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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20 성령과 공동의 선

성령강림 후 다섯번째 주일 / 6월 세번째 주일

성령과 공동의 선

고린도전서 12:1 - 11

정해빈 목사

      



1. 지난 5월부터 성령강림절을 맞아 계속해서 성령에 대한 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한 번 더 성령의 사역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성경에는 성령을 상징하는 두 가지 이미지가 나오는데 첫째는 불과 바람이고 둘째는 물과 비둘기입니다. 불과 바람은 강한 성령을 나타내고 물과 비둘기는 조용한 성령을 나타냅니다. 불과 바람이 불면 열이 나고 어둠이 물러가고 더러운 것이 태워지듯이 성령께서 역사하면 마음이 뜨거워지고 어둠이 물러가고 더러운 것이 태워집니다. 모세는 광야에서 불타는 떨기나무를 보며 하나님을 만났고 이스라엘 백성들도 광야에서 불기둥과 구름기둥을 만났습니다. 시내산에서 계약을 체결할 때 “불 가운데서 내려오시는 하나님”을 만났고 엘리야도 제단을 불로 태우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예수의 제자들도 오순절 날에 마가의 다락방에서 기도하다가 불같은 성령을 만났습니다. 불같은 성령을 만나면 마음이 뜨거워지고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지금도 일하고 계신다는 확신이 생깁니다. 초대 교회 교인들은 불같은 성령을 체험하고 용기를 내서 교회를 세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 소유를 교회로 가지고 와서 필요에 따라 나누며 살았습니다. 예수를 따르면 핍박받는 시대에 교회를 세운 것이나 교인들이 자기 소유를 가지고 와서 필요에 따라 서로 나눈 것 모두가 불같은 성령께서 역사하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리 안에는 각자 소유욕과 이기심과 욕심이 있는데 우리 힘으로 이런 소유욕과 이기심과 욕심을 물리칠 수가 없습니다. 불같은 성령께서 역사하셔야만 우리 안에 있는 소유욕과 이기심과 욕심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불같은 성령을 만나면 사람도 뜨거워지고 교회도 뜨거워집니다. 주님을 더 사랑하게 되고 주님을 위해서 더 헌신하게 됩니다. 대체로 보면 뜨거운 성령 체험을 한 분들이 신앙생활도 더 열심히 하고 헌신도 더 열심히 합니다. 불같은 성령께서는 우리를 뜨거운 사람으로 만들어 주시고 우리 교회를 뜨거운 교회로 만들어 주십니다.


성령에 대한 두 번째 이미지는 물과 비둘기 입니다. 성령께서는 불과 바람같이 강하게 역사하시지만 때로는 물과 비둘기 같이 조용하고 부드럽게 역사하십니다. 불과 바람 같은 성령은 사람을 순식간에 변화시키지만 물과 비둘기 같은 성령은 사람을 조용하고 천천히 변화시킵니다. 강한 성령도 있지만 부드러운 성령도 있습니다. 예수님도 물로 세례 받으실 때 비둘기 같은 성령을 체험하셨습니다.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하기도 하고 옛날에 편지/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비둘기 같은 성령을 받으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됩니다. 거친 사람이 부드러운 사람이 됩니다. 에스겔과 요한계시록을 보면 하나님의 보좌에서 생수가 솟아 나와 모든 생명을 살리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요엘 선지자도 하나님께서 봄비와 가을비를 내려 주셔서 곡식이 많이 쌓이게 하실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요한복음을 보면 니고데모가 “내가 어떻게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 물었을 때 예수께서는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야만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물은 생명을 자라게 하고 더러운 것을 씻기고 조용히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불이 아버지 같은 성격을 가리킨다면 물은 어머니 같은 성격을 가리킵니다. 어머니가 양수로 생명을 품고 잉태하고 생산하고 먹이듯이 성령께서는 물처럼 부드럽고 온유하게 우리에게 다가오셔서 우리를 씻어주시고 자라게 하십니다.


