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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8.03 로마서, 은혜받은 자와 빚진 자

성령강림 후 열번째 주일 / 8월 첫번째 주일
로마서, 은혜받은 자와 빚진 자
로마서 1:7-14
정해빈 목사

 


 


1.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목표/가치관/교훈을 좌우명(座右銘)이라고 합니다. 당신의 인생 좌우명은 무엇입니까? 이렇게 물어볼 수 있는데 앉을 좌, 오른쪽 우, 글자 명, 자리 오른쪽에 써놓고 항상 되새기는 가르침이나 명언을 가리킵니다. 옛날 중국의 최원이라는 학자가 있었는데 자신의 형이 살해당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형을 죽인 원수를 죽입니다. 관아의 추적을 피해 숨어 지내다가 몇 년 뒤 조정의 사면을 받아 고향에 돌아왔는데, 자신의 살인행위를 깊이 뉘우치고자 몸가짐을 경계하는 글을 책상 머리맡에 두고는 항상 몸가짐을 조심했는데 자신이 쓴 그 글 제목을 ‘좌우명’이라고 붙였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좌우명이라는 말이 유래되었습니다.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인생의 목표로 생각하고 항상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그것이 나의 좌우명입니다. 사도 바울은 “은혜받은 자와 빚진 자” 이 두 글자를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살았습니다. 고린도전서 15장 9절, “나는 사도들 가운데서 가장 작은 사도입니다. 나는 사도라고 불릴만한 자격도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의 내가 되었습니다. 나에게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는 헛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사도들 가운데 어느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한 것은 내가 아니라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나는 원래 교회를 박해하던 사람이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날의 내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을 만날 때까지 바울은 은혜라는 말을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은 선택받았기 때문에 자신이 받은 특권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빌립보서 3장 5절에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나는 난지 여드레 만에 할례를 받았고 이스라엘 민족 가운데서도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 사람 가운데서도 히브리 사람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파 사람이요 열성으로는 교회를 박해한 사람이요 율법의 의의로는 흠 잡힐 데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바리새파가 되었고 율법으로는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12 지파 중에서 가장 자부심이 강한 두 지파가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인데 바울은 자신이 베냐민 지파에 속한 것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배경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우월감이 강해서 자칫하면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기가 쉽습니다. 바울은 율법을 지키는 것이 하나님을 잘 믿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율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람들,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을 붙잡으러 다녔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젊은 시절 은혜와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엄격하고 무서운 사람이었습니다. 정통 율법 교사라는 선민의식과 우월의식이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을 만난 후에 은혜라는 말을 가장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는 편지를 쓸 때마다 제일 첫머리에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려주시는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에게 있기를 빕니다” 이렇게 인사했고 편지 마지막에는 “주 예수의 은혜가 여러분에게 함께 있기를 빕니다” 이렇게 인사했습니다. 은혜를 모르고 자기 자랑에 빠져 살던 사람이 예수님을 만난 후에 은혜를 전파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은혜는 헬라어로 카리스(charis)라고 하는데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내려주시는 선물을 가리킵니다. 바울은 예수님을 만나기 전까지 율법을 지키지 않으면 벌주는 하나님, 유대인을 사랑하고 이방인을 심판하는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하나님은 무서운 하나님이 아니라 은혜의 하나님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선한 자나 악한 자 모두에게 똑같이 햇빛과 비를 내려주시는 것처럼,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차별없이 사랑하시고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늘날에는 이게 당연한 것 같지만 2000년 전 바울이 살았던 시대에는 당연하지 않았습니다. 이 깨달음이 결국 바울의 인생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지난 6월 17일 미국 백인 청년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임메뉴얼아프리칸감리교회를 찾아가서 총기를 난사해서 담임 목사를 비롯한 9명의 흑인이 목숨을 읽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 백인 청년이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은혜를 주시는 자비로우신 하나님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흑인 교회에 가서 총을 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장례식장에서 Amazing Grace,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찬송을 불러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인종차별을 상징하는 남부연합기를 내려놓고 대신 은혜를 말하자고 연설을 했습니다. 원래 이 노래는 흑인 노예 무역을 하던 영국의 존 뉴턴이 회개하고 작사한 것을 아메리칸 인디언 체로키(Cherokee)들의 노래에 붙여서 만든 곡입니다. 이 노래는 피아노 검은 건반만 가지고도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음이 아주 쉽고 서정적입니다. 마치 검은 건반이 그동안 고통받았던 흑인들과 원주민들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흑인노예무역을 했던 존 뉴턴이 쓴 가사와 인디언들의 멜로디가 만나서 오늘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 수 있는 것은 주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은혜를 모르는 사람은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은혜를 아는 사람은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는 것을 압니다. 은혜를 모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차별하지만 자기가 용서받고 은혜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차별하지 않습니다. 존 뉴튼은 젊은 시절 노예 장사한 것을 회개하고 주님께서 나 같은 죄인을 살려주셨다고 노래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이전 우월주의자/인종차별주의자/배타주의자로 살았던 바울도 예수님을 만난 후에 자신의 믿음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님을 만난 후에 인류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람, 평화와 화해와 공의와 평등,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민족적 편견과 우월감에 사로잡혀 살았던 나를 예수께서 찾아오셔서 진리를 알게 하시고 복음의 사람으로 변화시켜주셨으니 그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라고 바울은 말했습니다.  

