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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19 공생애 이전 예수의 삶 (자연, 노동, 기도)

주현절 후 두번째 주일
공생애 이전 예수의 삶, 자연, 노동, 기도
마가복음 1:14 - 20
정해빈 목사


1. 우리는 요즘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말씀과 삶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오늘 설교 제목을 [공생애 이전 예수의 삶]이라고 정했는데 예수님의 말씀과 삶을 온전히 알려면 공생애 뿐만 아니라 공생애 이전의 삶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공생애에 대한 설교는 많아도 공생애 이전에 대한 설교를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마가복음 1장 말씀에 의하면 예수께서는 세례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으시고 사막에서 40일간 금식하시면서 3가지 시험을 받으신 후에 본격적으로 공생애를 시작하셨습니다. 세례를 받으셨을 때 하늘이 열리고 “너는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음성을 들으셨습니다. 복음서를 쓴 저자들 입장에서는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병자를 고치시고 귀신을 쫓아내셨기 때문에 복음서의 모든 기록이 공생애 이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보면 예수님이 태어나신 성탄절 이야기가 나온 다음에 바로 30년을 건너뛰어서 30세에 세례 받으신 이야기가 나옵니다. 태어나셔서 30세까지 30년 동안 무엇을 하셨는지에 대해서는 성경이 자세히 말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사역에는 수없이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헤롯, 종교적으로는 성전 지도자들, 군사적으로는 로마 제국이 예수님의 사역을 방해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런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되게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셨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흔들리지 않고 일관되게 복음을 전할 수 있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예수님이 그런 공생애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의 기도/연단/훈련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께서는 3년 사역을 위해서 30년을 준비하셨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갑자기 30세가 될 수는 없습니다. 예수께서 공생애 이전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를 이해하면 예수께서 공생애를 일관되게 펼치신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은 30세 이전의 삶에 대해서 아주 조금만 기록했기 때문에 조금 있는 기록과 예수님 당시의 시대 상황을 서로 연결해서 예수님의 공생애 이전 삶을 살필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 이전 삶을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태어나서 10살 때까지의 유아기, 둘째는 10살에서 20세까지의 청소년기, 셋째는 20세에서 30세까지의 청년기 이렇게 3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유아기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고, 청소년기는 노동과 함께하는 삶이고, 청년기는 기도와 함께하는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예수께서는 유아기 시절에 갈릴리 농촌에서 자연과 함께 사셨습니다. 이스라엘 땅은 남쪽에는 사막이 있지만 북쪽에는 기름진 땅이 있습니다. 소년 예수는 갈릴리 나사렛에서 자연을 배우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 하신 말씀에는 자연/농사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공중의 새를 보아라.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으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그것들을 먹이신다. 너희는 새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보아라.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온갖 영화로 차려입은 솔로몬도 이 꽃 하나와 같이 잘 입지는 못하였다.” 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이나 선한 사람에게 똑같이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사람이나 불의한 사람에게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농사꾼이 씨를 뿌리는 것과 같은데 첫 번째 씨는 돌짝밭에 떨어졌고 두 번째 씨는 가시덤불에 떨어졌고 세 번째 씨는 좋은 밭에 떨어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는 것과 같고 겨자씨와 누룩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 해와 비, 땅에 떨어진 씨앗, 밀과 가라지, 겨자씨와 누룩 이 모든 것들은 자연 농사와 관련된 단어들입니다. 어린 시절 예수께서는 자연을 통해서 자연의 정직함과 순수함을 배우셨습니다. 자연을 통해서 자비로우신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교육학에서는 어린 시절의 환경이 그 사람의 성격을 좌우한다고 말합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몇몇 측근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해서 말들이 많습니다. 수석 비서관들도 대통령 얼굴 보기가 어렵고 서면으로 보고서를 제출한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폐쇄된 공간에서 자란 사람, 어린 시절 배신과 상처를 당한 사람은 마음이 닫혀 있어서 사람을 쉽게 믿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자기에게 충성한 사람들하고만 일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어린 시절에 무엇을 보고 어떤 배경에서 자라느냐가 참 중요합니다. 요즘은 IQ가 높은 사람보다 EQ(감성 지수)가 높은 사람을 더 나은 사람으로 칩니다. 똑똑하기는 하지만 감성이 메마른 사람보다는 똑똑하면서도 동시에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감성이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습니다. 예수께서는 어린 시절 자연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배우셨습니다. 자연의 정직함과 순수함,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자연의 너그러움을 배우셨습니다. 자연을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셨습니다. 자연치료, 천연치료를 배우셨습니다. 자연에게서 배운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죄인들과 병자들을 치료하셨습니다.

