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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22 성령강림절, 교회는 성전이 아니다

성령강림 후 첫번째 주일 / 5월 네번째 주일

성령강림절, 교회는 성전이 아니다

사도행전 3:1 - 10

정해빈 목사

  



1. 지난 주일부터 성령강림절 절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료하시는 성령님, 우리를 진리로 이끄시고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성령님의 능력을 찬양합니다. 성령강림절은 또 교회의 의미를 생각하는 절기이기도 합니다.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을 통해서 교회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성령강림절은 교회가 무엇인며 교회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교회가 어떻게 유지/발전되어야 하는 지를 가르쳐 줍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교회는 무엇인가, 교회는 어떻게 성전과 다른가, 이런 주제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주님을 따르던 제자들이 부활을 체험했습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셔서 나에게 나타나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이 하나 둘 다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모여서 말씀을 공부하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중 유대교 명절인 오순절/맥추감사절에 불같은 성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부활 체험과 성령 체험이 합쳐져서 교회가 만들어졌습니다. 부활 체험은 잃어버렸던 신앙을 되찾게 해 줍니다. 부활 체험은 나의 신앙을 일으켜 줄 수는 있지만 나의 개인적인 신앙 체험만 가지고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었습니다. 성령의 체험이 필요했습니다. 주님의 사역을 계속 이어가려면 나 혼자서는 안 되고 함께 모여서 일을 해야 합니다. 예수님도 두 세 사람이 있는 곳에 나도 함께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서 교회를 이루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들 모두는 다 부족하고 불완전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복잡한 일도 생기고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교회도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실망스러운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떨 때는 그냥 나 혼자 집에서 조용히 성경 읽고 찬송가 부르면서 신앙생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때로는 나 혼자 조용히 집에서 신앙생활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나 혼자의 신앙을 지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주님의 사역을 이어갈 수는 없습니다. 주님도 공생애 기간 동안에 제자들과 함께 사역하셨고 부활 후에는 하늘로 승천하시면서도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함께하는 신앙입니다. 서로 사랑하려면 상대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고백하는 하나님도 혼자 계시는 분이 아니라 성부/성자/성령께서 서로 사귀고 교통하고 왕래하는 분이십니다. 제자들은 부활 체험과 성령 체험을 한 후에 교회를 세웠습니다. 교회를 이루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교회를 통해서 주님께서 하신 하나님 나라 사역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사도행전 3장 말씀을 보면 베드로와 요한이 나면서부터 걷지 못하는 사람이 성전 입구에서 구걸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를 고쳐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십시오 이렇게 말하고 오른손을 잡아 그를 일으켰습니다. 나면서부터 걷지 못하는 사람이 성전 문 앞에서 구걸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성전이 진정으로 하나님의 집이었다면 성전은 이 사람을 도와주었어야 합니다. 성전은 하나님이 거하시는 곳이니까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세상에 드러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사랑하신다고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이 사람은 고아와 같고 과부와 같고 나그네와 같습니다. 하지만 성전은 이 사람을 돌보지 않았습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이 사람이 미문(美門) “아름다운 문이라는 성전 문 앞에서 구걸했다고 했는데 겉으로는 성전 문이 아름다울지 몰라도 이 성전은 진정으로 전혀 아름답지 못했습니다. 성전에 금과 은은 많았지만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건물은 크고 화려하나 구걸하는 사람들을 전혀 돌보지 않았습니다. 이미 오래 전에 예레미야는 성전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주님의 성전이다, 주님의 성전이다, 주님의 성전이다' 하고 속이는 말을 너희는 의지하지 말아라... 내 이름으로 불리는 이 성전이 너희의 눈에는 도둑들이 숨는 곳으로 보이느냐? 여기에서 벌어진 온갖 악을 나도 똑똑히 다 보았다. 나 주의 말이다. (예레미야서 7:3, 11)” 베드로와 요한은 성전 문 앞에서 구걸하는 사람을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고쳐 주었습니다. 오늘 말씀은 교회는 겉은 크고 화려하지만 가난한 사람을 돌보지 않는 성전이 되어서는 안 되고 사람을 살리고 치료하는 살아있는 모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2. 예수의 제자들은 부활 체험과 성령 체험을 한 후에 새로운 모임, 교회를 만들었습니다. 이 모임은 성전과 전혀 달랐습니다. 성전을 대신하는 새로운 모임이었습니다. 교회가 왜 성전이 아닌지 한두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예수께서는 성전에서 상인들이 장사하는 것을 보시고 심히 화를 내시면서 하나님의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아버지의 집은 만민이 들어가는 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본래 성전은 만민이 아니라 선택받았다고 여겨지는 유대인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면 안으로 들어가는 여러 개의 문이 있는데 문마다 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더 거룩한 사람이 더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성전 바깥 뜰에는 누구나 구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전 안에는 오직 건강한 유대인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방인과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성전 안쪽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성전 두 번째 문은 유대인 남성만 들어갈 수 있고 유대인 여성은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성전 세 번째 문은 성전을 관리하는 레위 지파만 들어갈 수 있었고 성전 네 번째 문은 제사장들만 들어갈 수 있었고 마지막 성전 다섯 번째 문은 대제사장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성전에는 인종과 신분에 따라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 여성들은 성전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내 아버지의 집은 만민이, 누구나들어가는 집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만민이 들어가는 집, 이곳이 바로 교회입니다. 교회는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예수께서는 내 아버지의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아버지의 집은 제사가 아니라 누구든지 와서 기도하는 곳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본래 성전은 제사를 드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제사를 드리려니 소, , 가축을 끌고 와야 합니다. 제사를 드리려니 소와 양을 죽이는 사람도 필요하고 뼈와 살을 바르는 사람도 필요하고 제물을 불태우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성전은 겉으로는 거룩한 곳이었지만 실제로는 동물 냄새, 피 냄새, 고기 냄새가 진동하는 곳이었습니다. 예수께서는 내 아버지의 집은 제사가 아니라 기도하는 곳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기도한다는 말은 하나님을 내 마음 안에 모시고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초대 교회는 더 이상 제사를 드리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중보자/구원자가 되신다고 생각했습니다. 복잡하게 제사를 통해서 하나님을 만날 필요가 없고 그냥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로 부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사를 드릴 필요가 없으니 거대한 성전을 지을 필요가 없습니다. 아무 곳이나 모여서 기도하면 그곳이 교회가 됩니다.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초막이나 궁궐이나 모여서 기도하면 그곳이 교회요 그곳이 하나님 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어떤 사람이 여리고로 가는 길에 강도를 만났는데 성전 제사장도 그냥 지나가고 성전에서 일하던 레위 사람도 그냥 지나갔지만 사마리아 사람은 그 사람의 상처를 싸맨 다음에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자기가 돈을 낼 터이니 내가 돌아올 때까지 이 사람을 돌보아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성전에서 일하던 제사장과 레위 사람은 강도 만난 사람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피가 섞였다고 멸시받던 사마리아 사람과 여관집만이 강도만난 사람을 치료해 주었습니다. 성전은 강도만난 사람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여관은 강도만난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여관에 모인 사람들이 강도 만난 사람을 치료해 주는 장면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은 성전이 아니라 여관집입니다. 강도만난 사람을 받아주고 치료해주는 여관집이 성전보다 훨씬 더 낫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성전은 거룩하고 화려하고 여관은 초라하고 누추합니다. 그러나 강도만난 사람을 살린 곳은 겉으로 화려한 성전이 아니라 초라하고 누추한 여관이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성전 앞에서 구걸하는 사람, 나면서부터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십시오금덩어리와 은덩어리는 없지만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사람을 살리는 곳이 교회입니다. 성령의 감동하심을 따라 생명을 살리는 교회, 모든 사람이 와서 기도하는 교회, 하나님을 내 안에 모시는 교회, 성령이 역사하는 교회를 만들어 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Pentecost, a church is not a temple

