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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절 후 두번째 주일 / 1월 세번째 주일

창립50주년, 생활 신앙

이사야서 42:1 - 7

정해빈 목사




한국 기독교 역사가 개신교는 130, 천주교는 200년이 되었는데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신학자를 꼽으라면 김재준과 박형룡, 이렇게 두 분을 말할 수 있습니다. 김재준 목사님은 진보적인 신학자로 알려져 있고 박형룡 목사님은 보수적인 신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형룡 목사님은 선교사님들이 전해 준 신학을 그대로 계승하고 경건하게 신앙생활 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주일은 거룩한 날이니까 예배만 드려야 하고 일을 하거나 장사를 하거나 오락을 해서는 안 됩니다. 기도도 열심히 해야 하고 성경은 성경은 일점일획도 의심하지 말고 문자적으로 철저하게 믿어야 합니다. 예수 믿고 구원받고 거듭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쳤습니다. 이런 신학을 가리켜서 정통 보수 신학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비해서 김재준 목사님은 성경을 읽을 때 문자 하나하나에 집착하지 말고 그 말씀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개인적으로 하나님 믿고 구원받고 천당가는 것에만 만족하지 말고 주의 기도가 말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복음의 씨앗이 땅에 떨어져서 이 땅,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기독교 신앙이고 복음의 능력이라고 말했습니다. 복음의 능력이 겨자씨처럼, 누룩처럼 세상의 모든 영역에 전파되어서 이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형룡 목사님의 강조점이 신앙생활에 있다면 김재준 목사님의 강조점은 생활신앙에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신앙생활을 잘 해야 합니다. 예배도 열심히 드리고 기도도 열심히 하고 말씀도 열심히 읽고 봉사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그런데 김재준 목사님은 신앙생활도 잘해야 하지만 생활신앙도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아무리 주일 예배 잘 드리고 기도 열심히 하고 말씀 열심히 읽어도 내 삶에서 나의 신앙이 드러나지 않으면 그 신앙은 죽은 신앙이 됩니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1시간 열심히 예배를 드렸지만 나머지 23시간 동안에 하나님의 뜻과 아무 상관없이 산다면 그 사람은 신앙생활은 잘 했을지 몰라도 생활신앙은 잘못한 사람일 것입니다. 내가 세상에서 하는 일들 가운데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드러내야 합니다. 주일 예배 1시간 뿐만 아니라 나머지 23시간에서, 내가 일터에서 일하고, 사람을 만나고, 가족과 보내는 모든 시간에서 나의 신앙이 드러나야 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성경을 100번 읽고 40일 철야 기도를 했습니다. 신앙생활은 100점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매일매일의 삶에서 신앙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웃을 사랑하지도 않고, 공의를 실천하지도 않는다면, 그 사람의 신앙은 형식적인 신앙, 열매없는 신앙에 머물고 말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잘하는지 모르지만 생활신앙은 잘못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열심히 다니는데 말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기 때문에 기독교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 바리새인들이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들은 걸어가면서도 기도하고 말씀을 줄줄 외웠습니다. 누구보다도 신앙생활을 잘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생활신앙을 잘 못했습니다. 이웃을 사랑하지도 않았고 교만했으며 율법을 잘 지키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멸시했습니다. 그저 겉으로만 경건한 척 했습니다. 그런 삶을 살았기 때문에 예수님으로부터 외식하는 자라는 책망을 듣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신앙생활도 잘해야 하지만 더 나아가서 생활신앙도 잘 해야 합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강도만난 자를 도와주고 함께 아파하는 사람, 그런 생활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신앙생활과 생활신앙의 차이점은 기독교 뿐만 아니라 유교에서도 나타납니다. 유교 성리학이 조선 시대 500년을 이끌었는데 정통 성리학이 신앙생활을 강조했다면 조선 후기에 등장한 실학은 생활신앙을 강조했습니다. 성리학은 예로부터 명분과 형식과 이론과 예의범절을 중요시했습니다. 제사를 지낼 때는 이런저런 순서를 지켜야 하고 양반은 체통을 지켜야 합니다. 공자 왈 맹자 왈 학문을 해야지,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하면 안 됩니다. 땀을 흘려서 농사를 짓거나 물건 만드는 사람은 양반이 될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 이런 우스개 소리 아실 것입니다. 어느 날 서양 선교사들이 땀을 흘리면서 테니스를 치는 것을 고종 임금이 보았습니다. 고종 임금이 그것을 보면서 하인들 시키면 되지 무엇하러 땀을 흘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양반은 테니스를 쳐도 안 되고 땀을 흘려도 안 되고 물건을 만들어도 안 되고 음식을 만들어도 안 됩니다. 고상하게 앉아서 책을 보거나 아랫사람의 시중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조선 실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하는 학문이 일반 백성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자였던 다산 정약용은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전라도 강진에서 18년 유배 생활을 했는데 그곳에서 500권의 책을 썼고 몸이 아픈 백성들을 위해서 [촌병혹치]라는 의학 서적을 펴냈습니다. 그의 형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유배 생활하는 중에 어부들을 위해서 바다 물고기를 연구한 [자산어보]라는 책을 냈습니다. 보수적인 양반들이 보기에는 양반이 점잖지 못하게 무슨 물고기 책을 쓰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약용과 정약전은 백성들의 삶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정약용은 수원 화성을 쌓는데 백성들이 무거운 돌을 옮기는 것을 보고는 쉽게 옮길 수 있도록 기중기를 개발했고, 지방 탐관오리들이 부패한 것을 보면서 공직자는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하는지를 쓴 [목민심서]라는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남북한의 지도자들이 [목민심서]를 읽었더라면 남북한은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나라가 되었을 것입니다. 베트남을 통일시킨 호치민은 책상에 목민심서를 놓고서 항상 읽었다고 합니다. 성리학자들이 명분과 형식을 중요시했다는 점에서 신앙생활을 했다고 말한다면 실학자들은 백성들의 삶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생활신앙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경재 교수님께서 쓰신 [장공의 생활신앙 깊이 읽기] 책을 보면 놀랍게도 조선 실학자들의 실사구시, 생활신앙 전통이 김재준 목사님의 신학에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김재준 목사님은 함경북도 가장 북쪽 아오지 경흥에서 태어나셨는데 그곳에는 옛날부터 유배를 받은 실학자들이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조선 시대 실학자들이 정부의 미움을 받는 일이 많았는데 미움을 받아서 유배를 가면 북쪽 끝 함경도로 가거나 아니면 남쪽 끝 전라도 강진으로 가거나 둘 중의 하나였습니다. 김재준 목사님의 어머니가 그 지역의 대표적인 실학자였던 채향곡 선생의 4대 후손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마도 김 목사님께서 평생 진보적이고 실천적이고 개방적인 신학을 펼칠 수 있었던 것도 어린 시절부터 외가로부터 실학자들의 실사구시, 생활신앙 전통을 물려받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일제시대 함경도나 북간도에 이주를 한 조선 양반들은 정통 양반들과 달랐습니다. 그들은 양반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농사를 지었고 학교와 교회를 세워서 후진을 양성했습니다. 김재준 목사님께서는 박정희 정권 시절에 정권의 탄압을 피해서 캐나다로 망명 오셔서 10년 동안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 하셨습니다. 조선 시대 실학자들이 유배를 받은 것처럼 김 목사님께서도 유배 생활을 하시면서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셨습니다. 우리 교회 창립50주년을 되돌아보면서 우리들에게 훌륭한 신앙 전통을 물려주신 선배 목사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이사야서 42장 말씀을 보면 하나님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종,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사람이 나옵니다. 지난 주일에 말씀드린 것처럼 메시야는 어떤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기름부음 받은 사람,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 하나님의 종이고 메시야입니다. 하나님의 종은 어떤 사람일까요? 하나님은 어떤 사람을 좋아하실까요? 하나님의 종은 소리치거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겸손하고 조용하게 일합니다. 그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며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고 진리로 공의를 선포합니다. 우리 교회가 하나님께 쓰임 받는 바로 이런 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큰일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요란하게 소리를 지르거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됩니다. 겸손하고 조용하게 하루 24시간,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진리와 사랑을 증거하고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흔히 교회에서 신앙생활 잘 합시다이런 말을 많이 합니다. 물론 우리는 예배도 열심히 드리고 말씀과 기도와 봉사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멈추지 말고,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가 실현되도록 노력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않고 함께 아파하는 교회, 꺼져가는 심지를 끝까지 지켜주는 교회, 하나님의 공의를 실천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50th anniversary, living faith

