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절 두번째 주일 / 9월 두번째 주일
창조절, 창조의 원리는 사랑과 돌봄
시편 147:10 - 20
정해빈 목사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슨이 쓴 [이기적인 유전자, The Selfish Gene]라는 책이 있습니다. 1976년 옥스퍼드 출판사에서 출판되었는데 30년이 지난 2006년에 개정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자연과학/생물학/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진화생물학의 교과서로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이 말하는 “이기적(selfish)” 이란 말은 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욕심이 많다는 뜻이 아니라 “자기를 복제해서 끝까지 생존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유전자가 어떻게 해서든지 끝까지 생존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가리켜서 “이기적(selfish)”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우리 몸 안에는 유전자(DNA, Gene)가 있는데 유전자의 제일 큰 관심은 자기복제, 생존본능, 자기를 보존하는 것입니다. 유전자는 자기를 복제하기 위해서 태어났습니다. 자기를 복제해서 계속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유전자는 이 목적을 위해서 항상 이기적인 선택을 합니다. 내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내 몸 안에 있는 유전자가 이기적입니다. 내가 먼저 살아남기 위해서 남과 경쟁할 수도 있고 살기 힘든 환경을 극복할 수도 있습니다. 하여튼 유전자는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복제, 자기보존을 하려고 합니다. 진화가 무엇이냐면 열등한 유전자는 사라지고 우수한 유전자가 자기를 복제해서 끝까지 살아남는 것이 진화입니다. 모든 생물은 자기를 보존하기 위해서 이기적으로 태어났습니다. 이기적인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고 이 책은 설명합니다. 자기복제, 자기보존은 모든 생명의 본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생명은 가능한 오래 생존하려고 하는 본능에 따라서 행동을 합니다. 만약 생존하려는 본능이 없다면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다 사라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자기를 보존하고 복제하려는 유전자가 있기 때문에 우리들은 건강에 관심을 갖고 좋은 음식을 먹고 자녀를 낳습니다. 자기를 보존하려는 본능은 나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창세기를 보면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향해서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죽지 않고 끝까지 생존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생명들이 이기적인 유전자의 지배를 받습니다. 몸 안에 있는 유전자가 자기를 보존하기 위해서 이기적인 선택을 하라고 명령을 내리면 모든 생명들은 유전자의 지시를 따르게 됩니다. 그런데 유전자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유일한 생명이 있는데 그 생명이 바로 인간입니다. 여기에 바로 인간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내 몸 안에 있는 유전자가 생존하기 위해서 이기적인 선택, 본능에 따라서 행동하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사람은 때때로 이기적인 유전자의 명령을 거부하고 이타적인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은 때에 따라서는 나 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나 보다 약한 사람을 돌보기도 하고 선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사람이 여러 명 모여 있는데 먹을 음식이 부족한 상황이 닥쳐왔습니다. 내 몸 안에 있는 유전자는 내가 먼저 살아야 하니까 내가 먼저 빨리 음식을 먹으라고 명령합니다. 그것이 내 몸 안에 있는 생존의 욕구입니다. 내가 먼저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유전자의 명령을 거부하고 더 배고픈 사람에게 음식을 양보하기도 합니다. 오직 사람만이 생존본능/자기복제를 거부하고 더 높은 가치를 위해서 세상을 살기도 합니다. 바로 여기에 사람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사람이 언제 아름다우냐? 본능에 따라 살지 않고 더 높은 뜻에 살 때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유전자가 우리를 만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전자를 주인으로 모시고 살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사명을 기억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본능대로 살지 말고 하나님을 섬기면서 이 세상을 사랑으로 돌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912년 영국을 떠나 뉴욕으로 가던 타이타닉 호가 침몰했을 때 여성들과 아이들이 먼저 구명보트에 탔고 선장은 끝까지 배에 남아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아마도 내 몸 안에 있는 유전자는 어떻게 해서든지 나부터 먼저 살아야 한다고 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아름다운 것은 그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타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람만이 이기적인 유전자를 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물들을 가만히 보면 동물들도 때로는 이기적인 본능을 거부하고 이타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코끼리는 동료 코끼리가 죽었을 때 24시간 자리를 떠나지 않고 슬퍼하고 흡혈박쥐는 자신이 애써 얻어 온 피를 배고픈 동료 박쥐에게 나누어줍니다. 이런 것을 보면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본능에 따라 살지 않고 서로 사랑하고 돌보면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물들도 이렇게 서로 사랑하고 돌보면서 살아가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돌보지 않는다면 사람은 동물보다도 못한 존재가 되고 말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인 것은 서로 공감하는 능력, 함께 아파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을 겉으로 보면 양육강식, 생존투쟁, 무한경쟁이 지배하는 세상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을 자세히 보면 사랑과 돌봄의 원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세상, 이 지구가 망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은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돌보는 생명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랑과 돌봄의 목적을 가지고 이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여기시고 배우자를 만들어 주셨고 사람으로 하여금 이 세상을 아끼고 사랑하고 돌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유전자에는 나부터 생존하려는 본능도 있지만 서로 사랑하고 돌보는 본능도 있습니다. 이 세상의 기본 질서는 경쟁과 싸움이 아니라 상부상조와 공생입니다. 같은 종끼리 싸우고 경쟁하면 다 같이 죽게 되지만 서로 상부상조하면 그 종은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와 국가가 자기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서로 다투고 싸우면 인간은 이 지구에서 멸종하게 될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고 돌보는 생명만이 이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인류 역사는 우리들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시편 147편 말씀을 보면 “주님은 힘센 준마를 좋아하지 않으시고 빨리 달리는 힘센 다리를 가진 사람도 반기지 아니하신다. 