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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05 신년주일, 의의 길과 지름 길

신년주일 / 주현절
의의 길과 지름 길
시편 92:5 - 15
정해빈 목사

 

유대교 문서인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떤 여행객이 여행을 하다가 원주민 마을에 들어가서 어떤 아이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예야, 내가 어느 마을을 가야 하는데 그곳을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을 알고 있니?” 그러자 그 아이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지름길이 있는데 그 지름길은 한참을 돌아가야 합니다. 그 길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지름길이기는 한데 한참을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참을 돌아가야 가는 지름길.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보통 지름길 하면 직선으로 가장 빨리 가는 길을 생각합니다. 지름길은 무조건 직선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멀리 곡선으로 돌아가는 지름길도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도 이런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목표에 빨리 가기 위해서 지름길을 택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길을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목적지에 도착해 보니 그렇게 오래 걸린 길이 결과적으로 가장 빠른 길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겉으로는 멀리 돌아가는 길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길이 옳은 길이었고 가장 빠른 길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지름길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절차와 과정을 생략하고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서두르다 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일어나서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부상당한 운동 선수가 충분한 치료와 휴식을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충고를 무시하고 성급하게 운동 경기에 나갔다가 더 큰 부상을 입는 경우나, 세상에 대한 깊은 고민/경험없이 너무 빨리 성공한 사람이 나중에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다 그런 경우입니다. 재벌 2세 3세들이 좋은 부모를 만나서 일찍 출세하고 사장이 되었지만 삶에 대한 깊은 고민/경험이 없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물의/범죄를 일으키는 경우가 그런 경우입니다. 지름길로 너무 빨리 성공한 것이 오히려 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한참을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길이 옳은 길이었고 그 길이 가장 빠른 길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습니다.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여러 번 나옵니다. 히브리 백성들이 출애굽을 해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때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이집트와 가나안 땅 사이의 직선거리, 지름길로 인도하지 않고 광야를 돌아서 가는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히브리 백성들에게는 노예 백성에서 자유의 백성으로 변화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만약 광야에서 충분한 시간을 지내며 하나님의 백성으로 훈련받지 않고 몇 달 만에 지름길로 가나안 땅에 도착했더라면 그들은 준비없이 가나안 땅에 들어갔기 때문에 다 망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또 구약 성경 아가서를 보면, 아가서는 남여의 사랑 이야기를 쓴 책인데, 남여의 사랑 이야기가 왜 성경에 들어왔을까 싶을 정도로 아가서에는 사랑하는 연인들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이야기가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젊은 여인이 사랑하는 젊은 남자에게 3번에 걸쳐서 사랑을 서두르지 말라고 타이릅니다. 사랑이 충분히 무르익어서 사랑이 변해서 기쁨이 될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한다고 사랑하는 사람을 타이릅니다. 혹시 지금 사랑하거나 교제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너무 서두르면 안 됩니다. 사랑이 충분히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때로는 참고 기다리는 것이 늦은 것 같아도 그것이 가장 빠른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시편 23편은 주님께서 자기 이름을 위하여 우리를 의의 길로 인도하신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을 빠른 길도 아니고 악의 길도 아니고 의의 길로 인도하십니다. 시편 시인은 하나님께서 자기 이름을 위하여 우리를 의의 길로 인도하신다고 했습니다.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신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히브리인들에게 이름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름은 자신의 존재 목적과 명예를 가리킵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도 이름에 먹칠을 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름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하나님의 본질/마음/성품/뜻을 가리키는데 하나님의 이름/마음이 의로운 분이시기 때문에 마치 자석이 쇠를 잡아당기듯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의의 길로 잡아당기십니다. 어떤 기술자가 제품을 만들면 품질보증서를 같이 만듭니다. 내가 이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이 제품의 품질을 보증합니다. 이렇게 품질보증서를 만듭니다. 어떤 제품인 경우에는 그 제품을 만든 사람의 이름과 얼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오늘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이름을 걸고 우리를 의롭게 만드셨습니다. 우리가 의로우신 하나님에게서 나왔기 때문에 하나님을 가까이 하면 할수록 우리는 의의 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우리를 만드신 하나님의 성품이 의로우시기 때문입니다. 시편 1편은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복 있는 사람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지만 악인은 바람에 나는 겨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의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멀리 돌아가는 것 같아도 결국에 가서는 형통하게 된다는 것이 성경의 메시지입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하나님의 말씀대로 세상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성경은 분명히 의인은 철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고 악인은 바람에 나는 겨와 같다고 했지만, 세상을 보면 성경 말씀과는 정반대로 의인은 잘 안되고 악인은 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악인이 잘 안되고 의인이 잘되어야 정상인데 의인은 잘 안되고 악인이 더 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시험을 받기도 하고 세상은 하나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읽은 시편 92편은 이 문제에 대해서 한 가지 해답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오늘 말씀은 악인은 풀과 같고 의인은 백향목과 같다고 말합니다. 악인은 풀처럼 빨리 자라고 빨리 성공합니다. 풀이 빨리 자라는 것처럼 악인은 빨리 달려가고 빨리 성공합니다. 거기에 비해서 의인은 빨리 가지 못하고 천천히 갑니다. 그래서 악인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풀이 빨리 자라지만 또 빨리 시드는 것처럼, 악인은 빨리 자라지만 또 빨리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의인은 백향목 처럼 느리게 자랍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라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의인은 백향목 처럼 바르고 반듯하게 큰 나무가 될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 느린 것 같고 길을 멀리 돌아가는 것 같지만 때가 되고 시간이 지나면 의인은 큰 나무처럼 큰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2015년 신년주일 예배를 드리며 새해를 시작합니다. 당신의 이름/명예를 걸고 우리를 의롭게 지으신 하나님을 따라 의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새해에 우리들의 삶과 가정과 일터, 우리 교회가 걸어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길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지름길로 가서 빨리 성공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의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새해에는 성도님들의 삶에 자비로우시고 의로우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우리 교회는 수백명 모이는 큰 교회가 아니라 작은 교회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위축될 필요는 없습니다. 큰 교회 다니면 행복하고 작은 교회 다니면 불행하냐 그렇지 않습니다. 작은 교회이기 때문에 더 따뜻하고 가족같이 신앙생활 할 수 있습니다. 신학적으로는 건강하고 개방적이고 진보적으로, 신앙적으로는 은혜롭고 따뜻하게 의의 길을 걸어가면 거기에 우리의 살 길이 있을 것입니다. 풀처럼 빨리 자라고 빨리 시드는 길보다는 백향목처럼 느리지만 반듯하게 의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성도님들 한분 한분을 따뜻하게 환영하고 사랑하면서 정직하고 진실되게 하나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면서 의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들 모두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Straight path and shortcut
Psalms 92:5 - 15