Isaiah 42:1 - 7


Here is my servant! I have made him strong. He is my chosen one; I am pleased with him. I have given him my Spirit, and he will bring justice to the nations. He won't shout or yell or call out in the streets. He won't break off a bent reed or put out a dying flame, but he will make sure that justice is done. He won't quit or give up until he brings justice everywhere on earth, and people in foreign nations long for his teaching. (Isaiah 42:1-4)


I am the LORD God. I created the heavens like an open tent above. I made the earth and everything that grows on it. I am the source of life for all who live on this earth, so listen to what I say. I chose you to bring justice, and I am here at your side. I selected and sent you to bring light and my promise of hope to the nations. You will give sight to the blind; you will set prisoners free from dark dungeons. My name is the LORD! I won't let idols or humans share my glory and praise. Everything has happened just as I said it would; now I will announce what will happen next. (Isaiah 42:5-7)


“Here is my servant. I have given him my Spirit, and he will bring justice to the nations. He won't shout or yell or call out in the streets. He won't break off a bent reed or put out a dying flame, but he will make sure that justice is done.” Today’s scripture shows that God has chosen people as God’s servants to bring justice to the world for the sake of God’s name. They won't give up until they brings justice everywhere on earth. That message reminds us of offering our bodies to God as a living sacrifice. We are called not to be Sunday Christians or to live a religious life, but to live faith with our whole heart and body in every day life. Let’s us remember that God wants us to spread the love and justice of God into every areas of the world. We are called to live faith. Amen.

Posted by 정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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