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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20 부활, 죽임당한 자들을 기억하며

부활절 세번째 주일
부활, 죽임당한 자들을 기억하며
마가복음 16:14 - 20
정해빈 목사

 


1. 각 종교마다 죽음을 대하는 태도/자세가 서로 다릅니다. 유교는 죽은 조상에게 잘해야 복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성으로 장례와 제사를 드립니다. 죽은 자에게 정성을 다하다 보니까 장례와 제사 절차가 복잡해 졌습니다. 불교는 도를 잘 닦아서 속세의 인연을 끊고 깨끗하고 반듯하게 해탈/열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럼 기독교는 죽음을 어떻게 볼까요? 첫째 기독교는 예수님이 죽음을 이기셨고 고백합니다. 예수께서 부활하심으로 죽음의 권세가 무너졌습니다. 죽음이 무섭지 않습니다. 사나 죽으나 하나님께서 우리들과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둘째 기독교는 죽음이 아니라 죽임에 관심을 갖습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 죽는 것은 죄를 지었기 때문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우리들은 피조물이기 때문에 흙에서 왔으니 때가 되면 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창조의 질서입니다. 문제는 이런 자연스러운 죽음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죽음이 우리를 찾아올 때 일어납니다. 기독교는 비정상적인 죽음에 관심을 갖고 그 억울한 죽음에 저항합니다. 가인이 아벨을 죽였을 때 하나님께서는 아벨의 피가 땅에서 울부짖고 있다고 말씀하셨고 히브리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노예로 죽어가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해 내셨습니다. 기독교가 비정상적인 죽음에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의 구주되시는 예수님께서 세상의 불의한 권력자들에 의해 살해당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억울한 죽음을 당하셨기 때문에 기독교는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갖으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기독교는 죽임의 세력에 저항하는 종교이고 억울한 죽음을 당한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종교입니다.

