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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열번째 주일 / 11월 첫번째 주일

창조절, 가난한 사람이 없게 하십시오

신명기서 15:4 - 8

정해빈 목사



1.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시고 특히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들을 위해서 많은 것들을 배려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하던 백성들을 해방시키시고 그들을 자유의 땅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하던 백성들을 히브리 백성이라고 부르는데 히브리라는 말은 떠돌이/나그네/노예를 가리킵니다. 이 히브리 백성들이 모여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되었습니다. 단일 민족이 아니라 삶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주일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집트는 왕과 총리가 모든 것을 독점하는 독점 사회였습니다. 소수의 사람들이 모든 것을 독점하면 일반 사람들은 정상적으로 살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노예들의 고통을 들으시고 모세를 통해서 그들을 광야로 인도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광야에서 보편 복지의 선물을 내려 주셨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하늘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를 내려주셨습니다. 소수의 사람들이 모든 것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주시는 것을 모든 사람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 은혜가 넘치는 보편 복지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히브리 백성들이 만나를 거두는 과정을 보면 이집트와 광야가 어떻게 다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첫째, 광야에서는 음식을 쌓아둘 필요가 없습니다. 이집트의 왕과 총리는 양식을 독점하기 위해 전국의 양식을 다 사들이고 곳간에 쌓아두었습니다. 하지만 광야에서는 매일 하늘에서 만나가 내려오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양식을 쌓아둘 필요가 없습니다. 둘째, 광야에서는 강제 노동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나를 모으기 위해 노동을 해야 했지만 그 노동은 강요된 노동이 아니라 자발적 노동이었습니다. 셋째, 광야에서는 음식을 먹을 때 빼앗길까봐 불안해하지 않았습니다. 히브리 백성들은 이집트에 있을 때 주인이 던져주는 고기 국물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권력자들에게 빼앗길까봐 항상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광야에서는 더 이상 노예가 아니기 때문에 빼앗길까봐 불안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먹을 것이라고는 만나와 메추라기뿐이지만 서로 나누어 먹으니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나눔과 감사가 넘쳐납니다. 이집트 사회가 소수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독점 사회였다면 광야는 모든 사람이 해택을 누리는 보편 복지 사회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히브리 백성들을 시내산으로 인도하시고 그들과 계약을 맺으셨습니다. 내가 너희의 하나님이 될 터이니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되어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는 10가지 계명을 주셨는데 이 십계명을 자세히 보면 하나님께서 히브리 백성들에게 보편 복지가 실현되는 새로운 사회의 모델을 만들어 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식일을 지켜라, 살인하지 말아라, 간음하지 말아라, 남의 것을 빼앗지 말아라, 거짓말하지 말아라, 말씀하셨습니다. 이집트에서 노예생활 할 때는 안식일이 없었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계속 일만 하다보면 사람은 물질의 노예가 되기 쉽습니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져서 더 많은 부를 얻기 위해 죽어라고 일하지 말아라, 물질에서 자유로워져라,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 안식일에는 돈 생각하지 말고 하나님을 예배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가족을 돌보아라, 말씀하셨습니다. 땅을 6년 경작했으면 7년째 되는 안식년에는 땅을 1년 쉬게 하여라, 혹시 누군가가 너의 종이 되어서 그 종을 6년간 부려 먹었으면 7년째 되는 안식년에는 종을 풀어 주어라, 말씀하셨습니다. 땅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니 함부로 사고팔지 말아라, 땅을 팔 때는 친척에게 팔아라, 그리고 안식년이 일곱 번, 50년째가 되는 해에는 그 땅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어라, 말씀하셨습니다. 토지를 매매할 때는 희년을 기준으로 희년이 많이 남았으면 농사를 많이 지을 수 있으므로 땅 값을 비싸게 쳐주고, 희년이 가까우면 농사를 몇 년 밖에 지을 수 없으므로 땅 값을 싸게 쳐 주어라. 말씀하셨습니다. 50년째가 되는 해를 기쁠 희자를 써서 희년(喜年)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사람에게서 산 땅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라고 했으니까 땅을 돌려받은 사람은 마음이 기쁩니다. 그래서 희년입니다. 안식일, 안식년, 희년 모두가 보편 복지를 만들고자 하는 하나님의 제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신 율법을 가지고 하나님을 주인으로 섬기는 나라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한 나라안식일/안식년/희년이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었습니다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대접받는 보편 복지 사회가 대략 200년 정도 유지되었습니다그런데 다윗/솔로몬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사회는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우리들은 보통 솔로몬 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왕으로 기억을 합니다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솔로몬은 이집트의 바로 왕처럼 온 나라의 부와 재물을 독점했습니다솔로몬이 가진 재산을 오늘날 돈으로 환산하면 솔로몬은 인류 역사상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이 될 것입니다지혜로운 사람은 권력과 재물 두 가지를 다 갖지 않습니다조선 시대 가장 깨끗한 부자로 알려진 경주 최씨 집안은 두 가지 가훈이 있었다고 합니다첫째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여라둘째 높은 벼슬을 하지 말아라재물이 있으면 권력을 멀리하고 권력이 있으면 재물을 멀리해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권력과 재물 모두를 갖으려고 합니다. 이번 화요일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지만 미국도 그렇고 한국에서 들려오는 뉴스도 그렇습니다. 권력이나 재물을 가졌으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는데 권력과 재물을 다 갖으려고 합니다. 솔로몬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모든 재물을 다 소유하려고 하였습니다솔로몬이 죽고 나서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갈라진 것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솔로몬이 죽었을 때 12지파의 지도자들이 아들 르호보암을 찾아가서 호소를 합니다당신 아버지 솔로몬은 나라의 모든 재물을 다 독차지 했는데당신도 그렇게 할 것입니까제발 당신은 아버지를 본받지 말고 나라를 공정하게 다스리십시오요청을 했습니다하지만 르호보암은 백성들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결국 이스라엘은 솔로몬이 죽고 나서 두 나라로 갈라지고 말았습니다예레미야 선지자는 예레미야서 9장 23절에서 이렇게 하나님 말씀을 선포했습니다나 주가 말한다지혜 있는 사람은 자기의 지혜를 자랑하지 말아라용사는 자기의 힘을 자랑하지 말아라부자는 자기의 재산을 자랑하지 말아라오직 자랑하고 싶은 사람은 이것을 자랑하여라나를 아는 것과 나 주가 긍휼과 공평과 공의를 세상에 실현하는 하나님인 것과 내가 이런 일 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아 알 만한 지혜를 가지게 되었음을 자랑하여라나 주의 말이다.” 솔로몬을 꾸짖는 말씀입니다자기의 지혜와 힘과 재산을 자랑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세상 뉴스를 보다 보면 기본 소득이라는 말이 종종 나옵니다. 몇 달 전에 스위스에서 전 국민에게 기본 소득을 실시하자는 안을 가지고 국민 투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기계와 컴퓨터가 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사람들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앞으로는 택시나 버스 운전도 사람 대신 기계가 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기계는 정확하고 졸음운전을 할 필요도 없으니 사람보다 운전을 더 잘할 것입니다. 시대가 가면 갈수록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직업이 있든지 없든지 모든 국민에게 50만원/100만원 돈을 주자는 안이 기본 소득 제도입니다. 사람은 직업이 없어도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옷도 사 입어야 하고 휴지나 비누도 사야 합니다. 회사가 제품을 많이 만들어도 국민이 그것을 살 돈이 없으면 제품을 살 수가 없습니다. 사람들 중에는 무능하니까 복지 혜택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능하니까 복지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니까 복지 혜택을 보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백성들이 불평등하게 살지 않도록 이미 수천 년 전에 여러 가지 제도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물질에 집착하지 않도록 안식일을 만들어 주셨고, 땅이 휴식을 얻고 종이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안식년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잠시 땅을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50년마다 땅을 되찾을 수 있도록 희년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하나님 나라 백성들이 독점 사회가 아니라 보편 복지 사회에서 살도록 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위해 이런 제도를 만들어 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신명기서 15장 말씀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들 가운데 가난한 사람이 없게 하십시오. 당신들은 반드시 손을 뻗어 당신들의 땅에서 사는 가난하고 궁핍한 동족을 도와주십시오. 그렇다고 하여 당신들이 사는 땅에서 가난한 사람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이것은 내가 당신들에게 내리는 명령입니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 못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가난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손을 뻗어서 그들을 도와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말씀과 율법, 제도와 정신을 기억하고 하나님 나라의 꿈을 이 땅에서 실천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Creation, No one in Israel should be poor

