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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여섯번째 주일 / 어버이 주일
어버이 주일, 험한 세월을 살았습니다
창세기 47:7-12, 요한복음 19:25-27
정해빈 목사

 

1. 오늘은 5월의 두 번째 주일, 어버이 주일로 예배를 드리는 날입니다. 캐나다에서는 5월 둘째 주를 Mother's Day, 6월 셋째 주를 Father's Day로 지키는데 오늘 Mother's Day와 Father's Day를 합쳐서 어버이 주일로 지킵니다. 우리 교회 엠마오회/사마리아인회 성도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교회에서 신앙생활하시는 성도님들을 보면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더 건강하게 사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와 장수의 복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모여 말씀듣고 찬송하고 기도하고 교제하면 우리 안에 기쁨이 넘치고 삶의 활력이 넘치게 됩니다. 나이드신 성도님들에게는 교회가 신앙생활도 되고 취미생활도 되고 문화생활도 됩니다. 어린 아기부터 나이드신 성도님까지 모두가 함께 신앙생활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가 청년들과 동포들과 어르신들이 모여서 함께 신앙생활하는 교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교회에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오시는 성도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우리 교회가 나이드신 성도님들을 잘 모시는 교회, 어른을 공경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옛날 세대의 고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 살기 시작한 것은 대략 150년 전부터 시작되었는데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가난 때문에 해외로 나간 경우가 첫 번째였고 해외에 강제로 끌려간 경우가 두 번째였습니다. 구한말에 두만강과 압록강 건너 만주/북간도/연해주 지방으로 건너간 사람들도 있었고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일하러 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북쪽으로 어떤 사람들은 남쪽으로 가서 매서운 추위와 뜨거운 태양빛을 견디며 이민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1910년 대한제국이 일제 식민지가 된 후에는 일제가 조선 사람들을 강제로 끌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대략 100만 명의 조선 사람들이 노동자/학도병 징용으로 끌려갔고 8만 명의 여성들이 종군위안부로 끌려갔습니다. 1937년 스탈린이 극동 지방에 사는 고려인들이 일본의 첩자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17만 명의 고려인들을 중앙 아시아로 강제 이주한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살든지 죽든지 알아서 하라고 아무도 살지 않는 곳에 고려인들을 내려다 놓았습니다. 허허벌판에 던져진 고려인들이 살아남아서 지금도 중앙아시아에 50만 명의 후손들이 살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렇게 100여 년 전 자의로 또는 타의로 해외 이주가 시작되었고 그것이 해외 이민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부모님, 조상들이 그런 험난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들의 삶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아픔과 헌신을 기억하며 감사를 드립니다.

구약 성경을 보면 아브라함/이삭/야곱 같은 믿음의 조상들도 우리 조상들처럼 험난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땅이 중요한데 그들에게는 안전하게 거처할 땅이 없었기 때문에 이리저리 떠돌아다녀야 했습니다. 창세기 11장을 보면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가 고향 바벨론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다가 중간쯤 되는 하란 땅에 정착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버지 데라가 고향 바벨론을 떠나 가나안 땅에 가려고 하는 이유는 성경에 나오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 너무 가난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바벨론 땅 보다 가나안 땅이 더 살기 좋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바벨론 종교를 떠나 가나안 종교로 종교를 바꾸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아버지가 중간에 정착한 하란에서 살다가 아버지가 죽고 난 후에 가족들을 데리고 원래 목적지인 가나안 땅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에 들어간 후에도 땅이 없었기 때문에 이리저리 떠돌아다녀야만 했습니다.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목축을 하기 위해 우물을 파면 그 지역 사람들이 와서 텃세를 부리고 우물을 빼앗아 갑니다. 그래서 장소를 옮겨서 우물을 파면 또 그 지역 사람들이 와서 우물을 빼앗아갑니다. 이삭도 아버지 아브라함처럼 안전하게 정착할 땅을 찾아서 이러저리 떠돌아다녀야만 했습니다.