T.S. Eliot 이라는 시인이 '황무지'(The Waste Land)라는 시에서 "4월은 잔인한 달"(April is the cruelest month)이라고 말했습니다. 봄은 왔는데 여전히 추위와 어둠과 죽음의 세력이 지배하고 있는 당시 영국 사회를 빗대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도 4월은 잔인한 달입니다. 가슴 아픈 일들이 4월에 많이 일어났습니다. 오늘이 4월 19일인데, 1960년 4월 19일 4.19 혁명이 일어나서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한국 최초로 민주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그때 많은 대학생들과 고등학생들이 피를 흘렸습니다. 또 지난 목요일이 4월 16일이었는데 지금부터 8년 전 2007년 4월 16일에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한인 이민자의 자녀가 대학생들에게 총을 쏴서 33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기숙사에서 총을 꺼내 수업 듣던 학생들에게 총을 쐈습니다. 미국은 아무나 총을 갖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인 이민자의 자녀가 저지른 일 때문에 한인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가정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한 청년이 일으킨 행동을 보면서 우리가 왜 이민을 왔는가? 왜 우리들이 그 학생을 품어주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사건은 1년 전 2014년 4월 16일에 있었던 세월호 침몰 사고였습니다. 이 사고로 고등학생 240 여명을 포함해서 총 304명이 희생을 당했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가 방송에 나와 “예전에는 친척과 이웃 사람들이 철수 엄마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영희 엄마라고 부릅니다. 그만 잊으라고, 철수 이름을 부르면 엄마가 상처받을까봐 동생 이름을 부르는데 엄마 입장에서는 철수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 더 섭섭합니다.” 말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1년이 아니라 10년이 지나도 부모는 사랑하는 자식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시간이 약이라고 말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 사랑하는 사람을 잊을 수가 없는 법입니다. 오드리 헵번(1929-1993)이라는 유명한 영화배우의 아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은행나무를 심어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참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고가 난지 1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밝혀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무엇이 두려운지 이리저리 책임을 회피하고 따로 시행령을 만들어서 진상규명을 방해합니다. 선진국은 대형 사고가 일어나면 대통령이나 수상이 바로 기자 회견을 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취를 다 취합니다. 그런데 한국 대통령은 7시간 동안 얼굴도 안보이고 그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배가 1시간 30분 동안 서서히 가라앉을 동안 위에서 지시가 안내려오니까 가만히 보고만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국민이 죽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시신을 찾아옵니다. 내가 정부에 세금을 냈으니까 정부가 자기 국민의 시신을 찾아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돈이 많이 든다, 그냥 가슴에 묻고 살아라 이런 말을 하다가 이제 와서 선체 인양을 고려하겠다고 말합니다. 참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캐나다와 한국 뉴스를 절반씩 봅니다. 캐나다는 땅은 넓은데 특별한 뉴스가 없고 정치/경제/스포츠 같은 작은 뉴스들이 주를 이룹니다. 4월 말에 정부가 예산을 발표하는데 국민들이 저축을 많이 하게 만들겠다는 소식, 인도 수상이 처음으로 캐나다를 방문했다는 소식, 온타리오 정부가 학교 성교육 교재를 만들었는데 내용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일부 학부모들이 반대한다는 소식, 아이스하키가 정규 시즌을 마치고 결승 리그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캐나다 뉴스는 특별한 것이 없는데 한국 뉴스를 보면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어느 기업인이 비리 대상자로 몰려서 수사를 받으니까 자기보다 더 비리가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왜 나를 수사하느냐면서 그동안 뇌물 준 정치인들 명단을 적어놓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뇌물을 줄 때 만일을 대비해서 기록을 다 남겨 놓습니다. 국무총리, 비서실장, 지방자치단체장, 현재 권력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명단이 다 나왔습니다. 누구는 대선자금으로 7억, 누구는 1억, 누구는 10만불을 주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총리가 비리를 척결하겠다고 몇 주 전에 발표했는데 알고 봤더니 자신이 가장 비리가 많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습니다. 한국 사회가 경제는 발전했는지 모르지만 여전히 비리가 많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됩니다. 2002년 대통령 선거가 있을 때 보수 정당이 대기업들에게 협박을 해서 대기업들이 트럭에 현금을 실고 와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통째로 차를 넘겨 준적이 있었습니다. 농부가 돈 받고 상인에게 밭의 채소를 통째로 넘기는 것을 밭떼기라고 하는데 트럭으로 현금을 실고 와서 통째로 넘겼다고 해서 차떼기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불법으로 기업인들에게 돈을 뜯어가고 있습니다. 기업들에게 불법으로 돈을 뜯어가는 정당은 없어져야 합니다. 캐나다 같으면 그런 정당은 해산되었을 것입니다. 1990년대에 보수당이 크게 잘못해서 169석이 2석으로 줄어든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야 정당이 국민을 무서워합니다.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선거 때만 되면 또 찍어주니까 정당이 계속 잘못된 짓을 합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다른 선진국들처럼 정직하고 깨끗하고 국민들을 존경하고 국민들을 따뜻하게 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유교는 죽은 조상을 잘 모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불교는 도를 닦아서 깨끗하게 죽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기독교는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셨기 때문에 죽음이 무섭지 않지만 동시에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기억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처형당하셨을 때 제자들은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세상이 무서웠습니다. 모든 것이 다 끝난 줄 알았습니다. 다시 일어설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예수님이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계속 제자들에게 나타납니다. 꿈에도 나타나고 환상으로도 나타납니다. 고향 갈릴리로 돌아가 물고기 잡던 베드로에게도 나타나시고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에게도 나타나십니다. “예수님이 나에게 나타나셨습니다.” 한 제자가 말하자 다른 제자가 예수님이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말을 합니다. 이 경험이 쌓이고 쌓여서 부활 체험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마가복음 16장 12절을 보면 “그 뒤에 그들 가운데 두 사람이 걸어서 시골로 내려가는데, 예수께서는 다른 모습으로 그들에게 나타나셨다”고 했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나가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여라. 믿는 사람들은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고 새 방언으로 말하고 손으로 뱀을 집어들고 독을 마셔도 해를 입지 않고 아픈 사람들에게 손을 얹으면 나을 것이다” 말씀하셨습니다. 문자적으로 뱀을 집고 독약을 먹어도 괜찮다는 뜻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능력이 나온다는 말씀입니다.