사람에 따라서 불 같은 성령을 만나야 되는 사람이 있고 물 같은 성령을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과거와 다른 사람으로 완전히 새롭게 변화 받아야 하는 사람은 불과 바람 같은 성령을 받아야 하고 반대로 신앙의 성장이 필요한 사람, 평화가 필요한 사람은 물과 비둘기 같은 성령을 받아야 합니다. 보통 교회에서는 기사와 이적을 체험하고 방언을 말해야 저 사람이 성령 충만하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성령 충만은 뜨겁게 받는 것도 있지만 조용하게 받는 것도 있습니다. 뜨겁게 받느냐 조용하게 받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령의 열매가 무엇이냐, 성령 받고 나서 그 사람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느냐가 중요합니다. 아무리 뜨겁게 성령 충만을 받아도 삶의 열매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조용하게 성령 받아서 조용하게 삶의 열매를 맺는 사람이 뜨겁게 성령 받고 아무 열매가 없는 사람보다 훨씬 더 낫습니다.


2.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는 물의 이미지보다 불의 이미지가 더 강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기질이 화끈해서 쉽게 불붙고 바람을 잘 탑니다. 우리 말에 신명나게 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언가에 빠지면 깊이 빠집니다. 종교학자들은 한국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교/샤머니즘이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민족은 저 옛날 몽골, 시베리아에서 왔는데 몽골, 시베리아는 무교/샤머니즘이 강한 곳이었습니다. 한국에 가 보면 사주보거나 점치는 곳도 많고 종교도 많습니다. 유명 연예인이 사라졌다가 무당/점술가가 되어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무교의 기질이 있기 때문에 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바람을 타고 쉽게 유행을 탑니다. 한국 사람들이 술 잘 마시고 노래 잘 부르는 것도 무교적인 속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K-Pop이라고 해서 한국 노래가 아시아는 물론 캐나다까지 퍼져서 캐나다에도 한국 젊은 가수들이 오면 자리가 꽉 찹니다. 이런 무교/샤머니즘의 속성이 때로는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모든 국민들이 힙을 합쳐서 짧은 시간에 경제도 발전시켰고 민주주의도 발전시켰습니다. 하지만 불과 바람 같은 성격은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부정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무교/샤머니즘에는 윤리와 도덕이 부족합니다. 종교에 윤리와 도덕이 빠지면 그 종교는 무당 종교, 오직 나만 잘되게 해 달라는 기복 종교, 무조건 신에게 복을 비는 종교가 되기 쉽습니다. 성령을 받아서 마음이 뜨거워진 것은 좋지만 그 뜨거워진 것이 나의 욕심을 채우는 것이라면 그 성령은 위험합니다. 우리가 성령 충만을 사모해야 하겠지만 그 성령 충만이 나의 감정을 해소하거나 나의 욕심을 채우는 것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고린도전서 말씀은 바울이 고린도 교회 교인들에게 쓴 편지인데 고린도는 옛날부터 종교가 활발한 곳이었습니다. 종교 활동이 활발하면서 동시에 방탕하고 타락했습니다. 어떻게 종교 활동이 활발한데 타락할 수가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종교가 타락을 막는 것이 아니라 타락을 부추겼습니다. 항구 도시는 원래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옛날 그리스에서는 뱃사람들이 이쪽 바다에서 저쪽 바다로 나가려면 반드시 고린도를 통과해야만 했습니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무당들도 많았고 종교들도 많았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저렇게 절벽을 깎아서 이쪽 바다에서 저쪽 바다로 나가는 길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고린도에는 아프로디테(Aphrodite, 비너스) 여신을 모시는 신전이 산 위에 있었는데, 1000여명의 여자 무당들이 손님을 받았다고 합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언덕이 아크로고린도(Acrocorinth) 라는 산입니다. 고린도가 이렇게 무당들도 많고 신비 체험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방탕한 곳이다 보니 고린도 교회 교인들 중에도 이런 문화를 따라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교인들 중에는 무당 종교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신비 체험을 하고 방언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신비 체험을 하고 방언을 말하는 것은 좋은데 자꾸 자기 자랑을 하고 예배를 어지럽힙니다. 예배 시간에 갑자기 방언을 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다 보니 예배가 소란스러워지고 질서가 흐트러집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 교인들을 향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령께서는 우리들에게 다양한 은사를 주시는데 그 다양한 은사를 주시는 이유는 공동의 선,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지혜를 주시고, 어떤 사람에게는 지식을 주시고, 어떤 사람에게는 믿음을 주시고, 어떤 사람에게는 병 고치는 은사를 주시고, 어떤 사람에게는 기적을 주시고, 어떤 사람에게는 예언하는 은사를 주시고, 어떤 사람에게는 영을 분별하는 은사를 주시고, 어떤 사람에게는 방언하는 은사를 주시고, 어떤 사람에게는 방언을 통역하는 은사를 주시는데 그 모든 것은 교회의 유익을 위해서, 공동의 선을 위해서 주시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바울은 내가 사람의 모든 말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가 되고 내가 예언을 하고 모든 비밀과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산을 옮길 만한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성령께서는 때로는 불과 바람같이 임하시고 때로는 물과 비둘기 같이 임하십니다. 불같이 뜨거운 성령을 받아도 좋고 물같이 조용한 성령을 받아도 좋습니다. 어떤 성령을 받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령을 받고 어떤 열매를 맺느냐가 중요합니다. 성령을 받으면 받을수록 사람은 더 겸손해지고 조용히 이웃을 위해 헌신합니다. 성령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 감사하고 더 기도하고 더 기뻐하는 사람, 공동의 선을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헌신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The Spirit for the common good