2. 믿음의 조상들이 살았던 나그네 생활은 손자 야곱에게도 이어졌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창세기 47장을 보면 야곱이 흉년을 피해서 아들 요셉이 사는 이집트로 이민을 가서 바로 왕을 만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바로 왕이 “어른께서는 연세가 어떻게 되시오?” 그렇게 물으니까 야곱이 “이 세상을 떠돌아다닌 햇수가 백 년 하고도 삼십 년입니다. 저의 조상들이 세상을 떠돌던 햇수에 비하면, 제가 누린 햇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험악한 세월을 보냈습니다." 이렇게 대답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야곱의 증조 할아버지 데라는 바벨론 땅에서 하란으로 거처를 옮겼고 야곱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은 하란에서 가나안 땅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야곱의 아버지 이삭은 가나안 땅에서 우물을 뺏겨서 여기저기 돌아다녀야만 했습니다. 야곱도 조상들과 마찬가지로 여기저기 떠도는 생활을 계속했습니다. 형 에서를 피해 증조 할아버지가 살았던 800km 떨어진 하란으로 가서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20년을 살았습니다. 다시 가나안 땅으로 돌아와서 살다가 말년에는 흉년을 피해 이집트 땅으로 거처를 옮겨야 했습니다. “130년 동안 험악한 세월을 보냈는데 저의 조상들이 세상을 떠돌던 햇수에 비하면 대단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2014년에 나온 한국 영화 중에 천 만명이 보았다는 [국세시장]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1951년 1.4 후퇴 때 7-8살 되었던 덕수라는 소년이 부모를 따라 흥남 부두에서 배를 타다가 여동생을 놓치게 됩니다. 아버지는 잃어버린 여동생을 찾기 위해서 배에서 내리고 결국 덕수는 어머니와 동생들과 함께 부산에 도착하게 됩니다. 덕수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찍부터 막노동을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20대 청년 시절에 돈을 벌기 위해 친구와 함께 독일로 가서 광부 생활을 합니다. 탄광이 무너져서 죽을 고비도 넘기고 결국 독일에서 한국 간호사를 만나 부산에 돌아와 결혼을 합니다. 그러다가 동생들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술자로 베트남으로 가서 거기서도 또 죽을 고비를 넘깁니다. 그렇게 힘들게 살던 덕수는 1980년대 KBS 이산가족찾기운동에서 극적으로 옛날 흥남 부두에서 미군에 의해 입양된 미국 사는 여동생을 만나게 됩니다. 덕수가 베트남으로 기술자로 가서 돈을 벌어오겠다고 하니까 부인이 반대합니다. 부부 싸움을 하는 중에 저녁 6시 애국가가 울리자 부부는 부부 싸움을 멈추고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가슴에 손을 얹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합니다. 저도 옛날 초등학교 다닐 때 그렇게 했습니다. 두번 다시 저런 옛날 시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강요하는 그런 시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 할아버지가 된 덕수는 자녀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어린 시절 헤어진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 이만 하면 잘 살았지요. 그동안 저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우리의 아버지/할아버지 세대가 전쟁/가난을 거치면서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를 잘 묘사했습니다.