부활에는 2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나는 체험이 쌓이고 쌓여서 부활 신앙이 되었고 또 반대로 제자들이 세상에 나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선포하는 고백이 쌓이고 쌓여서 부활 신앙이 되었습니다. 억울하게 죽임당한 사람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고백할 때 그 죽임당한 사람은 부활하여 우리 곁에 있게 됩니다. 교회가 전통적으로 고백하는 사도신경을 보면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받으사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라는 고백이 있습니다. 만약 빌라도가 지하에 살아있다면 마음이 괴로울 것입니다. 지난 2000년 동안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자기가 예수님을 죽였다고 자기 이름을 매주일 마다 부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부활에는 여러 가지 특징이 있는데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계속 우리에게 나타나는 것도 부활이고 그 사람을 우리가 계속 기억하고 고백하는 것도 부활입니다. 부활은 다시 나타나는 것이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나타나시고 우리는 그 주님을 세상에 증언합니다. 우리들 모두가 억울한 죽임을 당한 사람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증인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Resurrection, remembering those being killed
Mark 16:14 - 20

Very early on the first day of the week, after Jesus had risen to life, he appeared to Mary Magdalene. Earlier he had forced seven demons out of her. She left and told his friends, who were crying and mourning. Even though they heard that Jesus was alive and that Mary had seen him, they would not believe it. Later, Jesus appeared in another form to two disciples, as they were on their way out of the city. But when these disciples told what had happened, the others would not believe. Afterwards, Jesus appeared to his eleven disciples as they were eating. He scolded them because they were too stubborn to believe the ones who had seen him after he had been raised to life. Then he told them: Go and preach the good news to everyone in the world. Anyone who believes me and is baptized will be saved. But anyone who refuses to believe me will be condemned. Everyone who believes me will be able to do wonderful things. By using my name they will force out demons, and they will speak new languages. They will handle snakes and will drink poison and not be hurt. They will also heal sick people by placing their hands on them. After the Lord Jesus had said these things to the disciples, he was taken back up to heaven where he sat down at the right side c) of God. Then the disciples left and preached everywhere. The Lord was with them, and the miracles they worked proved that their message was true. (Mark 14:9 - 20)

Angry relatives and families of passengers who drowned in a ferry sinking snubbed South Korea's president on the disaster's anniversary Thursday, even as she pledged to salvage the ship. Tears and grief mixed with raw fury as black-clad relatives and their supporters mourned the 304 victims of the ferry Sewol, most of whom were high school students. There's frustration among those who see their government as having failed to meaningfully improve safety standards and hold high-level officials accountable for a disaster blamed in part on incompetence and corruption. Relatives cancelled a memorial service in Ansan that thousands were planning to attend. They expressed anger over President Park not visiting the site and not providing a firm commitment for a deeper investigation into what they say is government responsibility for the sinking and botched rescue.

All the disciples scattered and hid themselves in fear when the Lord was tortured and killed on the cross. They were afraid of the Roman authorities. Some went back to Galilee which is their native place. and other back to Emmaus. Those remaining in Jerusalem locked themselves in a room to hide. But the risen Christ appeared to them repeatedly when they were fishing, walking, eating, and probably sleeping. These experiences made disciples gather again to be the first church. They preached the good news to the world. These two experiences, Jesus showing them repeatedly and disciples proclaiming Jesus to the world, made Easter possible. We can live out Easter faith by remembering our beloved ones who became victims of disaster or were killed by the immoral power in the world. We bring them again by remembering, bearing witness, and revealing the truth regarding their death. We cherish the 304 victims of the ferry Sewol in South Korea one year ago. They would be alive in our heart when we remember their unjust death. That is the Easter faith. The Lord is alive! We are the witness of that!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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