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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세번째 주일 / 9월 세번째 주일

창조절, 빛이 있어라 말씀하셨다

창세기 1:1-3, 잠언서 8:22-27

정해빈 목사


 


 


1. 성령강림절이 지나고 9월부터 창조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세상에는 세상 달력이 있듯이 교회에는 교회 달력이 있습니다. 대림절/성탄절/주현절/사순절/부활절은 성자 예수님을 묵상하는 절기이고 성령강림절은 성령 하나님을 묵상하는 절기이고 창조절은 창조주 하나님을 묵상하는 절기입니다. 앞으로 9월부터 11월까지 창조, 자연, 생태계, 역사, 인간, 하나님 나라, 종말 등의 주제를 묵상하려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창세기 1장 1절은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기록해 놓았습니다. 이 기록/고백이 중요합니다. 이 말씀 속에 우리 삶의 모든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성경은 과학책이 아니라 고대인들의 신앙고백을 기록한 책입니다. 가끔 사람들 중에는 하나님께서 6일 만에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했으니까 하루를 천년으로 계산해서 지구가 6천 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면 세상 사람들이 기독교를 조롱합니다. 성경이 과학책이라면 학교 과학(Science) 수업 시간에 성경을 공부해야 하지만 과학 수업 시간에 성경을 공부하지 않습니다. 성경이 과학책이 아니라 고대 신앙인들의 신앙고백을 기록한 책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럼 과학이 성경보다 더 중요하냐면 그렇지 않습니다. 과학은 우리에게 지식을 가르쳐 주지만 성경은 우리에게 삶의 지혜와 의미와 목적을 가르쳐 줍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과학책보다 성경책이 우리의 삶에 더 중요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려면 지식도 필요하지만 삶의 지혜와 의미와 목적이 더 중요합니다. 성경을 읽으면 하나님께서 세상을 지으신 목적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진실되고 의미있고 풍성한 삶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줍니다.


성경은 일종의 옛날 역사책인데 사람들이 역사책을 쓰는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나라가 발전할 때 역사책을 쓰거나 아니면 나라가 망했을 때 역사책을 씁니다. 나라가 발전할 때는 자기 나라를 자랑하기 위해서 역사책을 씁니다. 반대로 나라가 망할 때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잘못된 과거 역사를 가르쳐 주기 위해서 역사책을 씁니다. 일제 시대에 단재 신채호 선생은 [조선상고사]라는 책에서 조선의 지도층이 고대 만주에서 활동했던 조상들의 진취적인 기상을 잃어버리고 한반도에 안주하고 가난한 백성들을 수탈하고 중국 사대 사상에 젖어들면서 스스로 왜소해졌기 때문에 일본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고 썼습니다. 조선 백성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 [조선상고사]를 썼습니다. 마찬가지로 히브리 백성들은 나라가 망해서 바벨론 포로가 되었을 때 성경책을 써서 백성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려고 하였습니다. 바벨론 제국에 포로로 끌려와보니 바벨론 사람들이 마르둑이라는 최고 신을 믿고 있습니다. 바벨론의 창조 신화에 의하면 최고신 마르둑과 바다를 관리하는 신 티아맛(Tiamat)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는데 마르둑이 티아맛을 죽여서 그 반쪽을 위로 휘어서 하늘을 만들고 나머지 반쪽을 아래로 휘어서 땅을 만들었습니다. 전쟁에서 이긴 마르둑은 자기와 함께 싸운 신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서 인간을 만들어 신들을 섬기게 했습니다. 바벨론의 창조 이야기는 전쟁으로 시작해서 전쟁으로 끝이 납니다. 창조 이야기를 보면 그 나라의 성격을 알 수 있습니다. 바벨론은 창조 이야기를 통해서 자기 나라가 얼마나 힘이 쎈 나라인지를 과시하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히브리 백성들은 이런 창조 이야기를 믿지 않았습니다.