It is wonderful to be grateful and to sing your praises, LORD Most High! It is wonderful each morning to tell about your love and at night to announce how faithful you are. I enjoy praising your name to the music of harps, because everything you do makes me happy, and I sing joyful songs. You do great things, LORD. Your thoughts are too deep for an ignorant fool to know or understand. Though the wicked sprout and spread like grass, they will be pulled up by their roots. But you will rule over all of us forever, and your hateful enemies will be scattered and then destroyed. (Psalms 92:1 - 9)

You have given me the strength of a wild ox, and you have chosen me to be your very own. My eyes have seen, and my ears have heard the doom and destruction of my terrible enemies. Good people will prosper like palm trees, and they will grow strong like the cedars of Lebanon.  They will take root in your house, LORD God, and they will do well. They will be like trees that stay healthy and fruitful, even when they are old. And they will say about you, "The LORD always does right! God is our mighty rock." (Psalms 92:10 - 15)

There is a story in the Talmud about the traveler who asks a child, "Is there a shortcut to such-and-such a village?" The child answers, "There is a shortcut that is long and a long way that is short." Like this story, we have all had the experience of trying to take a shortcut, whether while driving or in other aspects of our lives, and finding ourselves entangled in a mess we would have done well to avoid. We are so often in a hurry to get to where we want to end up that we take shortcuts and end up regretting it. A straight line is the shortest distance between two points in plane geometry. But in life the shortest distance to our goal may be an indirect, roundabout route.

When the Israelites left Egypt, we read that God did not lead them on the most direct route of the Promised Land precisely because it was short. They needed extra travel time to make the transition from having been slaves to being a free people. The young woman who is the narrator of the biblical love poem [The Song of Songs] warned her lover three times not to rush things. Psalms 23 said, "The Lord  guides me in straight paths for God's name's sake." "Straight paths" literally means "roundabout ways that end up in the right direction." These scriptures say that God leads us not in the shortest or evil paths, but in straight paths which seem roundabout but eventually turn out to be in the right direction.

Today's scripture, Psalms 92, says that although the wicked sprout and spread like grass, they will be pulled up by their roots. But good people will prosper like palm trees, and they will grow strong like the cedars of Lebanon. They will take root in God's house and they will do well. They will be like trees that stay healthy and fruitful, even when they are old. Sometimes we see that the evildoer succeeds well while the righteous suffers from the world. But the scripture says that although the wicked sprout and spread like grass at first, they will wither soon. Good people will prosper like palm trees. Although growing slowly, it will eventually grow strong like the big trees. Celebrating new year 2015, we begin new journey of life. When we live out the world this year, we pray that God leads us in straight and righteous paths which seem roundabout ways at first but eventually turns out to be in the right direction.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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