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첫번째 주일 / 3월 첫번째 주일 / 3.1절 기념주일

청년주일내가 너를 좋아한다

마가복음 1:9 – 15

정해빈 목사



오늘 우리가 읽은 마가복음 1장 말씀을 보면 예수께서 요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물을 머리 위에 떨어트리는 세례가 아니라 완전히 몸을 물속에 잠기는 침례를 받으셨습니다. 물속에 들어갔다가 올라오는데 하늘이 갈라지고 성령이 비둘기같이 자기에게 내려오는 것을 보셨습니다. 그리고는 하늘로부터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소리를 들으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성년이 될 때까지 조용히 지내시다가 어느 날 이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시고 요한을 찾아가서 세례를 받고 본격적으로 공생애를 시작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받으신 세례는 회개와 결단의 세례였고, 이제부터는 개인적인 삶이 아니라 하나님 아들로서 공적인 삶을 살겠다는 상징적인 행동이었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이 장면을 보시고 너무 마음이 기쁘셔서 비둘기 같은 성령을 내려 보내 주시고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응답해 주셨습니다. 땅에 있는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세례를 받았고 하늘 아버지는 이 장면을 보고 기뻐하셨습니다. 하늘 아버지와 땅의 자녀 사이에 아름다운 관계가 형성되었습니다. 하늘 아버지와 땅의 자녀가 서로 기뻐하였고 영적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하늘 아버지가 자녀를 보면서 기뻐하셨다는 장면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구약 성경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을 부모와 자식 관계로 표현을 합니다.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께서는 자녀인 히브리 백성들을 이집트 노예에서 벗어나게 해 주시고 율법을 주시고 만나와 메추라기를 주시고 약속의 땅에 들어가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히브리 백성들은 거의 대부분 하늘 아버지를 실망시켰습니다. 그들은 광야를 지나는 동안 하나님께 불평했고 가나안 땅에 정착해서도 하나님 뜻대로 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과의 관계는 실망의 관계, 애증의 관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땅의 자녀들이 하늘 부모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는 이를 보시고 심히 슬퍼하시고 한탄하시고 때로는 분노하셨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이 백성을 버릴 수도 없어서 심히 괴로워하셨습니다. 구약 성경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땅의 백성들이 하늘 아버지를 실망시킨 이야기로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구약 성경에는 내가 너를 좋아한다, 내가 너를 기뻐한다고 말씀하시는 장면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예수님만이 유일하게 하늘 아버지를 기쁘게 하셨습니다.