히브리인들은 태초에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고백했습니다. 히브리인들이 고백한 창조 이야기는 아름답고 평화스럽습니다. 거기에는 전쟁도 없고 갈등도 없습니다. 창세기 1장을 보면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을 때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 움직이고 계셨다” 고 했습니다. 여기 보면 혼돈, 공허, 어둠, 깊은 물 같은 말이 나오는데 모두가 부정적인 말들입니다. 이런 말들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히브리 백성들의 어려운 상황을 가리킵니다. 세상에 어둠이 가득하고 혼란스럽습니다. 바벨론이라는 나라가 온 세상을 다스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둠이 깊음 위에 있다는 말은 당시 세상에 물이 많아서 물이 생명을 위협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당시 바벨론 제국은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사이에 있어서 자주 물이 범람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어둠/혼돈/공허/깊음이 많을 때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시고 빛을 만드시고 질서를 세우시고 사람이 살기에 좋은 세상을 만드셨다고 그들은 고백했습니다.


2. 맨 처음 세상을 창조하실 때 빛이 있어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냥 빛이 있어라가 아니라 반드시 빛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 세상이 어두운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어두운 세상을 그냥 놔두지 않고 반드시 밝은 세상으로 바꾸시겠다는 하나님의 의지를 가리킵니다. 히브리인들은 고백하기를 하나님은 어두움에서 빛을 만드시고 우리를 밝은 세상으로 인도하는 분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지금은 바벨론에서 포로생활하고 있지만 반드시 우리를 포로에서 구해주실 것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빛을 만드신 주님께서는 이어서 "물 한가운데 창공이 생겨 물과 물 사이가 갈라져라" 말씀하셨습니다. 물과 육지의 경계를 정해서 물이 육지를 침범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물이 땅을 삼키는 경우가 많아서 물을 무서워했습니다. 히브리인들은 고백하기를 우리 하나님은 물을 붙잡아두셔서 물과 육지의 경계를 정하신 분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물을 붙잡아두니 땅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땅으로 하여금 동물과 식물과 나무와 열매를 맺게 하셨습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구약 성서의 창조 이야기는 이렇게 아름답습니다. 기쁨과 감사와 생명이 넘칩니다. 바베론에 포로로 끌려간 히브리인들은 창조주 하나님을 이렇게 고백하며 고난을 견뎠습니다. 어두움에서 빛을 만드신 주님, 물에서 땅이 솟아나게 하신 주님, 땅에서 먹거리가 나오게 하시는 주님, 그 주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사 이 세상을 좋은 세상으로 만드셨다고 고백했습니다.


