졌다면 가족들과 화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마음에 평안이 옵니다. 우리들이 화해해야 하는 이유는 화해하지 않으면 나의 삶에 평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먼저 화해해야 내 삶에 은혜와 평안이 옵니다. 하나님과 인간의 화해, 인간과 자연의 화해, 남북한의 화해, 우리들의 화해를 위해서 기도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우리들은 오늘 8월 두번째 주일, 8.15 해방 72주년, 평화통일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2017년 8.15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문" 일부를 읽어드리겠습니다. “자비하신 하나님! 올해도 어김없이 8월이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남과 북/북과 남에서 따로따로 광복을 기억하고, 기념합니다. 얼마나 혹독한 세월이 흐르고, 잔인한 대결 속에 지냈습니까? 비록 일제의 억압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민족끼리 증오하고 있으며, 여전히 주변 나라들의 간섭을 받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의 처지를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은혜의 하나님! 우리나라, 삼천리에 성령의 은총을 내리시옵소서. 평화의 맑은 햇살이 백두에서 한라까지 두루 비추고, 기쁨의 소나기가 온 나라의 메마른 대지를 적시게 하옵소서. 이 땅과 세계에 흩어진 팔천만 민족이 누구나 행복하고, 저마다 주인으로 살도록 인도하옵소서. 그리하여 하나 되어 더욱 커진 우리 민족이 온 세계를 두루 섬기게 하옵소서.” 화해라고 해서 같이 살아야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에서와 야곱은 화해했지만 떨어져 살았습니다. 약간 떨어져 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화해의 첫걸음은 싸우지 않는 것입니다.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지 않고 사는 것이 화해입니다. 에서와 야곱이 화해한 것처럼, 저희 민족이 화해하게 하옵소서. 하나님 앞에서 힘 자랑하지 않게 하시고, 야곱이 이스라엘로 변화된 것처럼, 저희들도 하나님과 씨름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기도하는 우리들 모두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Pentecost, Esau and Jacob were reconciled
Genesis 33:1 – 10

Now Jacob looked up and saw Esau coming, and four hundred men with him. So he divided the children among Leah and Rachel and the two maids. He put the maids with their children in front, then Leah with her children, and Rachel and Joseph last of all. He himself went on ahead of them, bowing himself to the ground seven times, until he came near his brother. But Esau ran to meet him, and embraced him, and fell on his neck and kissed him, and they wept. When Esau looked up and saw the women and children, he said, ‘Who are these with you?’ Jacob said, ‘The children whom God has graciously given your servant.’ Then the maids drew near, they and their children, and bowed down; (Genesis 33:1 – 6)

Leah likewise and her children drew near and bowed down; and finally Joseph and Rachel drew near, and they bowed down. Esau said, ‘What do you mean by all this company that I met?’ Jacob answered, ‘To find favour with my lord.’ But Esau said, ‘I have enough, my brother; keep what you have for yourself.’ Jacob said, ‘No, please; if I find favour with you, then accept my present from my hand; for truly to see your face is like seeing the face of God—since you have received me with such favour. Please accept my gift that is brought to you, because God has dealt graciously with me, and because I have everything I want.’ So he urged him, and he took it. (Genesis 33:7 – 11)

2017 North South/South North Joint Prayer for Peaceful Reunification

God of grace! Once again, we greet the month of August, the month of Independence where North and South still celebrate separately and remember it differently. It has been a long, harsh period, one with cruel struggles between the two countries. No longer are we oppressed by Japanese forces, but our people are still filled with contempt for each other and our country is still challenged by neighboring forces. Lord, pity us.

God who rules history! For the last 72 years, we dreamed of being one, but we lived like foes, not living up to our dreams. We lived separated from our family and torn apart by different ideology and systems. Lord, bring the history of our people together with your holy hands. Let us hope for unification with passionate hearts and work together so fervently that we shed the sweat of hope. For every August we encounter, help us sincerely repent with our hearts, and fill us with a strong will for unification.

God who leads peace! Lord, we speak of one people, one sisterhood/brotherhood while filled with hatred against each other. We have violated the spirit of the Inter-Korean Basic Agreement, the June 15 Joint Declaration, and the October 4 Joint Declaration and also firmly locked the doors of the Keumkang Mt. and Gaeseong Industrial Complex. Thus, we were left with a greater danger and greater threat. Lord, listen to our desperate cries that thirst for peace.

God who gives hope! Lord, help us to dream once more of a beautiful land where no joint-military exercise is needed. Let us welcome a new world where we are not interfered with or challenged by neighboring strong powers. Let us once again begin with the same overwhelming determination we had as of August 15, 1945. Please quickly open the doors of intercommunication and let us walk hand in hand for joint prosperity. Lord, let the North and South greet each other without prejudice. Help us newly begin a history of reconciliation and embracement on this land.

God of grace! Bestow your grace upon the whole of Korea. Shine down pure rays of peace from Baekdu to Halla, and wet the entire land with showers of joy. Give happiness to the 80 million fellow Koreans throughout this land and this world, and guide them to be leaders of their own lives. Bring our strengthened community to be servants of the world.

God of Peace, we pray in Jesus name.

August 15, 2017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Korea
Korean Christian Federatio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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