Deuteronomy 15:4 – 8


Every seven years you must announce, "The LORD says loans do not need to be paid back." Then if you have loaned money to another Israelite, you can no longer ask for payment. This law applies only to loans you have made to other Israelites. Foreigners will still have to pay back what you have loaned them. No one in Israel should ever be poor. The LORD your God is giving you this land, and he has promised to make you very successful, if you obey his laws and teachings that I'm giving you today. You will lend money to many nations, but you won't have to borrow. You will rule many nations, but they won't rule you. (Deuteronomy 15:1 6)


After the LORD your God gives land to each of you, there may be poor Israelites in the town where you live. If there are, then don't be mean and selfish with your money. Instead, be kind and lend them what they need. Be careful! Don't say to yourself, "Soon it will be the seventh year, and then I won't be able to get my money back." It would be horrible for you to think that way and to be so selfish that you refuse to help the poor. They are your relatives, and if you don't help them, they may ask the LORD to decide whether you have done wrong. And he will say that you are guilty. You should be happy to give the poor what they need, because then the LORD will make you successful in everything you do. There will always be some Israelites who are poor and needy. That's why I am commanding you to be generous with them. (Deuteronomy 15:7 - 11)


Brueggemann talks about in his book [Journey to the Common Good] the Exodus story as a journey from a culture of anxiety to a practice of neighbourliness. God heard the cries of the enslaved Hebrew immigrants in Egypt and provided abundant food as God led them on a journey through the desert. Neighborliness became the antidote for scarcity and anxiety. Later Pharoah’s injustices were duplicated by Solomon, whose wealth, power, and political wisdom were never enough. Brueggemann sees the Bible as “an imaginative narrative of God’s staggering care for the world, a narrative thatbuilds community precisely by respect for the liberty of all persons.” He says that the great crisis among us is the crisis of “the common good,” the sense of community solidarity that binds all in a common destiny. We face a crisis about the common good because there are powerful forces at work among us to resist the common good, to violate community solidarity, and to deny a common destiny. Today’s scripture says that “Since there will never cease to be some in need on the earth, I therefore command you, Open your hand to the poor and needy neighbour in your land.” We are called to work for the common good envisioned by God, the life of justice and solidarity.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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