시골에 가보면 100년, 200년 된 오래된 집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집을 지어도 사람이 살고 있느냐 살고 있지 않느냐에 따라서 집이 달라집니다. 집이 사람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집에 사람의 기운이 있으면 오래가지만 집에 사람이 살지 않으면 곧 폐허가 되고 흉가가 됩니다. 집을 크게 고친 것도 아니고 그냥 열심히 쓸고 닦은 것이 전부인데 그런 집은 수백 년을 가지만 그렇지 않은 집은 몇 십 년을 가지 못합니다. 어떤 집은 아내가 집을 쓸고 닦지만 어떤 집은 남편이 집을 쓸고 닦습니다. 가족 중에 누군가가 그렇게 쓸고 닦아야 아름다운 집이 됩니다. 가족 중에 누군가는 그런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것도 이와 같습니다. 이 세상은 하나님의 집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한번 창조하시고 그 다음부터는 나는 모른다고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마치 집주인이 집을 지은 다음에 집을 쓸고 닦듯이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이 세상을 유지하고 관리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지으신 다음에 가꾸지 않고 내버려 두셨다면 이 지구는 바로 폐허가 되었을 것입니다. 어둠이 찾아오고 물이 육지를 덮고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을 것입니다. 지구가 매일 한번 씩 도는 것을 자전이라고 부르고 1년에 한번 씩 태양 주변을 도는 것을 공전이라고 하는데 만약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멈추면 지구 위 생물은 그 순간 살 수가 없게 됩니다. 태양과 조금만 가까워지면 지구는 뜨거워지고 조금만 멀어지면 지구는 추워집니다. 지구의 각도가 1도만 틀어져도 지구는 살 수 없는 곳이 됩니다. 무엇인가 보이지는 영적인 힘이 이 세상을 붙잡고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이 망하지 않고 오늘날까지 아름답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지금도 창조하시며 관리하시고 붙들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고백을 합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오늘 우리가 두 번째로 읽은 잠언서 8장 말씀을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주님께서 일을 시작하시던 그 태초에 주님께서 모든 것을 지으시기 전에 이미 주님께서는 나를 데리고 계셨다. 아직 깊은 바다가 생기기도 전에, 물이 가득한 샘이 생기기도 전에, 나는 이미 태어났다.” 여기서 말하는 나는 지혜를 가리킵니다. 태초에 지혜가 제일 먼저 태어났다는 말은 세상을 창조하실 때 지혜가 가장 먼저 필요하셨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요한복음 1장에서는 태초에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있었다고 했습니다. 잠언서와 요한복음이 말하는 말씀과 지혜는 하나님의 오른팔과 왼팔을 가리킵니다. 세상을 창조하실 때 말씀과 지혜가 필요하셨습니다. 어둠은 물러가고 빛이 있어라, 바다는 육지를 침범하지 말아라, 땅과 바다에 먹거리가 풍성해져라 말씀하셨습니다. 동시에 이 세상을 아름답고 조화롭게 만들기 위해서 지혜를 사용하셨습니다. 말씀과 지혜는 세상 창조의 원동력입니다. 하나님께서 말씀과 지혜로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신 것처럼 우리들도 말씀과 지혜로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새학년 새학기를 맞아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것은 주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주님의 말씀이 내 삶의 등불이 되게 하옵소서, 주의 지혜가 내 삶을 이끌게 하옵소서, 그래서 주님께서 아름답게 만드신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더 조화롭게 더 풍성하게 만들게 하옵소서 기도하는 우리들 모두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Let there be light 2015년 9월 20일

Genesis 1:1-3, Proverbs 8:22-27

 

In the beginning God created the heavens and the earth. The earth was barren, with no form of life; it was under a roaring ocean covered with darkness. But the Spirit of God was moving over the water. God said, "I command light to shine!" And light started shining. God looked at the light and saw that it was good. He separated light from darkness and named the light "Day" and the darkness "Night." Evening came and then morning--that was the first day. (Genesis 1:1-5)

 

From the beginning, I was with the LORD. I was there before he began to create the earth. At the very first, the LORD gave life to me. When I was born, there were no oceans or springs of water. My birth was before mountains were formed or hills were put in place. It happened long before God had made the earth or any of its fields or even the dust. I was there when the LORD put the heavens in place and stretched the sky over the surface of the sea. I was with him when he placed the clouds in the sky and created the springs that fill the ocean. I was there when he set boundaries for the sea to make it obey him, and when he laid foundations to support the earth.(Proverbs 8:22-29)

 

The story of creation is so familiar that we have become accustomed to mining it for historical accuracy or scientific insight. However, its original use was likely liturgical, addressing a community of exiles. It came out of the priestly tradition and was written during the Babylonian exile when Hebrew exiles longed to be assured that God would find order out of their chaos. God would create order illuminating the darkness and separating day from night, land from water. Here the Creator is described as sweeping over the chaos and setting everything in its place. In the midst of despair or hopelessness, when a people feel that God is too absent or too far from their cries, this text of proclamation assures that the Creator has created and continues to do so in the face of chaos or the formless void.

 

God does not make something that is simply there. Rather, everything comes alive with God’s very word and wisdom, and continues to burst forth with life. The Gospel of John 1 and Proverbs 8 describe word and wisdom as God's agents who create the world. God ordered creation with word and made the world harmonious with wisdom. The word symbolizes the power of God and the wisdom indicates the workmanship of God. We are blessed to live out this world that God made with word and wisdom. Although the world is not perfect and struggles with injustice, this world is beautiful and sustainable because God holds the world and is still creating the world. We are called from God to make this world more right and equitable. Let your word and wisdom shine upon us and this world!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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