대부분의 부모 자식 사이에는 늘 이런 애증 관계가 있습니다. 부모의 눈으로 자식을 보면 자식은 무언가 부족하고 실망스럽고 못마땅하게 보이기 마련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기대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릅니다. 내 자식이 공부하는 것이나 생활하는 것이나 이 정도는 해 주면 좋겠는데 자식이 그 기준에 못 미치면 부모는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딸, 또는 어머니와 아들, 또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가 그런 애증관계일 수 있습니다. 유명한 문학 작품들을 보면, 예를 들면 도스트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같은 작품들을 보면 부모와 자녀,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애증의 관계로 묘사한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자식이 못마땅해서 화를 내고 자식은 그런 아버지를 무서워하고 때로는 아버지를 미워합니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도 땅을 보면서 항상 실망하시고 안타까워하셨습니다. 하늘에서 땅을 보면 하늘은 조용한데 땅은 늘 시끄럽고 혼란스럽습니다. 그런데 하늘 아버지께서는 예수께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고 결단하고 세례받는 것을 보시고 심히 기뻐하셨습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동안 땅을 보면서 슬퍼하시고 안타까워하셨는데 비로소 예수님이 하늘 아버지를 기쁘게 하셨습니다. 예수께서 아버지의 뜻을 위해서 일하겠습니다고백하고 세례받는 것을 보시고 심히 기뻐하셨습니다. 땅의 사람은 아버지의 뜻을 위해서 일하려고 하였고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이를 보고 기뻐하셨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는 예수님이 큰일을 해서 기뻐하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하나님을 위해서 살겠다고 세례받는 것을 보시고 기뻐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이 하늘 뜻을 따라 살기 위해서 세례받고 공생애를 시작하시는 모습을 보며 기뻐하셨습니다. 부모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는 자식이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벌고 큰일을 해서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식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 기뻐합니다. 부모는 자식이 아무 계획도 없고 아무 일도 안하고 가만히 있을 때 그것을 제일 답답해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이 하늘 뜻을 찾고 그 하늘 뜻을 향해 열심히 살아갈 때 우리들을 보시며 기뻐하십니다. 98년 전에 있었던 3.1 운동도 평화와 자유를 주시는 하늘 뜻에 응답하는 우리 민족의 결단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우리는 제국주의에 반대합니다. 침략과 폭력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천부적인 인권을 주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우리를 침략하지 마십시오.”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는 우리 민족이 자유와 평화와 독립을 위해서 일어서는 것을 보시며 심히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인생이 하늘 뜻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중국의 43경 중의 하나인 중용(中庸) 첫 장을 보면 사람이 하늘 뜻을 깨닫는 3가지 단계, 3가지 과정을 잘 설명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 사람은 태어날 때 하늘 뜻/사명을 받고 태어나는 데 중용은 이것을 성()이라고 불렀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 하늘 뜻/사명을 받고 태어납니다. 그것이 성입니다. 성품/성격 이런 말들이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사람이 하늘 뜻을 깨닫는 두번째 단계는 도()입니다. 하늘이 나에게 거룩한 사명을 주었는데 그 사명이 무엇인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몸과 마음을 단정하게 하고 도를 닦아야 합니다. 하늘이 나에게 준 뜻이 무엇인지, 진짜인지 가짜인지 내가 깨달아야 합니다. 하늘 뜻을 깨닫는 과정을 도라고 불렀습니다. 사람이 하늘 뜻을 깨닫는 마지막 세번째 단계는 교()입니다. 하늘이 나에게 준 뜻을 깨달았으면 그 하늘 뜻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교육은 하늘 뜻을 내 것으로 만들고 세상에 실천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중용은 이렇게 사람이 하늘 뜻을 이루려면 3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 하늘 뜻을 받고 태어난다, (). 하늘이 나에게 준 뜻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 하늘이 나에게 준 뜻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교육을 받아야 한다, (). 중용에 의하면 사람은 누구나 하늘 뜻을 받고 태어나는데 하늘 뜻대로 사느냐, 아니면 내 마음대로 사느냐 하는 것은 나의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중용의 시각에서 보면 예수님이야 말로 하늘 뜻을 깨달으시고 그 뜻을 위해 평생을 사심으로서 하늘 아버지를 기쁘게 하셨습니다. 태어날 때 하늘 뜻을 받으시고(), 그 뜻을 깨닫기 위해 세례를 받으시고(), 그 뜻을 실천하기 위해 공생애를 사셨습니다(). 예수님은 중용에서 말하는 성, , 교를 다 이루셨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마가복음 말씀은 하나님과 예수님 사이의 아름다운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땅의 자녀는 하늘 아버지를 위해서 일하려고 세례를 받았고 하늘 아버지는 땅의 자녀를 보면서 기뻐하였습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땅과 하늘이 화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이 회개와 결단의 세례를 받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보시고 기뻐하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청년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이 열심히 인생을 계획하는 것을 보시며 기뻐하십니다. 여러분이 큰일을 했기 때문에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하늘 아버지의 뜻을 위해 열심히 살려는 모습을 보시고 기뻐하십니다. 하나님 뜻대로 세상 살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거친 세상을 헤쳐 나가가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심을 믿고 열심히 인생을 개척하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시고 기뻐하실 것입니다. 하늘 아버지께서는 무서운 분이 아니라 따뜻하고 자비로운 분이십니다. 청년 여러분을 예뻐하시고 여러분을 도와주는 분이십니다. 하나님, 하나님의 뜻대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여러분을 보며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너는 나의 사랑하는 딸이요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너를 좋아한다.” 미래로 나아가는 청년 여러분의 삶에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Youth Sunday, I am well pleased with you

Mark 1:9 - 15


In those days Jesus came from Nazareth of Galilee and was baptized by John in the Jordan. And just as he was coming up out of the water, he saw the heavens torn apart and the Spirit descending like a dove on him. And a voice came from heaven, ‘You are my Son, the Beloved; with you I am well pleased.’ And the Spirit immediately drove him out into the wilderness. He was in the wilderness for forty days, tempted by Satan; and he was with the wild beasts; and the angels waited on him. Now after John was arrested, Jesus came to Galilee, proclaiming the good news of God, and saying, ‘The time is fulfilled, and the kingdom of God has come near; repent, and believe in the good news.’ (Mark 1:9 15)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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