1 Corinthians 12:1 – 11


My friends, you asked me about spiritual gifts. I want you to remember that before you became followers of the Lord, you were led in all the wrong ways by idols that cannot even talk. Now I want you to know that if you are led by God's Spirit, you will say that Jesus is Lord, and you will never curse Jesus. There are different kinds of spiritual gifts, but they all come from the same Spirit. There are different ways to serve the same Lord, and we can each do different things. Yet the same God works in all of us and helps us in everything we do. The Spirit has given each of us a special way of serving others. Some of us can speak with wisdom, while others can speak with knowledge, but these gifts come from the same Spirit. To others the Spirit has given great faith or the power to heal the sick or the power to work mighty miracles. Some of us are prophets, and some of us recognize when God's Spirit is present. Others can speak different kinds of languages, and still others can tell what these languages mean. But it is the Spirit who does all this and decides which gifts to give to each of us. (1 Corinthians 12:1-11)


In 1 Corinthians chapter 12, Paul speaks about the Holy Spirit who gives various talents in believers’ lives both individually and corporately. The problem is that some spiritual elitists have really messed this up. They have regarded their gifts of the Spirit as making them superior to other members of the Corinthian community. In this text Paul emphasizes unified divine action, which empowers diverse human activity for the common benefit of all. The Spirit works in each Christian not so much for the benefit of any individual Christian but for the benefit of the entire community. Thus the Spirit’s activity is quite diverse; no single Christian receives all the Spirit’s gifts. Yet each Christian is empowered by the Spirit for ministry which builds up the whole community.


According to the testimony of the scriptures, the Holy Spirit comes to us first like fire and wind. Just as fire and wind shine light, make heat, and oust darkness, the Spirit of fire and wind touches our heart so that we become the people of God. The Spirit also comes to us like water and dove. This Spirit comes to us quietly and peacefully and encourages us to work and continue the mission of God. It is not important whether we receive the Spirit of fire or water. Rather, it is more important how we are changed and how we build up the community with the help of Spirit. Paul said in his letter that to each is given the manifestation of the Spirit for the common good. The Spirit generates saving faith in Jesus into every believer and spiritual gifts are not ends in themselves but are for the benefit of the entire community. Truly the Spirit comes to us not just for each person’s desire, but for the sake of the entire community. Truly the Spirit makes us work for the common good.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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