오늘 말씀이 주는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우리들은 부모님들이 힘든 세월을 살았음을 기억하고 감사해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분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후손들이 잘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부모 세대들은 자녀 세대를 축복하고 용기를 주어야 합니다. 부모 세대가 힘들게 산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요즘 젊은이들이 쉽게 사는 것도 아닙니다. 직장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절반이 정규직이고 절반이 비정규직입니다. 청년들도 청년들 나름대로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어르신들을 존경하고 어르신들은 청년들을 격려해야 합니다. 어르신들이 풀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는 후세대들이 풀 수밖에 없습니다. 야곱은 말년에 이르러서 두 가지 문제, 경제 문제와 가족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가나안 땅에 흉년이 들었을 때 야곱은 이 가난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었고 서로 싸우는 자녀들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경제 문제를 해결한 것도 아들 요셉이었고 형들과 먼저 화해한 것도 아들 요셉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은 나이드신 분들을 존경하고 나이드신 분들은 자신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젊은이들이 풀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젊은이들을 격려해야 합니다. 세상을 볼 때, 가능하면 젊은이들의 관점에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날이 훨씬 더 많은 젊은이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젊은이들을 격려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 우리 교회는 나이드신 분들을 더 잘 섬기는 교회가 되어야합니다. 멀리 사시는 육신의 부모님에게도 잘 해야 하지만 매주 교회에서 신앙생활하는 어르신들을 부모님처럼 여기고 잘 모셔야 하겠습니다. 잠언서 27장 10절에 보면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요한복음 19장 말씀을 보면 예수께서는 사랑하는 제자에게 어머니 마리아를 부탁하셨습니다. 왜 예수님은 동생들이 아니라 사랑하는 제자에게 어머니를 부탁하셨을까요? 아마도 사랑하는 제자가 어머니 가까이 살았기 때문에 그렇게 부탁하셨을 것입니다. 맨 처음 교회는 나이드신 성도님들, 홀로되신 성도님들을 잘 섬기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고 이것 때문에 세상의 칭찬을 받았고 교회는 부흥되었습니다. 우리 교회가 어머니를 부탁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어르신들을 잘 섬기는 복된 교회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Hard have been the years of my life
Genesis 47:7-12, John 19:25-27

Then Joseph brought his father Jacob and introduced him to the king. Jacob gave the king his blessing, and the king asked him, "How old are you?" Jacob answered, "I have lived only a hundred thirty years, and I have had to move from place to place. My parents and my grandparents also had to move from place to place. But they lived much longer, and their life was not as hard as mine." Then Jacob gave the king his blessing once again and left. Joseph obeyed the king's orders and gave his father and brothers some of the best land in Egypt near the city of Rameses. Joseph also provided food for their families. (Genesis 47:7-12)

Jesus' mother stood beside his cross with her sister and Mary the wife of Clopas. Mary Magdalene was standing there too. When Jesus saw his mother and his favorite disciple with her, he said to his mother, "This man is now your son." Then he said to the disciple, "She is now your mother." From then on, that disciple took her into his own home. Amen. (John 19:25-27)

Today is Mother's day. But we put together mother's day and father's day and want to call today "Parents' Sunday." Many people in Canada express their gratitude towards mothers and mother figures on Mother’s Day. It is the time for people to thank mothers and mother figures who took the time care for them and help them through life’s challenges. Father’s Day is also celebrated in Canada on the third Sunday of June, when people thank fathers and father figures for the positive contributions they made. Today we express sincere thanks to all parents, expecially mothers who are tired, stressed or depressed; who struggle to balance the tasks of work and family; who are unable to feed their children due to poverty; who raise children on their own; who have lost a child; who care for the children of others. We pray that God will bless all parents, that their love may be deep and tender, that they may lead their children to know and do what is good, living not for themselves alone, but for God and for others.

Young generation should respect old generation, while old generation should bless young generation. Although Jacob's years of life had been hard, he could not overcome two issues, poverty and family dispute. He had to rely on his son Joseph regarding these troubles in his later years. It is important to remember that sometimes young generation may solve the problems that old generation could not handle. When Jesus was crucified on the cross, Jesus asked his beloved disciples to take care Jesus's mother. Why did not Jesus asked his brothers to look after their mother? Probably Jesus asked because Jesus's beloved disciple lived close to Jesus's mother in Jerusalem. "Better is a neighbor that is near than a brother far off.“ (Proverbs 27:10). We pray that our church be the church that respects senior members and takes care of them. We pray that our church be the church that brings all people together and unites them into God's family of love and peace.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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