Acts 3:1-10


The time of prayer was about three o'clock in the afternoon, and Peter and John were going into the temple. A man who had been born lame was being carried to the temple door. Each day he was placed beside this door, known as the Beautiful Gate. He sat there and begged from the people who were going in. The man saw Peter and John entering the temple, and he asked them for money. But they looked straight at him and said, "Look up at us!" The man stared at them and thought he was going to get something. But Peter said, "I don't have any silver or gold! But I will give you what I do have. In the name of Jesus Christ from Nazareth, get up and start walking." Peter then took him by the right hand and helped him up. At once the man's feet and ankles became strong, and he jumped up and started walking. He went with Peter and John into the temple, walking and jumping and praising God. Everyone saw him walking around and praising God. They knew that he was the beggar who had been lying beside the Beautiful Gate, and they were completely surprised. They could not imagine what had happened to the man. (Acts 3:1-10)


According to the scriptures, many disciples of Jesus had met the risen Christ after the crucifixion. This experience led them to reflect and meditate on all the ministry of Jesus. This experience made them stand up from despair. They gathered and blessed each other. Yet they were still in fear and indecision. They could make a church and preached the good news throughout the world only after having received the Holy Spirit. They were encouraged with the resurrection and called to become a church with the Holy Spirit. This church, gathering of the people of God, was different from the temple. Whereas only the Jew were able to come into the temple, all the people were welcomed to become a church. Whereas people came to the temple to offer a sacrifice to God, people gathered to praise and pray to God in the name of church. That was why Jesus said, “My house should be called a place of worship for all nations. But you have made it a place where robbers hide.”


Today’s scripture says that going into the temple, Peter and John saw a man who had been born lame was being carried to the temple door, known as the Beautiful Gate, and begged from the people who were going in. When he asked them for money, Peter said, "I don't have any silver or gold! But I will give you what I do have. In the name of Jesus Christ from Nazareth, get up and start walking." This story shows us what a church is and what a church should do. The temple did not take care the man, although they should do since it is called the house of God. It has a huge building and lots of property but it did not take care of him. Yet early church cared and raised him although they did not have any silver or gold. Pentecost reminds us of being the church that welcomes all the people and takes care of each other. We are not called to be the temple made of building and discrimination, but called to be the church, gathering of the people of God with love and care.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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