2. 예수님의 어린 시절이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었다면 예수님의 청소년기는 노동하는 삶이었습니다. 태어나서 10살까지 갈릴리 나사렛에서 자연과 함께 살았던 예수는 아마도 10살에서 20살까지 거친 노동을 하면서 자랐을 것입니다. 옛날의 10살은 오늘날의 10살과 다릅니다. 옛날의 10살은 오늘날로 하면 20살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평균 수명이 짧았고 일찍 성숙했기 때문에 10살만 되어도 집안일을 도왔습니다. 성경은 예수의 아버지가 목수라고 말합니다. 나무를 다루면 목수가 되고 돌을 다루면 석수가 됩니다. 갈릴리 나사렛은 100명 정도 모여 사는 조그만 마을이기 때문에 목수/석수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마침 갈릴리를 지배하던 헤롯 안티파스는 나사렛에서 4마일(6킬로미터) 떨어진 세포리스에서 수도를 건설하고 있었습니다. 학자들은 소년 예수가 세포리스에 가서 목수/석수로 거친 노동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나사렛에서 4마일(6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걸어가서 하루 종일 일했을 것입니다. 청소년 예수는 그렇게 거친 노동을 하면서 무엇을 배웠을까요? 아마도 불의한 세상 현실을 보았을 것입니다. 당시 사회의 불의와 빈부격차를 보았을 것입니다. 한쪽에서는 호화스럽게 사는 귀족들을 보았을 것이고 한쪽에서는 고통당하는 식민지 백성들을 보았을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포로된 자를 풀어주고 눈먼 사람을 눈뜨게 하는 하나님 나라가 와야 한다는 것을 깊이 생각했을 것입니다. 예수에게 있어 이 기간은 고통스러운 육체 노동의 기간이었고 세상의 불의를 체험하는 기간이었습니다. 자신의 소명, 자신이 장차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하는 기간이었습니다.

20대가 된 청년 예수는 세례요한이 요단강에서 세례를 베푼다는 소식을 듣고 집을 떠나게 됩니다. 성경은 예수님이 세례받고, 광야에서 40일간 시험받고, 바로 갈릴리로 가서 하나님 나라 사역을 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성경을 자세히 보면 요한에게서 세례받고 갈릴리에서 공생애를 시작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광야에서 40일간 시험받았다고 했는데 본래 성경에서 말하는 40이라는 숫자는 어떤 중요한 일이 이루어지는 단계를 말합니다. 광야 40일이 아니라 광야 10년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예수께서는 20살에 세례 받으시고 30세가 될 때까지 10년간 긴 기도/훈련의 시간을 거치셨을 것입니다. 이 10년 동안 예수께서는 요한이 이끄는 사막 공동체에 머물면서 깊이 기도하셨습니다. 이 기간은 기도하는 기간이었고 본격적인 사역을 준비하는 기간이었으며 멘토/스승인 세례요한을 따라다니며 훈련받고 공부하는 기간이었습니다. 광야에서 3가지 시험을 받으셨다는 이야기는 광야에 있는 요한의 공동체에 오랜 기간 머무시면서 어떻게 하나님 나라 사역을 시작하실 것인지, 경제/정치/종교의 유혹을 어떻게 이길 것인지 깊이 기도하셨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한국의 도종환 시인이 쓴 유명한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이 시처럼 우리들의 삶에는 항상 흔들림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경제적으로 흔들리고 어떤 사람은 건강이 흔들리고 어떤 사람은 정신적으로 흔들립니다. 우리의 삶에는 늘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도 30세가 될 때까지 길고 긴 고난과 훈련의 과정을 겪으셨습니다. 그 길고 긴 고난과 훈련의 과정을 겪으셨기 때문에 하나님 나라 사역을 열심히 펼치실 수가 있었습니다. 사람이 갑자기 하루아침에 어떤 단계가 될 수 없습니다. 길고 긴 과정을 거쳐야만 어떤 단계에 도달하게 됩니다. 자연을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고, 노동을 통해서 사회를 만나고, 기도를 통해서 인내를 만났던 예수님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어려움과 고난의 시기 앞에서 좌절하지 마시고 흔들림 가운데서도 마침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보다 앞서 가신 주님을 따라 하나님 나라의 삶을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Jesus' life before public ministry                              
Mark 1:14 - 20