주님은 오직 당신을 경외하는 사람과 당신의 한결 같은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을 좋아하신다”는 말씀이 나옵니다. 주님께서 힘이 쎈 말을 좋아하지 않고 빨리 달리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 자신의 힘을 자랑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주님을 경외하고 주님의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을 좋아하신다고 했습니다. 주님께서 이 세상을 사랑하고 돌보시는 것처럼 이 세상을 사랑하고 돌보는 사람을 주님은 좋아하십니다. “주님은 말씀을 보내셔서 그것들을 녹이시고 바람을 불게 하시니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되어 흐른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니 얼음처럼 차가운 세상이 따뜻한 세상으로 변하게 됩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본능에 따라 사는 사람이 아니라 말씀으로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오늘 말씀은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에게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다스려라”는 말씀은 억압하고 통치하라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사랑하시고 돌보는 것처럼, 우리들도 이 세상을 사랑하고 돌보라는 것을 가리킵니다. “창조세계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돌보아라”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사명을 주셨습니다. TV를 보다가 어느 강가에서 수컷 개가 죽은 암컷 옆에서 며칠동안 꼼짝하지 않고 계속 앉아 있고 다른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짓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러다가는 수컷도 죽겠구나 싶어서 동물 구조팀이 수컷을 안전하게 격리시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름없는 개에게도 사랑과 돌봄의 원리가 작동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양육강식, 적자생존, 정글의 원리가 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러 보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경쟁하고 싸우는 생명은 지구에서 쉽게 멸종하지만 서로 사랑하고 돌보고 협력하는 생명은 끝까지 생존한다는 것을 지구 역사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일 인류가 서로를 미워하고 난민을 추방하고 핵무기를 만들면 인류도 이 지구 역사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랑과 돌봄으로 이 세상을 창조하신 것처럼, 우리들도 사랑과 돌봄의 정신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Creation, creation with love and care
Psalm 147:10 - 20
The LORD doesn't care about the strength of horses or powerful armies. The LORD is pleased only with those who worship him and trust his love. Everyone in Jerusalem, come and praise the LORD your God! He makes your city gates strong and blesses your people by giving them children. God lets you live in peace, and he gives you the very best wheat. As soon as God speaks, the earth obeys. He covers the ground with snow like a blanket of wool, and he scatters frost like ashes on the ground. God sends down hailstones like chips of rocks. Who can stand the cold? At his command the ice melts, the wind blows, and streams begin to flow. God gave his laws and teachings to the descendants of Jacob, the nation of Israel. But he has not given his laws to any other nation. Shout praises to the LORD! (Psalm 147:10-20)
There is a book called [The Selfish Gene] by evolutionary biologist Richard Dawkins. The term "selfish" does not mean to be greedy but trying to survive to the end by copying itself. The greatest interest of genes is self-reproduction, survival instinct, self-preservation. The gene was born to replicate itself. Genes always make selfish choices because they have to replicate and survive. Every creature was born selfish to preserve itself. Self-reproduction, self-preservation can be said to be the instinct of all life. All life acts according to the instinct to survive as long as possible. If there was no instinct to survive, all life on Earth would have disappeared. We can say that instinct to preserve oneself is not bad but it is natural. In the book of Genesis, God said to the all the creatures, “grow, multiply, and fill the earth.” It is good for us to survive to the end without dying.
All life in this world is dominated by selfish genes. But humans are not subject to these genes. The scriptures say that we are not created to live for instincts but for higher values. Just as God made the world with love and care, we are called to serve God and care for this world with love. We are not created by instinct but by the image of God. People sometimes think of others first, care for weaker ones than themselves, and seek goodness and beauty. When the Titanic sank in 1912, the women and children first got on the lifeboat, and the captain stayed on the boat until the end. Perhaps the genes in his body should have told him to live first of all. But many people made altruistic decisions in such a difficult environment.
Today’s scripture says, “The LORD doesn't care about the strength of horses or powerful armies. The LORD is pleased only with those who worship God and trust God’s love. At God’s command the ice melts, the wind blows, and streams begin to flow.” We are not called to live by instinct but by the will of God. The history of the Earth shows us that the life competing and fighting is easily extinct on Earth, but the life that loves, cares and cooperates with each other survives to the end. If the humankind hates the refugees and make nuclear weapons, It will disappear from the Earth. As God created the world with love and care, we are also called to live with love and care.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