2. 주의 은혜로 사는 사람은 받은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빚진 자로 살아갑니다. 바울은 오늘 말씀 로마서 1장 14절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그리스 사람에게나 미개한 사람에게나, 지혜가 있는 사람에게나 어리석은 사람에게나, 다 빚을 진 사람입니다.” 바울은 한때 정통 보수 유대교를 지키는 사람이었습니다. 스데반이 부패하고 타락한 성전/유대교를 비판하고 십자가에서 달리신 예수를 메시아로 고백하자 바울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스데반에게 돌을 던져 그를 죽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스데반 덕분에 그리스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스데반에 빚진 사람이 되었습니다. 물질적인 빚을 지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닙니다. 큰 빚을 져 본 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아실 것입니다. 하지만 영적인 빚은 좋은 것입니다. 영적인 빚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갚아야 할 사명이 있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바울에게는 부채의식이 있었습니다. 우월주의와 배타주의에 사로잡힌 유대인 동포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부채의식이 그에게 있었습니다. 동시에 권력과 우상에 사로잡혀 있는 로마 제국 시민들에게도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부채의식이 그에게 있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바울은 젊은 시절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유대교에 있다가 예수님을 만난 후에 변화받아 평생을 빚진 자로 살았습니다. 젊은 시절 정의를 위해서 살다가 나이 들어서 변절한 사람은 많아도 젊은 시절 나쁘게 산 것을 인정하고 나머지 인생을 빚진 자로 사는 사람은 맞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바울은 참으로 진실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은혜받은 자로 살고 빚진 자로 살아가는 사람이 참다운 신앙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삽니다. 하나님께서 은혜의 하나님이 아니라 심판의 하나님이었다면 우리 중에 심판받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자비로우시고 은혜로우시기 때문에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햇빛, 공기, 물, 땅에서 나는 모든 것들, 이 모두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선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당신의 은혜를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주님께서 나 같이 부족한 사람을 자녀 삼아주시고 진리를 깨닫게 하시고 새 사람으로 만들어 주셨으니 이 모든 것이 다 주님의 은혜입니다. 우리는 또한 빚진 자로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하나님께 빚진 자들이요 부모님께 빚진 자들이요 신앙의 선배들에게 빚진 자들이요 하나님의 정의를 위해서 헌신한 의인들에게 빚진 자들입니다. 보통 처음 신앙생활을 할 때는 구하는 기도를 많이 합니다. 이것도 주시고 저것도 주시고, 가정의 행복, 물질의 축복을 구하게 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그런 것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기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신앙의 단계는 구하는 단계에서 베푸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동안 내가 많은 복을 받았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빚진 자의 심정이 되어서 복을 베푸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바울은 너무 큰 은혜를 받았기 때문에 나머지 인생을 빚진 자로 산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 은혜받았으니 이 좋으신 하나님을 동포들에게 전하고 로마 사람들에게 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주의 은혜로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감사한 마음, 너그러운 마음으로 세상을 살 것입니다. 빚진 자로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갚아야 할 사명이 있기 때문에 복음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민족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갈 것입니다. 은혜받은 자로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고, 빚진 자로서 세상에 복을 베풀며 사는 우리들 모두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Romans, we are blessed and indebted
Romans 1:7 - 14

This letter is to all of you in Rome. God loves you and has chosen you to be his very own people. I pray that God our Father and our Lord Jesus Christ will be kind to you and will bless you with peace!  First, I thank God in the name of Jesus Christ for all of you. I do this because people everywhere in the world are talking about your faith. God has seen how I never stop praying for you, while I serve him with all my heart and tell the good news about his Son. In all my prayers, I ask God to make it possible for me to visit you. (Romans 1:7 - 10)

I want to see you and share with you the same blessings that God's Spirit has given me. Then you will grow stronger in your faith. What I am saying is that we can encourage each other by the faith that is ours. My friends, I want you to know that I have often planned to come for a visit. But something has always kept me from doing it. I want to win followers to Christ in Rome, as I have done in many other places. It doesn't matter if people are civilized and educated, or if they are uncivilized and uneducated. I must tell the good news to everyone. (Romans 1:11 - 14)

Paul said in Philippians chapter 3, "I was circumcised when I was eight days old, and I am from the nation of Israel and the tribe of Benjamin. I am a true Hebrew. As a Pharisee, I strictly obeyed the Law of Moses." Before meeting with the risen Christ, Paul had lived as a so-called royal orthodox Jew who followed the Law blindly and believed that God selected his people as God's chosen people. Until the risen Christ had called him, he did not think much about grace. He regarded everything he had as natural and right. But later he realized that God in Jesus is not God of Law but God of grace, which means God’s self-giving fair and distributive love. Paul's dramatic meeting with Jesus made him believe the fact that God gives grace to everyone. God makes the sun rise on both good and bad people. And God sends rain for the ones who do right and for the ones who do wrong. (Matthew 5:45)

Feeling deeply graced by God leads us to feel also deeply indebted to God. Paul said in his letter to Romans chapter 1, "I am a debtor both to Greeks and to barbarians, both to the wise and to the foolish." Before Paul converted, he persecuted Jewish Christians by capturing them and bringing them to Rome in chains. He didn't kill Stephen, a young Jew who came from abroad, but encouraged a mob to stone him. So he felt indebted to Jewish christians. Paul also felt indebted to the people in the Roman Empire since the risen Christ called him to spread the good new to all the people in the Empire. As Paul was forgiven and called to be the apostle of God, we are also forgiven by the grace of God. We live every day with sunshine, rain, soil, and wind which come down freely from God as grace. These gifts make us feel indebted to God. We are called to strive to spread the good news of God.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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