About that time Jesus came from Nazareth in Galilee, and John baptized him in the Jordan River. As soon as Jesus came out of the water, he saw the sky open and the Holy Spirit coming down to him like a dove. A voice from heaven said, "You are my own dear Son, and I am pleased with you." Right away God's Spirit made Jesus go into the desert. He stayed there for forty days while Satan tested him. Jesus was with the wild animals, but angels took care of him. After John was arrested, Jesus went to Galilee and told the good news that comes from God. He said, "The time has come! God's kingdom will soon be here. Turn back to God and believe the good news!" (Mark 1:9-15)

As Jesus was walking along the shore of Lake Galilee, he saw Simon and his brother Andrew. They were fishermen and were casting their nets into the lake. Jesus said to them, "Come with me! I will teach you how to bring in people instead of fish." Right then the two brothers dropped their nets and went with him. Jesus walked on and soon saw James and John, the sons of Zebedee. They were in a boat, mending their nets. At once Jesus asked them to come with him. They left their father in the boat with the hired workers and went with him. (Mark 1:16-20)

Mark said in his gospel that Jesus was baptized by John the Baptist and then went to the desert for forty days where he was tested three times by Satan. After John was arrested, Jesus went to Galilee and began his public ministry there. He proclaimed the kingdom of God, the good news that comes from God. Although Mark did not say in what age Jesus started his public ministry, many scholars think it would be when Jesus was around at age 30. Since Jesus preached the kingdom of God and healed the sick during his public ministry, most gospels focused only on his public life. That is one of the reasons why we cannot find much about Jesus's early or private life before age 30 in the gospels.

Yet if we look at the gospels carefully and investigate the socio-cultural contexts together, we can get some clues about how Jesus lived during the childhood, and what drove Jesus to live a different life for  God's justice and peace. In a sense, Jesus lived, experienced, and prepared for 30 years for his so called 3 year public ministry. Without his long experience, his public life would not be possible. Probably, Jesus would have lived with nature in Galilee where he was raised. When Jesus was teens, he would have worked with his father as a carpenter or a stone mason. While having worked as a daily worker, young Jesus would have realized the harsh reality of his country colonized by the Roman Empire.

When Jesus was baptized by John the Baptist, I guess Jesus' age would be around 20s. Many people think that Jesus went to the desert to fast for 40 days right after baptized, and then began his public ministry in Galilee. Yet It is not true. Jesus started his own movement only after John the baptist, his mentor, was arrested by the King Herod. Probably Jesus would have joined John's community located in the desert, prayed, and prepared for his future ministry for 10 years. Jesus would go along with John and learned many spiritual things, not a imitation, but a creative succession. In summary, Jesus learned God through nature in early childhood, learned social reality through hard work in teens, and learned spiritual leadership through community in 20s. Jesus prepared for his ministry for 30 years. Too long to prepare? But nature, work, and prayer made Jesus faithful to God's calling. There are no secrets to success. It is the result of preparation, hard work, learning from failure. (Colin Powell).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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